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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 중소기업특별위원장을 지낸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결국 반대세력의 논리를 더 강화시켜주고 갈등을 더 첨예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자신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자살은 반대한다"면서 "어른답게 정면 돌파를 할 수는 없었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염 전 시장은 13일 오전, 매주 월요일 아침에 자신의 '자작시'와 시에 대한 감상을 지인들에게 보내는 '염홍철의 월요일 아침편지'를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를 맞아'라는 제목의 시를 배포했다.

 

그는 이 시에서 "지역감정 없앤다며 의정 단상에서 뛰어내리고/ 균형발전 힘겨워 청와대 싫다며 뛰어 내리려더니/ 명예 자존심 지키기 위해 봉화산에서 몸을 날렸다"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표현했다.

 

이어 "정의를 위해 희생을 딛고선 정면 돌파, 깨끗한 승부사의 뚝심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 열광하며 당신을 추종했다/ 그러나, 죽음을 참된 용기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생명의 고귀함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를 허망하게, 너무도 슬프게 만들었다/ 우리를 더 큰 고민으로 몰아넣었다/ 반대하는 사람들까지 승복하고 반성하게 하는/ 참된 용기와 더 큰 지혜는 없었던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끝으로 "앞으로 받을 고통과 여생의 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유서 남겼는데/ 많은 이 높이, 높이 외치던 '노무현 가치'와 달라/ 풀한 포기 꽃잎 하나도 안타깝고 아쉬움에 떤다"고 적었다.

 

염 전 시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시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적은 '시작후기'를 통해 "노 대통령은 당선되기 전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취임한 후 오히려 비난을 많이 받았다"면서 "5년 내내 보수언론으로부터 거의 매일 혹독한 비판을 받았고, 탄핵 때를 제외하고는 선거 때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함성으로 거의 모든 선거에서 전패를 당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싶다, 그의 죽음 앞에서 적절하지 못한 것 같고, 가볍게 쓰는 이 글의 성격상 본격적인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다만, 저는 이유가 어떠하든 자살은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분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사건이 없었다면 정치인 노무현이 꿈꾼 이상을 재기억하고 다시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생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어느 신부님은 천주교에서 자살을 가장 큰 잘못으로 여기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가족, 동료, 수족 등 다른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바쳤기 때문에' 일반 자살과는 다른 '큰사랑'이라고까지 했다"고 소개한 뒤 "그러나 그의 죽음은 결과적으로 반대세력의 논리를 더 강화시켜줬고, 갈등을 더 첨예화시킨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더욱이 새롭게 형성된 '유리한' 공간을 누가 활용할 것인가를 놓고 벌어지는 볼썽사나운 일들은 가히 코미디 수준"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희망적인' 담론을 강화시켜 준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염 전 시장은 끝으로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며 "살아서 더 대담하게, 더 큰 어른답게 정면 돌파를 할 수는 없었을까"라는 말로 글을 맺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장관급인 중소기업특별위원장에 임명됐고, 열린우리당 후보로 2006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했던 염 전 시장의 이러한 평가는 '민주당과 거리두기'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행정수도(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한나라당에 있을 수 없다면서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 그 뒤 지방선거에 대전시장으로 출마해 낙선했고, 2008년 다시 통합민주당을 탈당했다.

 

현재 무소속인 그는 자유선진당 입당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박범계 변호사 등 민주당 일부에서 그의 '복당'을 공개 거론하면서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염홍철'이라는 시민들의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염 전 시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색채를 분명히 하고, 민주당과 완전한 결별을 선언하기 위해 이 같은 '시'를 배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염 전 시장은 매주 월요일 '염홍철의 월요일 아침편지'라는 이름으로 '시'를 써 배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이러한 시를 모아 '시 낭송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시를 활용한 '사전선거운동'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태그:#염홍철, #노무현, #염홍철 탈당, #대전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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