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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그제는 정말이지 큰맘을 먹고 서울에 올라갔습니다.

그건 사랑하는 딸을 보고자 간 것이었지요.

 

작년부터 살았던 관악구 신림9동의 반 지하 셋방서 신림2동의 1층,

그러니까 이제는 햇살이 비춘다는 곳으로 이사를 한 딸이 그리운 때문이었습니다.

 

먹고사는 게 뭔지 딸이 대학생이 되어 상경한 지난 2005년에 딱 한 번

녀석을 서울로 찾아가 본 뒤론 영 그렇게 경제적 짬이 나질 않았지요.

아무튼 그제는 아내가 챙겨준 찰밥과 떡 외에도

이런저런 것들을 배낭과 종이 쇼핑백에 가득 집어넣고 서울로 갔습니다.

 

마중을 나온 딸의 손을 잡고 딸이 이사를 했다는 집으로 들어갔지요.

같은 대학의 학생과 둘이 사용한다는

방은 그러나 손바닥만 하여 마음이 이내 시렸습니다.

 

딸이 사용하고 있는 허름한 침대 또한 생활정보신문에서 2만 원을

주고 샀는데 튼튼하여 아직도 쓸 만하다고 하는 용감한 딸의

모습에서 다시금 못 사는 이 아빠의 현실이 비교되어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딸에게 얼마 되진 않지만 용돈을 약간 쥐어주며 다짐했습니다.

"어쨌든 올 2학기엔 복학하여 내년엔 졸업해야지!"

"네, 그럼요. 그리고 취직도 얼른 하여 이젠 부모님 부담을 없애드려야죠!"

 

딸은 작년 2학기부터 1년 간 휴학원을 냈습니다.

지금은 모 기업에 인턴사원으로 나가고 있는데 그러나

휴학생 신분인 터여서 급여는 그야말로 쥐꼬리만 하답니다.

 

고로 어서 졸업을 하여야만 안정된 직장을 잡을 수 있음은 물론이죠.

딸의 위인 아들도 대학교 4학년생인데 주지하듯

빈궁한 집에서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자면 그야말로 가랑이가 찢어질 노릇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그간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자 고생한 저와 아내의 이력은

그야말로 구구절절(句句節節)이자 얼추 파란만장(波瀾萬丈)의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어찌 이같은 부모로서의 당연한 의무에 소홀하는 부모가 이 땅에 있겠습니까?

 

아무튼 딸은 몰라도 아들은 이번 학기에도 등록금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 때문으로 학자금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지요!

 

일요일인 어제는 세천 도시자연공원으로 꽃구경을 갔습니다.

근데 입구에서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조례제정을 위한 주민발의 서명운동'을 받고 있더군요.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이내 동의하면서 서명을 했습니다.

이 조례가 하루 속히 대전시 의회와 대전시를 통과하여

대학생들에 대한 학자금 대출이자가 부디(!) 아주 저렴하게 되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 대전광역시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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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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