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이나 여행 때문에 해외에 나갈 때 휴대전화 로밍 서비스를 받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해외에서 무심코 쓴 로밍 서비스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말이다.

로밍 서비스는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뿐만 아니라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받을 때도 요금이 부과된다. 문제는 해외에서 서비스를 사용할 때 어느 정도 사용하면 요금이 얼마나 나올 것인지를 잘 가늠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무턱대고 사용했다가는 수백만원의 휴대전화 요금에 정신적, 경제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때문에 국가간 인구 이동이 잦은 유로지역 회원국들이 해외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문자 메시지를 사용하는 요금을 인하하는 법안을 내 큰 표차이로 통과시켰다고 22일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유럽연합이 휴대전화 이용 요금 인하안을 통과 시켰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유럽연합이 휴대전화 이용 요금 인하안을 통과 시켰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보도했다.
ⓒ 김혜미

관련사진보기


휴대전화 이용요금 인하에 대한 이 법은 646대 22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돼 EU의 전기통신 장관에게 승인을 받았으며 7월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적용된다. 인하되는 휴대전화 이용요금은 문자메시지와 해외에서 이메일을 확인하는 등의 로밍 데이터 이용요금이 그 대상이다. 단, 새로 적용되는 요금은 부가가치세(VAT)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BBC는 기사에서 이 법안은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돌아와 자신이 해외에서 사용한 휴대전화 이용료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라는 '청구서 충격(bill shock)'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한 휴대전화 업체의 고객은 텔레비전 쇼의 한 에피소드를 다운 받았는데 46000유로(약 8천만 원)가 청구되기도 했다. 

현재 해외에서 전화를 걸 때의 음성 데이터 요금의 상한액은 분당 46 유로 센트(1 유로 센트=약 180원)지만 올해 7월부터는 43 센트로 떨어진다. 받는 전화는 22유로 센트에서 19 센트로 인하된다. 2011년 7월까지는 11센트로 더 낮아진다. 또한 '로밍'서비스를 받아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요금이 평균 29유로 센트에서 11 센트로 낮아진다. 

다운로드 서비스와 해외 이메일 송신 요금이 포함되어 있는 데이터 로밍 서비스 요금은 이미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이용요금 인하 법안으로 현재 1.68 유로인 메가바이트 당 요금이 7월 1일부터는 최대 1유로로 낮아진다. 2011년 7월까지 50유로 센트로 인하될 예정이다. 

 유럽연합이 휴대전화 이용 요금 인하를 위한 법안을 만들었다는 2008년 6월  26일 <BBC>의 보도.
 유럽연합이 휴대전화 이용 요금 인하를 위한 법안을 만들었다는 2008년 6월 26일 <BBC>의 보도.
ⓒ 김혜미

관련사진보기


EU의 휴대전화 로밍 법의 첫 단계로 음성 데이터 요금은 2007년 7월 1일 인하됐다. 그 이전에는 분당 1.15 유로였다. 당시 휴대전화 업체들은 이용요금을 자발적으로 낮추지 않는 이상 문자 메시지와 데이터 다운로드 서비스에 대한 법도 제정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휴대전화 이용 요금 인하로 오히려 해외여행을 갈 정도로 부유하지 않은 국내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휴대전화 업체들이 해외 로밍 이용요금의 손실을 국내 휴대전화 이용요금을 올려 충당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성향의 시드 카말 EU 의회 의원은 "이 법의 위험성은 휴대전화 업체가 부유한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법 시행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이 시행되면 휴대전화 업체들은 더 낮으면서도 적정한 요금을 정해 경쟁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휴대전화 로밍 요금 상한선 정책은 EU 통신담당 집행위원인 비비안 레딩이 처음 발의했다. 
지난해 11월에 이 정책은 EU 통신 장관의 승인을 받았다. 레딩 위원은 EU가 로밍 요금을 기존의 50-60% 가량 낮추자 음성 데이터의 통신양이 30-35%정도로 뛰어 올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신이 국경을 넘을 때의 전화요금으로 인해 받는 고통이 없어지기를 원한다"면서 "당신은 국경을 넘을 때 환영받아야 하며 당신의 요금에 대한 과도한 부담 없이 자유롭게 소통해야한다. 그것이 유럽 시민들을 위한 오늘의 결정이 중요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레딩 위원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요금은 60%까지 떨어질 것이라면서 "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이 정책으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문자 메시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발도 있다. 세계 이동통신 사업자 모임인 'GSM협회'는 EU 의회 의원들이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승인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GSM협회는 "요금 규제는 시장 개입 중에서 가장 침해적인 형식이다. 그리고 비록 EU의 입법자들이 로밍 서비스에 대한 요금 규제가 '예외적이고 한시적인'것이라고 인정했지만 우리는 EU가 로밍 규제에 대한 기간과 범위를 확대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틴 화이트헤드 GSM협회 유럽지역 회장은 "우리는 로밍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요금 규제는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휴대전화 시장에서의) 경쟁으로 지난 5년 동안 유럽에서 휴대전화 서비스 요금은 34.5% 인하되었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내일신문에도 송고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EU#휴대전화요금#해외로밍#유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