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6월 21일이 지났으니 절기상으로 독일도 여름으로 접어들었다. 더웠다가도 비바람이 몰아치고 서늘해지는 날씨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쯤되면 텃밭 가든에는 여러가지 허브와 야생초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허브가 풍성한 계절에 줄기째 끊어 그늘진 곳에 말린 후, 말린 허브잎을 우려내 마시는 허브차도 좋다. 그렇지만 가든 가득한 싱싱한 허브잎을 한줌 따다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시는 '생잎 허브차'에는 그 계절에만 맛 볼 수 있는 자연의 싱싱함이 담겨있다.

제철 허브 생잎차  생잎으로 우려낸 차에는 그 계절에만 맛 볼 수 있는 자연의 싱싱함이 담겨있다.
▲ 제철 허브 생잎차 생잎으로 우려낸 차에는 그 계절에만 맛 볼 수 있는 자연의 싱싱함이 담겨있다.
ⓒ 김미수

관련사진보기



허브차의 묘미는 무엇보다도 그 향에 있지만, 허브의 배합에 따른 각양각색의 차를 맛볼 수 있다는 데에 또 다른 묘미가 있다. 특히 손수 배합해 만드는 허브차의 경우, 배합 과정에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거기다 생잎을 이용하는 경우 계절마다, 잎을 따는 시기마다 허브잎이 담고 있는 맛-물과 향에도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조합에서도 늘 새로운 차맛을 볼 수 있다.

허브차를 처음 만들 때에는 정말 내 마음대로 섞어서 차를 만들곤 했다. 다행히 차 맛이 썩 나쁘지 않다는 말들을 몇 번 들어 나만의 차를 만드는데 나름대로 용기를 갖게 되었다. 자연스레 허브차의 조합 같은 것에 관심이 가곤 하는데, 특히 상점에 갈 때마다, 말린 허브차 뒷면에 적힌 성분표시를 눈여겨 보곤 한다.

그걸 보면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차 조합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가끔 내가 사용하지 않는 차 잎의 종류를 알게 될 때도 있다. 라즈베리 잎이나 딸기 잎 같은 경우가 그랬다. 이 정보는 처음 독일에 와 살았던 작은 도시, 에바스발데(Eberswalde) 유기농 가게의 지역 허브차 상품에서 발견했다. 나중에 관련 책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허브잎들도 그렇지만 특히 과일 잎의 경우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 전의 어린 잎을 따는 것이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요즘 내가 즐겨 마시는 허브의 배합은 다음과 같다.

라즈베리 잎 3-4잎, 딸기 잎 3-4잎, 세이지 2잎, 파인애플 민트 2-3잎, 스피어 민트 2-3잎, 애플 민트 2-3잎, 레몬 민트 2잎, 레몬밤 4-5잎, 펜넬 1줄기.

라즈베리 잎은 뒷면이 하얀데, 차를 우리면 이것이 우러나와 찻물의 색을 약간 텁텁하게 만든다. 찻 주전자에 물을 막 붓고 나서는 뒷면의 하얀 가루같은 것들이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 같이 보여 신비롭다.

펜넬과 세이지는 항균작용이 있는데, 특히 세이지는 입안에 염증같은 것이 있을 때 마시면 좋다.
여러가지 민트 종류는 상큼한 향 덕에 차 맛에 개운함을 더한다.

레몬밤은 강한 레몬향을 머금고 있어 차 맛을 상큼하게 해 준다.
사실 여기에 스티비아 몇 잎을 넣어주면 자연적인 단맛이 가미되어 정말 완벽한 차 맛을 낼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지난 겨울을 나며 스티비아가 얼어 죽는 바람에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위의 용량은 마음 내키는 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 단 몇 가지 주의할 점은, 세이지를 너무 많이 넣으면 쓴맛이 날 수 있고, 레몬 민트도 향이 너무 강할 수 있으니 역시 너무 많지 않게 넣는 게 좋다(레몬민트는 버가못민트라고도 하는데, 정말 강한 향이 나는 허브이므로 향수같은 차를 마시고 싶지 않다면 그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상큼한 향 덕에 차 맛에 개운함을 더 하는 민트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파인애플민트,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그리고 레몬민트
▲ 상큼한 향 덕에 차 맛에 개운함을 더 하는 민트 (좌측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파인애플민트, 애플민트, 스피어민트 그리고 레몬민트
ⓒ 김미수

관련사진보기


주위에서 나는 허브잎(쑥잎이나 산딸기 잎 등을)을 뜯어다가 생잎차를 우려마셔 보자. 아니면 집 한구석에 향기로운 허브들을 키워 나만의 허브차를 만들어 보자. 이제 막 시작되는 여름철의 더위가 조금 식혀지진 않을까.

스티비아(Stevia)란?

스티비아(Stevia rebaudiana)는 설탕보다 300배나 더 강한 단맛을 지닌 식물이다.저혈당 음식이며, 당뇨병 환자나 고혈압 환자 등에 해가 없어 설탕 대체식품으로 쓸 수 있다. 설탕 산업게의 압력에 따른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스티비아가 식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한 나라들-영국, 미국 그리고 독일 등-이 있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스티비아 말린 잎이 '목욕용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른 허브처럼 그 잎을 사용하는데, 말리거나 생으로 쓴다.

참고 사이트 wikipedia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과 my-ecolif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MY -ECOLIFE#MY -ECOKITCHEN#제철 허브 생잎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에코 저널리스트, 쓰레기를 양산하는 조형물 대신 인생을 조각하는 작가(소로우의 글에 감화받아), 2001년 비건채식을 시작으로 ‘생태토양학자’인 독일인 남편 다니엘과 함께 독일에서 지속가능한 텃밭 농사를 지으며‘ 날마다 조금 더 생태적으로, 생태 순환의 삶을 살기’에 힘을 다한다. 올 봄 냉장고와 헤어진 어느 부부의 자급자족라이프, ≪생태부엌≫을 펴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