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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복지도우미(요양보호사, 활동보조인) 운영에 있어 현실을 고려치 않고 재정한 관련규정 때문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증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중증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와 노인 장기요양보호제도가 시행된 지 약 1, 2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정되지 않은 "..도우미 차량으로 환자이송 不"과 같은 규정 때문에 실제 도우미 서비스를 받는 환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이 생긴 것은 도우미의 차량으로 환자이송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관련복지시설 또는 도우미 스스로가 그 책임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요양보호관련시설과 요양보호사들도 관련보험을 의무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 요양보호사관련보험에 들어도 "타 차량에 동승하여 환자를 병원에 이송시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함으로써 상해를 입거나 기존 질환이 악화된 경우, 해당 사고로 인한 사건의 보상은 받을 수 없다"는 사례가 나와 있어 대부분의 도우미들은 자신의 차량으로 환자를 이송시키지 않고 있으며 시설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다. 단, 환자 가족들의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상관없다.

 

때문에 일부 도우미들은 환자를 데리고 병원에 가기보다는 병원에서 처방한 약만 타다가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대중교통이용 어려워 약만 타오는 사연

 

 거동이 쉽지 않은 독고노인
거동이 쉽지 않은 독고노인 ⓒ 박준규

춘천시 외각에 홀로 살고 있는 조 아무개(84)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도 보행이 쉽지 않은 고령의 환자지만 병원에 한 번 가려면 집에서 한참 걸어 나와야 대중교통이용이 가능한 곳에 산다.

 

때문에 택시를 불러서 이용해야하지만 병원까지 왕복이용하려면 할머님 형편상 적잖은 교통비가 지불돼 쉽게 이용을 못하는 처지다.

 

할머님은 "요즘은 전과 다르게 아픈 곳이 늘어났지만 그냥 전에 처방 받은 대로만 요양보호사가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약만 타오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한번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싶지만 택시 불러 타기도 부담되고 버스는 타기가 어려워 생각도 못한다" 며 토로했고 덧붙여 "요양보호사가 타고 오는 차로 병원에 가고 싶기는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법이 있다고 요양보호사가 말해줘서 그 다음부터는 부탁할 생각도 않는다"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 문제에는 다수의 요양보호사들이나 활동보조인들도 공감을 하는 분위기다. 춘천시에서 활동보조인을 하고 있는 김 아무개(남·51)씨는 "나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작 이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을 보면 가정형편도 어렵고 중증환자들이 대부분인데 그들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송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운 없게 내 차로 이송시키다가 교통사고가 난다면 그 책임여부를 놓고 시끄러워질 것이며 보험을 들었어도 보상 받기 희박한 경우라니 섣불리 내 차로 이송시킬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환자들의 불편한 점은 공감하나 현실적으로 쉽게 들어줄 수 없는 것이라서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전했다.

 

한편 관련 일에 종사 중인 도우미들이나 이 서비스를 받는 환자들은 "재가복지도우미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요즘, 위와 같은 사례 역시 날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하루빨리 정부와 관련부처들은 현실에 적합지 않은 이런 규정에 대해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한 복지정책이 이동성(자동차)이 없고 경제사정이 안 좋은 대상자들을 감안하지 않은 채 마련됐다"는 비판을 받는 관련 규정이 개정되지 않는 한 불만의 소리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독고노인#요양보호사#복지정책#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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