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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장과 소속 위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방문하여 면담을 마친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원희룡 한나라당 쇄신특별위원장과 소속 위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방문하여 면담을 마친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21일 원희룡 위원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쇄신특위 위원들의 예방을 받고 물질 만능의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원 위원장과 이진복, 박보환, 송태영 위원 등 4명의 쇄신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찾아가 약 15분간 지관 스님과 면담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면담에서 원 위원장은 "당이 어려운 시기여서 종교 지도자들의 말씀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며 조언을 구했고, 지관 스님은 "나는 정치 쪽은 잘 모르니 차나 드시고 가시라"면서도 우회적으로 국정기조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원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지관 스님이 꺼낸 화두는 '효(孝)'였다.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인 효가 국민과 국가로 확대되면 '충성'이 되고, 내 이웃으로 확장되면 복지의 개념이 되는데, 지금 사회는 물질 만능의 기조가 팽배해 공동체에 대한 실천이 약해졌다는 것.

 

효와 같은 정신적인 가치에 소홀해 사회의 균형들이 깨지고 있고, 이것이 국정의 어려움으로 연결됐다는 것이 지관 스님의 진단이었다고 면담 참석자들이 전했다.

 

"경제성장이 행복지수로 연결되지 않아... 소욕지족해야"

 

지관 스님은 또 '경제 성장이 국민의 행복지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말로 현 정부의 국정기조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경제 성장을 국정의 목표로 삼는 것은 국민의 행복지수를 올리는 데에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것.

 

지관 스님은 물질 만능의 국정기조의 한 예로, 환경부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개발도 정신적인 가치를 고려하면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지관 스님은 '소욕지족(小欲知足)', 즉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로 국정기조에 대해 조언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하려고 하다보니 정신적 가치에 대한 소홀 등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쇄신특위 또한 쇄신목표에 대해 너무 큰 욕심을 갖지 말라는 것.

 

이날 지관 스님은 원 위원장과 위원들에게 녹차를 1통씩 선물하면서 "좌절도 하지말고, 오만도 하지 말고, 망중한의 자세로 가시라"고 당부했다. 낮은 자세로 소신껏 일을 해나가되 급하게 밀어부쳐선 해선 안 된다는 조언으로 해석된다. 


#지관스님#원희룡#쇄신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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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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