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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 우리의 가려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영애씨가 돌아왔다. CF퀸 이영애? 천만의 말씀. 막돼먹은 영애(김현숙)씨가 5시즌을 들고 컴백한 것. 그녀의 귀환이 참으로 반갑고도 설렌다.

 

하지만 마냥 설렌 것만은 아니다. 내가 아는, 아니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영애씨가 아니면 어쩌나 하는 걱정. 5시즌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다큐멘터리의 느낌을 살려주는 6mm를 버리고 프리미어채널을 선언하며 HD채널이 되어 전작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은 우려 속에 출발했다.

 

그리고 첫 회가 나가자 뜨거운 반응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우선 시청률 2%에 동시간대 1위를 선점하며 여전한 인기를 선보였고, 첫 회의 드라마 내용은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매력을 발산하며, 더욱더 강한 웃음을 가지고 돌아왔다.

 

계약직 32살 노처녀, 꿋꿋하게 생존하리라!

 

우선 <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요 매력 포인트인 그녀의 캐릭터는 더 강해졌다. 시쳇말로 나이 한 살 더 먹고 나니, 영애씨 무척 드세졌다. 일단, 우리의 영애씨는 첫 장면부터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사실 드라마 속에서 욕설이 난무하거나 할 때 비교적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마련인데, 영애씨의 욕설멘트에는 웃음과 통쾌함이 느껴진다. 동생 남편인 혁규(고세원)와 운전연습을 하는 영애씨.

 

첫 운전인지라 시속 60km 제한속도를 누구보다도 잘 지키는 영애씨. 그녀를 한심하게 바라보는 혁규. 그 사이 뒤에서 쫒아오던 운전사가 창문을 열며 영애씨에게 "집에 가서 솥뚜껑이나 돌려라!"라는 말에 영애씨의 거침없는 욕설 응징이 시작되었다.

 

"나 세상에 미련 없는 X이거든…" 그 뒤로 내뱉는 그녀의 입담에 웃음이 폭발했고, '역시 우리 영애씨 변하지 않았어'라는 안도의 한숨까지. 그리고 곧이어 <막돼먹은 영애씨>는 경제가 어려운 우리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시청자와 함께 하는 호흡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첫 회에 무급휴가를 떠나 영애씨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사이 회사는 합병 흡수되어 영애씨는 졸지에 계약직 디자이너로 전락해 버렸다. 다시 풀어 말하자면 비정규직 직원이 되어버린 것. 나이 한 살 더 먹은 영애 씨의 현실에 충격이 아닐 수 없을 터.

 

이제껏 그나마 위안이라고는 정규직 디자이너로서 성희롱을 일삼지만 영애씨를 무척이나 아끼던 사장 그늘 아래 있었던 영애씨. 그녀도 우리처럼 된서리를 맞고 비정규직으로 전락해 언제, 어떻게 해고를 당할지 좌불안석이다.

 

이는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윤서현 과장은 대리로 전락하고 밉살에 궁상맞은 정지순은 계약직 영업사원으로, 변지원은 계약직 경리로 전락하는 등 다들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경제불황으로 모두 힘들어하는 요즘 세태를 제대로 반영하며 회사 생활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막돼먹은 영애씨>이다.

 

더욱이 3, 4시즌에는 영애씨의 연애와 결혼 문제가 중점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회사생활이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여 시청자들로서는 대리만족감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듯싶다.

 

 

여자의 적은 여자? 이런 웬수!

 

여기에 음담패설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여상사가 등장해 영애씨의 분노지수가 높아져만 간다. 이제껏 '막돼먹은 영애씨'는 여자비하, 성희롱 등을 내뱉는 남자 상사들의 이야기를 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면 이제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처럼 영애씨를 구박하는 여자 상사가 등장했다.

 

더욱이 언뜻 보기엔 우아해 보이지만 입만 열면 남자보다 더한 야한 농담을 일삼는 '그린기획' 이사 김 이사(김예령)가 그 주인공이다. 영애를 첫 회부터 '덩어리'라 자연스럽게 부르며 커피 심부름을 시키면서 뻔뻔하게 '살 빠지라고 다 영애씨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라며 더 화를 돋운다.

 

또한 영애씨의 전매특허 '상사 커피에 침 뱉기 복수작전'은 그녀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영애씨가 커피 심부름에 화가 나 커피에 침을 뱉자 그것을 보기라도 했듯 '상사 커피에 침을 뱉는 직원은 필요없다'며 일침을 가해 영애씨를 당황케 만드는 그녀이다.

 

앞으로 그녀들이 벌일 전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첫 회에서 둘의 신경전이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보며 무릎을 탁 하고 치며 "그래! 제 웃겨"라는 말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남자 상사보다 여자 상사가 더 얄미울 때가 많다.

 

가령, 생리 휴가를 쓸라치면 "남들 다 하는 생리, 혼자 유난을 떤다"며 구박하는 상사부터 남자 직원에게는 유난히 잘해주면서 같은 여자들에게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이는 상사까지. 그런 여자 상사를 모시고 사는 여성 직장인들의 분노와 울화는 당하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이처럼 이번 시즌에서는 회사에서 겪을 법한 일들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영애씨가 어떻게 회사에서 생존하는지, 영애씨의 진정한 짝은 누구일지, 영애씨를 비롯한 동료들이 벌일 회사 생활 에피소드가 사뭇 기대된다.


#막돼먹은 영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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