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감천이 넘쳐서 운동기구, 다리가 물로 다 뒤덮였다.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하고 난리도 아니야" 집에 돌아온 남편의 말이다. "뭐 다리가 뒤덮혀?" "아니 돌로 만든 징검다리있잖아.집에만 있어서 모르지. 얼른 가서 봐"한다.
9일 하루 종일 서울과 중부지방에 장대같은 비가 내렸다. 경기도 광명시에도 세찬 바람이 불면서 비가 많이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 일 줄이야. 난 카메라와 우산을 들고 목감천으로 나가봤다. 정말 다리 교각 아래까지 물이 차있었다. 그것도 물이 많이 빠진거란다. 시뻘건 물은 목감천을 덮어버렸고 군데 군데 삼삼오오 구경꾼들이 모여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내려가는 곳은 빨간 끈으로 출입금지를 시켜놓았다. "이참에 청소는 되겠네" 그러게 청소가 잘 되겠네요" 구경하던 사람들의 말이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남자분이 "여기만 청소되면 뭐해요. 이 물이 다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에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데.그러게 평소에 쓰레기들을 함부로 버지지 말아야지"한다.
옆에 있던 다른 남자분이 "지나번에 환경스페셜인가? 그 프로를 보니깐 중국, 필리핀 등에서 우리나라 바다로 오는 쓰레기가 말도 못하게 많던데. 또 우리나라 쓰레기는 일본으로 가고..."그는 할말이 많은 듯했다. 난 그에게 "목감천에 이런 경우가 해마다 일어나나요?" "일년에 한번정도는 있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물이 차기는 처음이예요"한다.
산책로도 꿀걱 삼켜버려 목감천의 모습도, 풀꽃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평소 목감천은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가족동반으로 인라인스케이트도 타고, 강아지와 함께 산책도 즐기는 곳이다. 어디 그뿐이랴 주말이면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도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시뻘건 물과 스티로품, 병, 플라스틱 제품, 캔, 알수없는 물체 등 각종 쓰레기들이 함께 떠내려가는 것을 보고 새삼 쓰레기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목감천 뚝방에 피어있는 하얀개망초, 노란 달맞이꽃이 오늘따라 더욱 정겹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