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5월2일)은 불기2553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불교계 최대 명절을 앞둔 사찰들은 봉축법회와 손님맞이 준비로 오늘 하루 무척 바쁜 표정이었다.
법당을 새롭게 꾸미고 불상도 깨끗이 닦았다. 등을 만들고 매다는 일도 빼 놓을 수 없다.
뭐니 뭐니 해도 공양거리 준비에 손이 제일 많이 간다. 법당에 차릴 것은 물론이요 절을 찾는 신자들에게도 부족함이 없어야 하는 법. 이 일은 살림9단, 보살님들의 몫이다.
간간이 하루 앞당겨 절을 찾는 이들이 보인다. 이들은 가족 이름을 등(燈)에 붙이고 두 손을 모았다.
부처님오신날이면 종단마다 봉축법어가 쏟아진다. 올해도 이미 각 종단의 종정들이 귀한 메시지를 던졌다. 사천의 큰 스님으로부터 따로 법어 한 말씀 듣는 것은 어떨까.
1일 오후, 사남면 화전리에 있는 구룡사의 철오스님께 법어를 청했다. 철오스님은 사천시사암연합회 회장으로서, 지난 4월25일 사찰연합법회에서 설법한 내용이라며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란 말을 남겼다.
이 말은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서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의 자리이다"라는 뜻이란다. 철오스님은 이 말을 "마음 가는 곳마다 주인인 줄 알면 모든 일상은 법(진리)"이라는 말로 풀면서 "부처님이 세상에 온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주인 노릇을 하면 모든 것이 참되다. 모든 것이 참되니 따로 갈 곳도 벗어날 곳도 없다. 진정한 자유요 해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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