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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직원이 신속한 대응으로 전화사기단에 넘어갈 뻔한 고객의 돈 3000만 원을 지켜냈다.

 

13일 오전 9시 30분경 전남 여수시 여천농협 시점지점에 60대 할머니가 3000만 원이 든 현금 가방을 들고 객장에 나타났다. 할머니가 어딘가 모를 불안한 표정으로 전화기를 들고 주위를 살피며 우왕좌왕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시전 농협 (여신업무 담당) 정영곤 과장대리는 돈을 송금하려는 박00(69)씨가 전화사기단에 걸려 들었다고 판단해 즉시 쌍봉지구대에 신고를 하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정영곤 과장대리, 지점장은 박00 할머니를 30여 분 간에 걸쳐 간신히 설득한 끝에 입금을 막을 수 있었다. 박00 할머니는 공단에서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며 평생을 모은 전 재산을 전화사기단에 속아 한 순간에 날린 뻔한 아찔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고 한다.

 

박00 할머니의 말에 따라 재구성해 본 사기단과 할머니의 통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기단= "우체국 카드 보안업체 직원입니다.혹시 우체국 카드 있으세요?"

할머니= "없는디…"

사기단= "우체국 통장은요?"

할머니= "우체국 통장은 있제."

사기단= "통장에 얼마 들었어요?"

할머니= "3000만 원"

사기단= "고객님께서 우체국에 예금해 둔 현금이 위험합니다. 최근 고객님의 개인정보가 새어나가 경기도에 있는 건강식품 대표와 우체국 직원이 짜고 고객님의 돈 3000만원을 빼 갈 것이니 일단 현금을 빨리 찾아서 농협으로 바로 이체시키세요."

 

전화를 받은 박 할머니는 귀신에 홀린 듯 평소 알고 지내던 우체국 직원의 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정없이 현찰 3000만 원을 찾아 농협으로 즉시 달려온 것이다.

 

한편 15일 오전 10시 시전 농협지점에서는 여수경찰서장이 '보이스피싱 사건 우수사례'로 정영곤 대리에게 표창장을 주었다.

 

시상식에서 참석한 양승규 여수경찰서장은 "만약 (정영곤 대리가) 피해를 막지 못했다면 그 할머니는 평생 모은 재산을 한방에 날렸을 것"이라며 "관내 농협직원들의 노고로 전화사기단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여 한 사람의 생명을 살렸다"라며 격려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화사기단을 담당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관련 사고의 신속한 대응을 위해 사건으로 접수된 전화사기단 (대포통장) 이체계좌에 대해서는 금융계좌추적 영장청구 없이도 신속히 계좌를 추적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영곤 대리와 나눈 일문일답

 

- 현재 하는 업무가 무엇인가?

"(대출관련) 여신업무를 맡고 있다."

 

- 할머니가 전화사기단에 걸렸다고 어떻게 직감했나?

"고객이 전화기를 들고 우왕좌왕하며 불안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화사기단에 한번 걸려들면 자연스럽게 유도신문에 넘어가게 되고 상대방이 밖에서 보고 있으니 다른 사람 눈치 못 채게 시키는 대로 하라며 완전히 말려들게 된다."

 

-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엇인가?

"일단 경찰에 신고한 뒤 할머니를 설득하여 자리에 앉히고 안심시킨 후 그들(사기단)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먼저 누구냐고 물으니 상대방에서도 그 쪽은 누구냐고 묻더라. (내가)당신 누구야 하고 맞받으니까 (상대방이) 욕지거리를 퍼대며 끊더라. 그후 다시 연락을 해도 전화가 불통이었다. 그제야 할머니가 말을 믿어 다행스럽게 끝났다."

 

-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관련 지점에서 따로 실시하는 교육이 있는가?

"(보이스피싱 관련) 매주 목요일에 교육이 있다. 그러니까 4월 9일에 교육을 했는데 바로 다음날인 10일 오전 10시에 사건이 터진 거다. 딱 걸린거다."

 

이후 기자는 할머니에게 취재 요청을 했으나 MBC에서 먼저 취재를 나와 할머니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할머니가 그 사건 이후 웬만한 전화는 불안해서 아예 받지를 않는다고 전했다.

 


태그:#보이스피싱, #전화사기단, #정영곤 과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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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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