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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빌딩 참사 현장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를 위한 추모미사가 열리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빌딩 참사 현장 앞에서 용산참사 해결 촉구를 위한 추모미사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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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와 부모가 희생자 영장 앞에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촛불을 놓고 있다.
 한 어린이와 부모가 희생자 영장 앞에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촛불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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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20일 밤 11시 30분]

"용산은 민주주의-인권-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성지"

"1월 20일 저녁 8시 영안실 앞에 선 전경들에게 '저기 안에 아버지가 있다, 한번만 보여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그랬습니다. '아버지 시신 돌려달라'고…."

고 이상림씨의 딸 이현선씨가 6개월 전과 오늘의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부들부들 떨면서 말했다. 울음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손을 들어 새까만 화염이 치솟아 올랐던 남일당 건물 맨 꼭대기층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이 꼭대기층이 아빠랑 엄마가 사시던 곳입니다. '우리 현선이 왔어? 맛있는 거 해줄까'하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오늘 아빠, 엄마의 손을 잡고 이곳에 온, 촛불을 든 아이들을 봤습니다. 그들 마음속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새 역사, 새 마음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여기 와주시는 여러분 덕에 저희는 하나도 외롭지 않습니다. 참사 반년이 되는 오늘 1년치, 2년치 눈물을 다 흘린 것 같지만 여러분들 있는 곳에 나의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장례도 치르지 못했던 반년. 20일 이날도 유족들의 흐느낌은 그치지 않았다. 이미 경찰에 가로막혀 순천향대병원 앞에서 눈물을 많이 흘렸건만 지난 반년간의 용산 현장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올 땐 유족은 물론, 그들과 함께 싸워왔던 많은 이들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남일당 빌딩 앞에 모인 1천여명의 시민, 학생들도 목소리를 높여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

공권력 투입을 결정했던 정부는 이날도 변한 것이 없었다. 경찰은 이날 밤 9시 30분이 넘어가자 "여러분은 불법 집회를 하고 있다, 집시법에 의거해 해산을 명령한다"는 방송을 연거푸 해댔다. 남일당 빌딩 앞 도로변에는 반년 전 그날처럼 진압장비를 찬 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용산 참사 반년, 오지 않길 바랐던 그날"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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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현장에서 99일간 추모 미사를 올린 이강서 신부는 오늘을 "오지 않길 바랐던 그날",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메마른 인정과 낯 두꺼운 이명박 정권의 냉담함을 잴 수 있는 척도"라 말했다.

이 신부는 하지만 "그동안 용산의 끔찍한 참사 현장은 민주주의의 수호 성지로, 훼손된 인권을 지키는 성지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곳으로 변모했다"며 "이는 고인 다섯 분이 남겨주신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에게 용산은 씻을 수 없는 수치요, 실책으로 남을 것이오, 우리에겐 모든 이를 위한 정의사회를 이루기 위한 거룩한 해방구로 남을 것"이라며 "여러분이야말로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말했다.

"용산 참사 소식을 들었을 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던" 청소년 활동가 '엠건'(19)씨는 "그동안 사람 죽여놓고 사과 한 마디 않는 '사람 같지 않은 이'들을 보며 '말이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고 지난 반년의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보며 도대체 사람이 뭔가 싶었는데, 이제 여기 모인 분들을 보며 사람이 뭔지 알겠다"고 고백했다.

"사람이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아픔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람인 것 같다."

그의 고백과 같이 용산 현장에 모인 이들은 다시 한 번 사람이길 천명했다.

용산 범대위는 "반년 전 시신을 유린한 극악무도한 정권이 또 다시 시신을 탈취했다"며 "최소한의 윤리와 양심을 저버린 패륜정권을 반드시 용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용산 범대위는 이어 "오늘 천구 의식을 경찰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지만 이번 주 내 반드시 영안실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옮길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여성위원회는 오는 21일 낮 12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용산 문제 해결 촉구 대회를 열고 용산 범대위도 오는 23일 오전 10시 시국선언을 할 계획이다.

[3신: 20일 오후 6시 50분]

경찰 끝내 행진 불허... "경찰법대로 행동했을 뿐"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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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는 도중 희생자 유가족이 경찰들 위로 올라타 항의를 하고 있다.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는 도중 희생자 유가족이 경찰들 위로 올라타 항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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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가족과 범대위는 '빈' 관조차 들고 나가지 못했다.

