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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돗물 생산과정 및 PET병 수돗물
 수돗물 생산과정 및 PET병 수돗물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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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는 수돗물을 PET병에 담아 내놓으며 브랜드 공모와 상표 등록이 한창이다. 광역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초 지자체들도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가 자칫 수도 민영화를 부추킨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정부가 병입 수돗물 판매를 허용하는 수도법 개정안을 2008년 11월 12일 국회에 제출하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적지않은 가운데 지난 4월 29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서도 수돗물 판매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각 자치단체가 생산하는 수돗물 브랜드를 보면 광역지자체로 부산시의 '순수'(1999)를 비롯 서울시 '아리수'(2004), 인천시 '미추홀참물'(2008), 광주시 '빛여울수'(2007), 대구시 달구벌 맑은물'(2007)을 생산하고 한국수자원공사도 K-Water'를 생산하고 있다.

또 기초 자치단체로는 경기도의 경우 군포시 '수리산수'(2005), 평택시 '슈퍼워터'(2006), 안산시 '상록수'(2005), 남양주시 '다산수'(2007), 부천시 '물사랑'(2008), 양평군 '물맑은 양평수'(2007)가 있으며 성남시도 오는 10월 수돗물 PET병 생산시설 완공을 앞두고 명칭 공모에 나서는 등 수돗물 생수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으로는 경북 울진군 '보배수'(2005), 상주시 '상그리아'(2005), 대전시 대덕구 '잇츠(It's)수'(2007), 마산시 '무학산 맑은물'(2007), 김해 '가야의물' 등 각 지자체마다 제나음대로 지역과 연관된 명칭을 브랜드화하여 수돗물 생수 생산이 확산되는 추세다.

1일 3천병(350mL)을 생산 무료공급하는 군포시

 군포시가 생산하는 수리산수
 군포시가 생산하는 수리산수
ⓒ 군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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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군포시는 "관내 정수장에서 생산되는 수돗물이 재해 현장이나 공공행사에 무료로 지원돼 좋은 반응을 얻어 6월 경기도에서 열리는 세계요트대회에도 지원된다"고 밝혔다. 페트병에 담긴 수돗물은 시중에서 팔리는 생수처럼 '수리산水'란 이름도 붙어있다.

군포시에 따르면 지난 2005년 5월부터 자체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수돗물을 자체 브랜드화시킨 생수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1일 3천병(350mL)을 생산해 공공행사 등에 지원해주는 등 수돗물도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수리산수를 지원한 곳은 각 동 주민센터 경로잔치, 등산대회, 홀몸노인나들이, 각종 축제 등을 비롯 지난 2월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가뭄지역에 각 1만 병씩 지원했으며 강원도 정선군은 지난 4월 23일 군포시를 방문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현경호 수도사업소장은 "아직도 수돗물을 신뢰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많기는 하지만 수돗물은 엄격한 정수처리과정과 정기적 수질검사로 마시는 물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위생적인 물"이라며 "시는 맑은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수도법 개정안 검토보고서 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수도법 개정안 검토보고서 중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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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PET병 판매, 안전성 검증 우려된다

한편 시민환경단체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의 '수도사업 민영화 관문'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도법 개정안 제13조에서 그동안 금지됐던 '수돗물 판매 허용'을 담고 있어 수돗물을 편의점에서 사 먹는 일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다.

현행 수도법 13조 1항에는 '누구든지 수돗물을 용기에 넣거나 기구 등으로 다시 처리하여 판매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개정안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별시장·광역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시설을 갖추어 인가를 받은 경우에는 수돗물을 용기에 넣어 판매할 수 있다'고 개정하려 하기 때문이다.

즉 병입 수돗물 판매를 허용하는 것으로 식수 시장이 민간 위탁에 의한 수도사업 민영화의 관문이고, 수돗물 가격 인상과 공공성 훼손 등 부작용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현재의 추세라면 앞으로 PET병에 담긴 수돗물을 사먹을 날도 멀지 않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은 보통 11단계의 정수 처리 과정을 거치지만 일부 브랜드 수돗물은 입상활성탄과 오존(O3) 처리 등 고도정수처리를 거쳐 페트병에 담긴다는 점에서 수돗물과는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병입 수돗물에 대하여 일반 수돗물과 똑같은 정수과정만 거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수돗물의 경우 화학적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독부산물이 PET병과 어떠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지 안전성이 검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수돗물#수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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