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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래서일까?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거리에 깔린 지저분한 전단지를 보고도 무감각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전단지를 발로 차며 즐기기도 했다. 

 

10일. 정말로 오랜만에 찾은 대전의 중심가인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는 예전에 갔을 때와는 그리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사람들이 빼곡 들어찬 것은 물론이거니와 으능정이 거리의 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모 안경원 앞은 아직도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로 각광을 받는 양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안경원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이곳은 이같은 모습이 일상인 양 보였다. 그런데 이러한 일상을 깨는 사건 하나가 벌어졌다.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온 시내를 시끄럽게 하더니 이내 우리 일행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으능정이 거리로 소방관 수명이 소방복장을 착용한 채 모습을 나타냈다.

 

어디서 화재가 난 것일까? 주위를 둘러보고 하늘을 바라보아도 연기가 올라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후 일행들이 있던 바로 앞의 노래방 건물 안으로 소방관들이 들어가더니 노래방 안을 점검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도 못한 채 아무튼 화재로 이어질 뻔 한 것을 소방관들의 신속 출동으로 막을 수가 있어 다행이었다.

 

일촉즉발(?)의 사건을 치르고 난 뒤 일행들과 함께 거리를 걷는데 수많은 전단지들이 거리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누가 뿌렸는지 모르겠지만 저녁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전단지는 거리 전체를 덮고 있었다.

 

하지만,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그 또한 일상인 양 아무런 반응 없이 지나쳤으며, 몇몇 전단지는 관심이 있는 양 주워들고 읽다가는 이내 거리에 버린다.

 

이 거리에서는 쓰레기통이 따로 없어도 되는 듯 했다. 담배꽁초도 거리에, 전단지도 거리에, 코를 풀던 휴지도 거리에 버리는 등 이미 지저분한 거리에 이거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버리고 있었고, 나 또한 그냥 아무거나 버려도 표시도 안날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리는 전단지 천국이었다.

 

'이걸 다 언제 치우나?'하고 생각하는 순간 으능정이 거리에 위치한 M사에서 근무하는 지인은 그동안 당직근무를 서면서 보아 왔다면서, "이거(전단지) 아무리 많이 뿌려놓아도 새벽 5시쯤되면 청소부 4~5명이 나와서 금세 치우고 간다"며 "경기가 어렵다더니 이런 거 보면 경기 어렵다는 말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인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대전시가 문화의 거리로 조성한 '으능정이 거리'. 문화의 거리인 만큼 그 수준에 맞는 거리가 조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전단지를 과다하게 뿌려가며 과잉 홍보를 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제재를 통해 깨끗한 거리가 조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으능정이#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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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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