경찰은 '혼'만이라도 모시고 추모대회를 열겠다는 유가족의 행진을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범대위와 유족 등 400여 명은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극렬히 저항했지만 2400여 명에 육박하는 경찰은 이들을 철저히 막았다. 경찰 저지선을 뚫기 위해 저항하는 문정현 신부와 유족들의 얼굴에 캡사이신 성분이 든 최루액을 뿌리기도 했다.

경찰은 또, 이 과정에서 시민 2명을 연행했다. 시민은 순천향대학병원 곳곳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차량에 실렸다. 이 중 한 명은 자신을 '시민기자'라고 주장하며 "왜 나를 연행하는지 모르겠다, 풀어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추모대회에 참가한 대학생 이연희(22)씨는 "빈 관조차 들고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에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천구 의식'을 막아선 데 대해 "공공연히 반정부 투쟁을 예고하는데 경찰이 사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창조한국당의 유원일 의원이 대치 상황이 길어지자, 조현배 용산경찰서장을 찾아가 "경찰이 제례 형식인 천구 의식을 막는 것은 위법"이라고 항의하자 조 서장은 "장지마련 등 장례의 형식 분위기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우리 판단으론 위법이 아니다, 경찰은 경찰법에 의거해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범대위와 유가족은 이날 저녁 7시부터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에서 추모 미사 및 범국민 추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 용산참사 유가족에게 최루액 쏜 경찰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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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20일 오후 5시 15분]

고인과 유족 가로막은 경찰... "여섯달 지나도 변한 게 없다"

지난 1월 20일 순천향대병원 영안실 입구, 망루 위에서 생을 달리한 고인의 시신을 확인하러 왔던 유족들은 그들을 가로막는 경찰 앞에 절망했다. 그리고 6개월 뒤인 오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위령제를 마친 용산 범대위와 유족들은 오후 4시 15분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영안실 입구로 모였다. 그러나 빽빽히 자리잡은 경찰의 벽은 견고했다. 상복을 입은 유족들이 앞장 서 10여 명의 경찰들을 뜯어냈지만 경찰의 벽은 30여 미터 정도밖에 물러나지 않았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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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시신을 병원 밖으로 옮길 계획이 경찰들에게 무산되자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시신을 병원 밖으로 옮길 계획이 경찰들에게 무산되자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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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들이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들이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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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는 끝내 쓰러지고 말았다. 김씨는 아들의 손을 붙잡고 "억울해서 어떡하니"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흐느꼈다. 고 이성수씨의 부인 권명숙씨는 그런 그에게 "왜 자꾸 쓰러져, 일어나서 싸워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권씨의 얼굴 역시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그들과 남일당 빌딩 앞에서 함께 생활해온 문정현 신부는 아무 말 없이 손수건으로 유족들의 눈물과 땀을 닦아냈다.

김태현 용산 범대위 상황실장은 "반년 전에도 경찰은 이렇게 유족들을 막았다, 우리가 고인의 시신을 옮겨 시청 앞 광장에 영안실을 차리려는 것은 그 분들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김 상황실장은 이어, "고인의 시신을 명예롭고 온전하게 옮기지 못한다면 저들은 유족이, 범대위가, 진보세력이 시신을 탈취했다고 떠들 것이다"며 "오늘은 일단 혼만이라도 남일당 빌딩으로 모셔가 대회를 치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혼만이라도 모시고 추모대회를 진행하겠다던 유족의 뜻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후 5시 현재 범대위와 유족이 빈 관과 영정 사진을 들고 경찰과 대치 중이다.

[1신: 20일 오후 4시 10분]

유족 "시신 안고 청와대로" - 경찰 "불법집회"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마친뒤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영안실로 향하자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위령제를 마친뒤 시신을 운구하기 위해 영안실로 향하자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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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시신을 병원 밖으로 옮길 계획이 경찰들에게 무산되자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는 도중 희생자 유가족이 경찰들에게 발로 차며 항의를 하고 있다.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시신을 병원 밖으로 옮길 계획이 경찰들에게 무산되자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는 도중 희생자 유가족이 경찰들에게 발로 차며 항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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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이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자 경찰들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최루액을 분사하고 있다.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이 시신을 담지 않고 목관만 모시고 병원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하자 경찰들이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최루액을 분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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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 영안실 앞에서 경찰들이 시신의 운구를 저지하기 위해 원천봉쇄하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 영안실 앞에서 경찰들이 시신의 운구를 저지하기 위해 원천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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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유족들이 반 년 동안 흘린 것은 눈물이요, 쌓은 것은 분노요, 버린 것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다. 용산을 기억해달라. 거기 망루 위에는 사람이 있었고, 여기엔 장례를 치르지 못한 시신과 그 유족들이 있다." (홍성만 용산범국민대책위 대변인)

용산 참사 반 년을 맞은 20일 오후, 고인들 시신이 있는 순천향대병원에 긴장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족과 용산범대위는 반 년이 될 때까지 사과는커녕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조차 않는 정부에 대해 "시신을 안고 청와대까지 나아가겠다"며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고, 경찰은 순천향대 병원 바깥은 물론, 고인들 시신이 있는 영안실 안쪽까지 배치돼 이들을 막아서고 있다.

