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와 마젤란21아파트 입주민 간의 문제가 갈수록 난항을 겪고 있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예정된 대전 동구 마젤란21아파트 미분양 63세대에 대한 임대 신청 접수가 입주민들의 격한 반발로 지정 장소인 아파트 단지 내에서 단 한건도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오후 4시 이후 대한주택공사 측은 "33건의 신청 접수가 이뤄졌다"고 밝혔으며, 이에 입주민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접수된 것이 아니므로 무효"라고 반박했다.
대한주택공사에서 지난달 27일 발표한 마젤란21아파트 입주자모집 공고에 의하면 공급신청서 및 무주택 서약서는 접수 장소에서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어 이날 신청 접수는 지정장소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입주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한주택공사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임대 신청을 하려고 찾아온 사람들을 저지하는 등 방해해 불가피하게 다른 장소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항변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이를 중재하기 위해 자유선진당 임영호 국회의원이 대한주택공사에 찾아와 30여분간 이뤄진 면담에서 이날 신청 접수가 이뤄진 33건에 대해 양측이 인정하고, 나머지 30세대에 대해서는 전세금 8천만원선을 유지하도록 합의해 사태가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주공 측에 33건의 신청 서류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은 욕설이 오고가는 등 몸싸움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의 끊임없는 요구에 1시간 뒤 주공 측 관계자와 경찰 입회하에 서류 검토 작업이 이뤄졌다. 확인결과 주공측이 밝힌 33건보다 2건이 많은 35건이 최종 접수된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입주민들의 감정은 또 다시 격해지기 시작했다. 마젤란21아파트 추창환 대표는 "주공측이 거짓말만 계속 늘어놓고 있다"며 "이럴거면 임영호 의원과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라"며 협약서를 써줄 것을 요구했다. 대한주택공사 고위 관계자는 "협약서를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면서 소회의실을 나가려고 했으나 입주민들이 이를 저지해 양측의 감정은 더욱 악화됐다. 11일 밤 11시 현재 입주민 대표 7명은 대한주택공사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주공측이 협약서를 써주지 않을 때는 밤샘 농성을 벌이겠다고 주공 측을 압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주공 측 관계자는 "대한주택공사가 민원이 상당히 많은 곳이지만 오늘과 같은 상황은 처음 본다"고 하소연했다. 대한주택공사 1층 입구에는 20여명의 입주민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시 생업을 포기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밝혀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주택공사는 마젤란21아파트 미분양 63세대에 대해 3100만원의 임대보증금에 월 21만원의 임대료를 받거나 6250만원에 전세 분양한다고 지난달 27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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