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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창원지회는 8일 오전 창원공장에서 집회를 열고 구조조정 반대를 외쳤다. 사진은 지게차를 세워 놓은 속에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 창원지회는 8일 오전 창원공장에서 집회를 열고 구조조정 반대를 외쳤다. 사진은 지게차를 세워 놓은 속에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 윤성효


 김남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이 8일 오전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열린 집회 때 삭발하고 있다.
김남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이 8일 오전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열린 집회 때 삭발하고 있다. ⓒ 윤성효

"눈치 보면 다! 죽는다!"

법정관리 상태인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노동조합이 '투쟁'을 선언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는 8일 오전 평택과 창원공장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쌍용차 사측은 컨설팅에 따라 구조조정하기로 하고, 8일 오후 1시경 구조조정 규모를 노동조합에 통보한다. 당초 사측은 7일 구조조정 규모를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노조 지부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총고용 보장' 등을 요구해 하루 늦추어졌다.

쌍용차 평택·창원공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부분 조업 단축을 하고 있다. 이런 속에 사측이 구조조정하기로 해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지부는 7일 "부실경영 책임을 법적으로 정리할 것"과 "일자리 나누기로 총고용 유지할 것", "산업은행 우선회생 긴급자금 투입"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노조 지부는 "비정규직 고용안정 기금 출연(12억)"과 "C-200(신차) 긴급자금·R&D 개발자금에 1000억원 담보"를 제의하기도 했다.

창원공장에서는 이날 민주노총 경남본부 간부·조합원을 포함해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다. 집회장 무대에는 "구조조정 박살", "상하이자본 박살"이라는 구호를 적어 놓았다. 노래패 '맥박'의 공연에 이어 김남수 노조 지부 창원지회장이 삭발식을 했다.

이날 김천욱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쌍용차 문제는 해외 투기 자본에 매각한 정부의 잘못이다, 그런데 우리가 상하이자본으로부터 얻은 게 무엇이 있냐"며 "이명박 정부는 기술유출 책임과 자본회수 요구를 하지 않고 있고,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이 8일 쌍용차 공장에서 열린 집회 때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속에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김남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장이 8일 쌍용차 공장에서 열린 집회 때 노동자들이 지켜보는 속에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 윤성효

김남수 지회장은 삭발 뒤 연설했다. 그는 "불과 몇 시간 뒤면 구조조정 규모가 통보될 것인데, 고용은 사람의 생명과 같기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4년간 상하이 자본과 동고동락했지만 상하이 자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면서 "노동자들은 자식들과 손잡고 삼겹살 한번 먹으러 가려고 해도 전자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매월 25일이면 가장으로서 고개를 들 수가 없고, 이런 상황이 너무 벅차고 억울하다"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수없이 양보해 왔고, 2006년 이른바 '옥쇄파업'으로 완전 고용 쟁취를 했지만 많은 양보를 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가 8일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집회를 여는 동안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가 8일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집회를 여는 동안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답답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 윤성효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자본의 논리는 너무한다"면서 "상하이 자본은 법정관리를 맡긴 뒤 도주해 버렸고, 법정관리의 공동관리인은 사람을 잘라 체질개선을 해서 비용가치를 평가받겠다고 하는데 사람을 자르는 식은 저도 할 수 있고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자본은 유리하면 원칙을 주장하고 불리하면 원칙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면서 "구조조정의 사각지대는 없기에, 노동자들이 뭉쳐서 자본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잘랐던 머리는 시간이 지나면 자랄 것이고, 삭발은 두렵지도 부끄럽지도 않다"면서 "정문을 나가는 순간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래패 맥박이 8일 오전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열린 집회 때 노래를 부르고 있다.
노래패 맥박이 8일 오전 쌍용차 창원공장에서 열린 집회 때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윤성효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가 8일 연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함께 살자"고 쓴 종이피켓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창원지회가 8일 연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함께 살자"고 쓴 종이피켓을 들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쌍용차 창원공장 정문.
쌍용차 창원공장 정문. ⓒ 윤성효


#쌍용차#상하이자본#구조조정#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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