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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우리들에게 모험심을 일깨워준 책이 있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다니엘 데포의 <로빈슨 크루소>라는 책이다. 우리는 크루소의 아야기를 통해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에 젖어 책장을 넘기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데포
▲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데포
ⓒ 윤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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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로빈슨 크루소>라는 책에게는 우리들이 알고 있던 내용뿐만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들 중 핵심은 바로 소유욕에 대한 개념이다.

'소유욕'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심 개념이라고도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우리들은 모두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일을 하고, 어떤 이들은 소유함으로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책에서는 이 소유라는 것에 대해서 재미있는 의견을 제시한다. "소유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이 그것을 사이에 두고 있을 때만 욕구가 발생하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로빈슨 크루소는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안락한 중산층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런 그를 부추기는 것은 신항로 개척의 물결과 주식회사의 설립 등 광활한 미지의 영역을 정복하기 위한 그 시대의 분위기가 큰 몫을 했다.

그는 바다로 떠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더 많은 재물을 벌어들이기 위해서 떠난다. 하지만 그는 항해 중에 해적들의 공격으로 노예가 되면서 한차례 쓴맛을 보게 된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그리고선 신에게 용서를 빈다.

신이 용서를 하셨던 것일까?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그는 브라질에 정착하여 탄탄대로에 들어선다. 그는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예가 필요했다. 그는 다시 바다로 떠난다. 하지만 그것은 큰 불행을 초래했다. 사나운 바다의 신은 그가 원하는 대로 하게 놔두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가 도착한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섬이었고 살아남은 사람은 그 하나뿐이었다. 그는 신을 원망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그에게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준 신에게 감사를 표할 뿐이었다. 그리고 반쯤 물에 잠긴 상태였지만 배를 주신 것에 감사했다. 그는 죽은 그의 동료들을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수많은 재물을 번 로빈슨 크루소, 더 많은 부를 원하던 그는...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 정착하게 된 운명 앞에서 그의 소유에 대한 가치관은 180도 바뀌게 되는데,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제일 먼저 육지에서 일할 때 사용할 연장이 필요했다. 한참동안 헤매다가 결국 목수가 쓰던 연장통을 찾아냈는데, 정말 무슨 대단한 상이라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 챙겨야 할 것은 무기와 탄약이었다." 

그리고 몇 차례나 배속을 뒤지다가 그는 은화 덩이를 발견하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오, 이런. 너희를 무엇에 쓰겠느냐? 내겐 아무런 가치도 없구나. 굴러다녀도 주울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칼 한 자루가 너희 전부를 합친 것만큼 가치가 있다. 너희는 내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그대로 구할 가치가 없는 생물처럼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버려라."

그는 무려 27년간 그 섬에서 혼자 생활하게 된다. 그동안 그는 모든 물건을 만들어 썼으며, 심지어 가축을 사육하고, 식량을 재배하기까지 했다. 그는 그곳의 모든 생물을 지배하는 왕이었으며 실제로도 그 기분을 만끽하면서 보냈다. 그리고 안락한 그곳에 만족감을 표시한다.

"섬에서 살면서는 무엇보다도 세상의 사악함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육신의 정욕이나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도 내게는 없었다. 없는 것 없이 갖추었으니 다른 걸 탐할 일도 없었다. 나는 영지 전체의 주인이었다. 아니, 내 멋대로 말하자면 나는 소유한 땅 전체를 지배하는 왕이나 황제라고도 할 수 있었다. 맞설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통치권이나 지배권을 두고 다툴 경쟁 상대는 없었다."

섬의 생활에 만족한 로빈슨 크루소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한다.

"내게 가치가 있는 건 오직 사용할 수 있는 것들뿐이었다. 먹을 음식 이 충분하고 필요한 걸 모두 얻을 수 있는데 나머지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한마디로 말해 온갖 사물의 성질을 겪어보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소용이 있는 만큼만 좋은 것이었다. 무엇이든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을 정도로 쌓아둔다고 해도, 결국 우리가 쓰는 만큼만 좋은 것이지 그 이상은 아니었다."

주체할 수 없는 성장 중독증. 그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 사회는 로빈슨 크루소가 이야기 한 교훈을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무조건 많이 갖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욕심이 지나친 자에겐 로빈슨 크루소에게 대했던 것과 같이 신의 엄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로빈슨 크루소

다니엘 디포우 지음, 김영선 옮김, N.C. 와이어스 외 그림, 시공주니어(2007)


#다니엘 데포#로빈슨 크루소#펭귄클래식#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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