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요청을 한나라당 친이계 A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연차 구명 활동'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힌 A 의원은 추 전 비서관의 부탁을 묵살했다고 밝혔으나 추 전 비서관이 A 의원 이외의 인물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박연차 구명 로비' 의혹이 정치권에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검찰은 일단 이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6일 이와 관련해 "(추 전 비서관의) 통화내역 조회나 본인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지만 다방면으로 확인하고 있고 노건평씨의 진술을 들을 수 있다"며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음을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어, "무작정 수사 대상자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의구심이 나는 부분에 대해선 확인하고 있다"며 "다들 궁금해 하는 만큼 우리도 궁금해 하고 있다"고 수사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세청 로비 조사와 관련해 특별한 단서를 발견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기획관은 추 전 비서관이 검찰 조사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를 개인적으로 사용했을 뿐, 국세청 고위 관계자 청탁에 사용한 적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 대한 수사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천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함께 수차례 '박연차 구명 대책회의'를 연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대책회의 2개월 뒤 박 회장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의혹이 제기됐는데 확인을 안 하겠느냐"며 "수사 전문가들에게 맡겨 달라, 어느 쪽이든 진실을 가리는 데 효율적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택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또 '수사 피로감' 발언을 놓고 '수사 축소 의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철저히 신속하게 하겠다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한 말"이라며 "의구심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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