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두막>겉표지
<오두막>겉표지 ⓒ 세계사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여러 출판사에서 '퇴짜' 맞았던 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 책들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기에 그 일화는 계속해서 회자되면서 유명해지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것에 필적할 만한 일화가 등장했다.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에 관한 것이다.

 

월리엄 폴 영의 <오두막>은 자녀들에게 주기 위해 쓴 소설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사람들이 출판을 권유해 출판사에 찾아갔으나 계속해서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결국 평소 친분이 있던 사람들과 함께 책을 펴냈는데, 이 책이 놀라운 결과를 초래한다. 입소문 등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2007년에 출간해 현재까지 600만 부 이상이 팔렸을 정도라고 하니 대단한 히트를 기록한 셈이다.

 

베스트셀러는 편집능력과 마케팅 능력이 절묘하게 만나야 생길까 말까 하다. 더군다나 저자 인지도가 없다면 베스트셀러가 되기란 거의 어렵다. 그런데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은 무슨 비결이 있기에 그렇게 된 것일까?

 

<오두막>은 '맥 필립스'가 '거대한 슬픔'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맥은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 그곳에서 맥의 막내딸 미시가 납치된다. 맥과 함께 있던 사람들과 경찰들이 적극적으로 범인을 찾지만 흔적은 없다. 겨우 알아낸 것이 미시를 납치한 사람이 꼬마소녀들만 노리는 연쇄살인범이라는 정도다.

 

맥은 절망한다. 기적이 일어나서, 하나님이 도와서 미시가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지만, 기적은 없다. 어느 오두막에서 미시가 죽었다는 증거만을 발견할 뿐이다. 그리고 '거대한 슬픔'이 온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몇 년의 시간이 흘러도 맥은 그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더불어 하나님에게서 멀어진 상태다. 자신의 딸이 고통을 당하도록 한 하나님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어느 날, 편지가 온다. '파파'라는, 하나님을 자처하는 사람이 보낸 편지로 주말에 오두막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맥은 어떤 불가항력적인 힘에 이끌려 그곳에 간다.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다.

 

그곳에서 맥과 하나님은 무슨 대화를 하는가? 맥은 고통을 당했던 사람들이 자주 말하듯, 힘들 때 하나님이 돕지 않은 것을 묻는다. 또한 고통을 주는 존재들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묻는다.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그것을 처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격앙된 목소리로 묻고 하나님이 대답한다. 맥과 인간을 치유하기 위해 대답이다. 고통의 상징이었던 오두막에서 신이 '치유'를 해주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보면 어떤 의도적인 것이 느껴진다. 소설이라는 것이 소설가가 뭔가 말하고 싶어 쓰는 것이라고 하지만, <오두막>은 그 냄새가 짙다. 역시나 자녀에게 주기 위해 쓴 글이었기에 그럴까? 아니면 하나님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또한 마음을 전해주려고 하는 의도가 강하게 드러나서 그런 것일까? 읽다가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간혹 기독교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우화처럼 쓴 글처럼 느껴지는 대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두막>은 어떤 힘이 있다. 그런 글들과 다른 것이 있다. 단순히 어떤 지식을 이해시키려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 된 마음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신의 섭리 안에서 치유해주려는 노력을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오두막>은 그 마음을 절실하게 그렸기에 통하고 있다. 소설의 구성과는 별도로, 그것만으로도 <오두막>은 마음을 위로하는 소설이자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소설이 된다. '잘 쓴 소설'이라는 말보다는 '위로해주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은 소설인 셈이다.

 

소설의 구성이 정교하고 문장이 뛰어난 소설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지금처럼 사방팔방으로 힘겨운 소식이 들려올 때는 이런 소설에서 위안을 찾고 싶을 때가 있다. <오두막>은 그것을 위한 시간으로 제격이다. 그것으로 손색이 없다.


오두막 (100쇄 기념 특별판 리커버)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세계사(2017)


#베스트셀러#하나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