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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기 위해서는 정치가, 정치인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는 사람입니다. 정치인이 올곧은 생각을 바탕으로 좀 더 대중들과 가까운, 그래서 민심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왜, 우리나라 선거가 직선제인줄 아십니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들을 담아내기 위함입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개개인의 투표권으로 뽑힌 정치인은 그런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는 진정으로 민심을 둘러보는 정치인이 흔하지 않습니다.

좀 흔한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사람들은 그리도 염원하는데 정치에만 입문하면 국민의 목소리를 새겨듣는 것을 깜박하나 봅니다.

 

적어도 정치인은 지켜야 할 도덕적 명분에 철저하고 스스럼없이 국민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후덕함, 재래시장에서 덤으로 퍼 담아주는 소박한 아주머니의 그런 마음씨를 지켜냈으면 좋겠습니다.

 

쉽게 풀어 소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입니다.

정치. 말 그대로 나라를 다스리는 일입니다. 이 안에는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의미가 가장 크게 담겨 있습니다.

국민들의 삶을 돌아보자면 그 밑바탕에 깔린 민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높은 위치에 있지만 한정 없이 낮춰 국민들과 눈높이를 같이 해야 합니다.

 

국민의 입에서 귀한 정치인이었다는 말들이 스스럼없이 흘러나오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성공한 정치인이 아닐까요.

 

불쑥불쑥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기 힘들었던 며칠이었습니다.

가족도 아닌, 친척도 아닌, 그렇다고 부대끼며 지켜보는 사람도 아닌

어찌 보면 저와 상관없을 수 있는 사람인데도 이별하는 것이 이렇게도 힘이 듭니다.

 

생각이 깊었던 날들이었습니다.

그 이른 새벽, 부엉이 바위에 올라 아래를 보며 '사람이 지나가네'라는 한마디가 평생 그분이 짊어지고 살아온 삶을 함축하고 있었습니다.

 

2002년 탄핵이라는 거대한 폭풍에도 꿋꿋하게 버티며 의연했던 분.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차안에서 눈물을 훔치던 그분의 마음이 이제야 크게 보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 다 똑같다 그리들 말하며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인정하며 살아가는 데 그분이 만든 사람 사는 세상은 정말 사람이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분을 처음 뵈었던 때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전북 경선 때입니다.

그다지 눈에 띄는 분은 아니었는데 묵묵하지만 다부진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민심을 마음으로 붙잡더군요.

쌈짓돈을 주머니에서 꺼내 기꺼이 내놓는 민심, 노란 비행기, 노란 손수건에 담긴 희망이 안일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눈에도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취임 후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에 맞닥트렸을 때도 그분은 참으로 의연했습니다.

그래서 안일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발걸음을 분주히 움직이게 하고 많은 시민들을 만나 다각도의 탄핵관련 취재를 담아내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주관적인 인간다움에 반한 것은 아닙니다.

오직 한길만을 가고자 했던 고집이 묻어나서도 아닙니다.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한 것은 퇴임 후입니다.

옆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시민의 모습을 엿보았기 때문입니다.

 

어르신들은 종종 모여 나들이를 곧잘 하십니다.

어느 어르신은 봉하마을을 다녀왔다고 자랑입니다.

"대통령인데 참말로 우리 같은 사람 같어. 놀랐당게. 사진도 같이 찍고 얘기도 하고 우리 마누라는 손을 잡고 한참을 악수하다 왔당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게 뭔 대수겠냐 싶겠지만 대통령을 하늘처럼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옆집 친구 같은 수수한 맛에 자랑스러워도 싶었을 겝니다. 어디 그것이 연출한다고 사람 마음을 쉽게 붙잡을 수 있는 것입니까. 진정 사람을 사람으로 보았던 게지요.

 

요 며칠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쭉 읽으며 제 평생 이렇게 감동적인 글들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느 시민의 심정부터, 인간 노무현의 모습, 그리고 그에 따른 동영상과 시민이 직접 만든 추모곡까지. 우리 역사상 이례적인 일입니다.

 

가슴 절절히 공감 가는 얘기들입니다.

그립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떠나고 나니 그 말들이 더욱 목을 메이게 합니다.

정치가 제대로 굴러가야 세상이 바뀐다고 그리도 주장한 저에게 한 편으로는 너무 먼 세상 얘기 같았는데 이제는 희망이 제대로 보입니다.

 

아, 사람마음 깊이 헤아리기 어렵다지만 한결 같음 앞에서는 또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고...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닌데 그분의 가시는 길이 오랫동안 국민들 가슴에 또 다른 희망을 달고 따스함을 만들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다시 써질 것이라는 기대감마저 듭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분이 소신으로 여겼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사람을 귀히 여기는 심정이 묻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이 좀 더 밝은 세상에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기준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느껴가며 그렇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정치인#사람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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