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석유 등을 연소하여 얻는 열로 발전하는 화력발전은 화석 연료가 점점 고갈되어 가고 또한 달갑지 않는 부산물인 스모그, 산성비, 오존층 파괴,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므로 수력, 지열, 풍력, 해양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자연에서 나온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재생이 가능하고 비교적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하여 자기장 속에 있는 전기 도선을 회전 시켜 발전하는 수력발전은 1882년도에 미국 Wisconsin 주에 있는 Appleton 발전소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수력발전의 장점은 가동과 정지가 용이하고 운영비가 적게 들며 기계 수명이 반영구적이라는 점이다. 수력발전에는 수로식 발전, 댐식 발전, 댐 수로식 발전, 유역 변경식 발전, 양수 발전 등이 있지만 물의 낙차에서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다. 많은 전기를 얻기 위해서는 낙차가 상당히 커야하므로 수력 발전소는 주로 수요지인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간벽지 즉 상류에 건설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자연 환경이 훼손될 수도 있다. 생산된 전기는 고압선을 이용하여 도시 근처까지 송전된 후 변전소에서 전압이 조절되어 일반 가정, 공공건물, 공장 등으로 보내진다. 도시 근처의 송전선, 전봇대 등은 교통이나 시민들의 안전에 위험할 수 있으므로 순차적으로 지하를 이용하여 송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220V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산이 높아 낙차가 큰 북한에 주로 수력발전소가 건설되어 독립 후에는 북한에서 일방적으로 전기 공급을 끊어 곤란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남한에서 본격적으로 경제개발이 시작된 60년대 이후로 수력발전소 건설이 본격화되었고 북한강, 남한강, 낙동강, 금강 등의 상류에 다목적 댐이 건설되어 전기의 생산과 아울러 홍수 방지, 수자원 확보 등의 여러 목적에 사용되고 있다.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 Lake Murray 댐을 보고 규모의 웅장함에 감탄한 적이 있었다. 그 후 귀국하여 서울에 거주하면서 주로 북한강의 여러 댐들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댐 건설이 발전, 홍수 방지, 식수 및 공업용수의 안정적 공급 등에 필요하다고는 생각되지만 귀중한 문화재들 특히 안동댐 건설로 인하여 옮겨줘야 했던 도산서원 등을 고려하면 신중을 기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주위 경관의 훼손 등으로 인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영월 동강 개발 및 최근에 논란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 등의 대규모 사업에는 특히 자연 경관, 생태계에의 영향 등이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며 또한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사이언스TV, 내셔널지오그래피코리아, Q채널, Animal Planet 채널 등에서 방영되는 다큐멘터리들을 시청하면 열대 사바나 지역에 건기가 시작되면 물이 부족해지고 초식동물의 이동 그리고 육식동물의 시련 등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인간들도 물에 의존하여 생활하는 것은 여타 동식물들과 다를 바 없다. 우리 인간들의 역사에 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수렵채취 생활에서 직접 곡물을 재배하며 가축을 기르는 농촌 생활로 접어든 후에는 물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다고 한다. 농업 문명에 물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4대 강 유역에서 고대문명이 발생되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빙하시대에는 지금의 사하라 사막이 물이 풍부한 초원이었다는 사실이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된 동굴 벽화에서 밝혀졌다. 빙하시대가 끝나고 건조하여 지면서 이집트의 나일 강과 메소포타미아의 유프라테스 강 및 티그리스 강 유역에서 최초로 농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에서도 물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물은 이렇게 인간의 생활에 필수적이지만 한편으로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무서운 존재이기도 하였다. 나일 강의 홍수는 비교적 온화하고 비옥한 땅을 만들어 주지만(나일 강 상류에 아스완댐과 아스완하이댐이 건설된 후에는 홍수는 사라졌지만 동시에 비옥한 땅도 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전해진다) 메소포타미아의 홍수는 국지적이기는 하지만 일순간에 모든 것을 없애 버리기도 한다. 이 사실이 오늘날까지 길가매시 서사시와 노아의 홍수의 형태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한편 중국의 황하도 유프라테스 강이나 티그리스 강에 못지않은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전설에 의하면 우가 9년 동안이나 노력하여 겨우 홍수를 막아내었고 그 공으로 왕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홍수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댐건설로 수력발전이 가능하게 되었고 홍수 조절 등의 여러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며 또한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졌다는 것은 이로운 점이지만 단점도 있다. 자신이 태어난 강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산란하여야하는 연어들이 댐을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따라서 산란하지 못하고 죽는 수가 많다는 것이 방영된 적이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대책으로 댐 주위에 연어를 위한 물길을 새로 만들어 연어가 오를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인위적인 댐건설로 인하여 생태계가 받게 될 영향에 대해서는 장기간 신중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선택을 하여야 하게 될 것이다. 생태계가 조금 파괴되더라도 다목적 댐을 건설하는 편이 좋으냐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좋으냐 하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을 하여야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인간이 지구에서 사라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은 문명이전의 모습으로 다시 복원된다는 사실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건설하는 문제로 논란이 생기고 반대하는 국민 여론에 밀려 지금은 수면 아래로 잠복한 상태이긴 하지만 정치권에서 또 다시 이슈로 삼을지도 모른다. 대운하를 이용하여 물자를 수송한다는 것이 아주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부산에서 서울로 대운하를 이용하여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서는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여야 하는데 필요한 경비는 차지하더라도 정부 계획안대로 조령터널을 만든다면 이에 수반되는 환경훼손 및 생태계 파괴는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시행되면 안 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도 수자원이 부족해지기 시작하였으므로 대운하 대신 물을 다스릴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