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천포항 구항이 어항구로 지정되면서 삼천포서부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시설현대화에 기대가 매우 크다. 그러나 좁은 시설면적과 시장 내 도로이용 등 여러 가지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앞으로 어항구 주변 종합개발계획과 서부시장현대화사업에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15일 오후3시, 사천시 동서동사무소 대회의실에서는 서부시장 상인들과 어업관계자들이 수 십 명 참석한 가운데 '삼천포항(구항) 어항구 주변 종합개발계획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이 어항구 종합개발계획은 사단법인 경남혁신연구원(이사장 하정태)이 사천시로부터 4000여 만 원에 위탁 받아 수립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종합개발계획에 따르면 일단 59억 여 원을 들여 서부시장을 현대화한다. 여기에는 상가 시설 개선뿐 아니라 주차장, 진입도로, 화장실, 상하수도공사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테마거리 조성, 포토존 설치 등도 검토되었다.
경남혁신연구원 송성광 원장의 발표가 끝나자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시의원들은 연구용역보고서가 너무 부실하게 만들어졌다고 꾸짖었고, 상인들은 점포면적이 너무 좁다는 불만을 털어놨다.
이삼수 의원은 "4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보고서치고는 너무 볼 게 없다"고 비판한 뒤 수질개선을 위해 방파제 일부를 틔울 것을 주문했다. 또 "가능한 한 난전 상인들까지 배려해, 상가로 흡수할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시의원은 "그동안 줄곧 이야기되던 포토존과 야외공연장 이야기 말고 새로운 게 없다. 사업추진에 따라 많은 갈등이 예상되는데 그것을 어떻게 풀 것인지 고심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서부시장번영회와 상인협회 소속 상인들도 궁금증을 쏟아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점포면적이었다. 연구용역업체의 설명에서 "점포당 면적이 2평 정도"라고 나오자 일제히 반발했다.
한 활어 상인은 "2평이면 도마 몇 개 밖에 못 놓는다"면서 "차라리 장사를 하지 말라고 하라"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밖에 다른 상인들도 어떤 상인들까지 받아줄 것인지에 관해 궁금해 했다. 한 상인은 계획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어떻게 늘릴 것인지 방안을 내놓으라고 시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박태정 지역경제과장은 "면적을 늘리거나 상인들 중 어느 선까지 수용할 것인지 논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한 뒤 "각 분야 대표자들로 협의체를 구성한 뒤 누군가 손해를 보더라도 밀어붙여야 이 사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박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서부시장은 건물을 짓는 대신 천장만 있는 아케이드 형태로 조성한다. 그리고 시장 내 도로는 도로기능만 살리고 상인들이 점유하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어시장인 만큼 잡화류 상인들은 원칙적으로 들어올 수 없다. 그리고 상인들은 점포면적에 따른 사용료와 영업이익에 따른 세금을 내어야 한다.
연구용역업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부시장에는 338개의 점포가 있고 550명의 종사자가 그 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회에 참석한 시의원과 상인들은 한 결 같이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서부시장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어, 앞으로 갈등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연구용역업체 송성광 원장도 "민감한 문제들이 많아 이번 보고회 자료집에 일부러 뺀 부분이 많다"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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