사실상 장례식장을 중심으로 원천봉쇄된 상황이지만 용산범대위와 유족들은 이날 오후 2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 우리의 존재를 무시하고 있는 대통령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영안실을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길 것이다, 청와대로 향할 것이다"고 투쟁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사과 ▲희생자 명예회복 및 유가족에 대한 배상·보상 등 대책 제시 ▲서울시와 용산구청의 용산철거민 생계 및 이주대책 마련 ▲용산 참사 수사기록 3천 쪽 공개 및 구속자 석방 등을 요구했다. 

용산범대위와 유족들은 일단 오후 3시에 예정된 위령제를 끝낸 뒤 천구(遷柩 : 시신을 담은 관을 밖으로 옮김)를 거행할 예정이다. 시신을 실은 운구차와 유족·범대위는 우선 용산 참사 현장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추모미사와 추모대회를 한 뒤 서울시청 광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위령제를 준비하려고 하자 경찰이 병원 주위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위령제를 준비하려고 하자 경찰이 병원 주위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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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범대위 "경찰이 시신 탈취... 장례식장 비용 및 시신인도서 절차 인정 못해"

경찰은 검찰의 시신인도서 없이 진행될 천구 의식에 대해 '불법 집회'라고 판단하고 순천향대병원 인근에만 30개 중대의 경찰병력을 배치한 상태다. 병원 측 역시 현재 4억여 원에 달하는 장례식장 비용 미지급 등을 우려하며 천구 의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용산 범대위는 시신인도 절차에 대해서 "검찰이 시신을 탈취하여 유가족의 동의 없이 강제부검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순천향대병원에 안치했다고 판단한다"며 "검찰에게 시신인도서를 받아야 한다는 그런 절차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장례식장 비용 역시, "참사를 초래하고 시신을 탈취·유기한 정부당국이 부담해야 한다"며 "장례비용을 빌미로 천구를 방해한다면 이것은 시신마저 볼모로 잡고 흥정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용산범대위는 이어, "천구는 집시법 관리 대상이 아닌 제례의식"이라며 "천구 행렬이 경찰 병력에 가로막혀 병원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만 범대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만일 경찰이 천구 행렬을 막는다면 대표자 회의를 통해 다시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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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망루에는 사람이 있었다... 지금 청와대에는 동물이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희생자 시신을 서울광장으로 옮길 계획을 밝힌뒤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용산참사 발생 6개월째를 맞는 20일 오후 시신이 안치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병원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희생자 시신을 서울광장으로 옮길 계획을 밝힌뒤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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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치·종교계,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인사들이 모여 용산 참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를 맹렬히 비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6개월 전 망루에는 사람이 있고 지금 청와대에는 동물만 있다"며 "사람이라면 이렇게까지 진상 규명 대신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용산 참사를 해결하지 않고 민생,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용산 참사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부가 먼저 장례식을 치를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이곳에 오는 동안 쌍용차 노조의 정책부장 부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용산의 다섯 분과 전직 대통령, 노조 간부의 부인까지 얼마나 많이 이 정권에서 죽어야 하냐"고 한탄했다.

조 의원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정부다"며 "우리도 상주가 돼 같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씨는 이런 이들에게 "감사하다, 함께 해주시라"고 답했다.

전씨는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이대로는 장례를 지낼 수 없다"는 제목의 유가족 입장문을 통해 "반 년을 넘길 수 없다고, 마지막 각오로 싸우겠다고 입장을 밝힌 1주일여 동안 우리 유가족들은 시간이 멈춰 버리기를 바랐는데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너무도 억울해서 대통령의 사과 없이는 장례를 못 치르겠다"며 "서울광장에 시민분향소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이명박 정부, 오세훈 서울시장, 박장규 용산구청장, 그리고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하는지를 알려내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성스런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 기자입니다.



태그:#용산 범대위 , #용산 참사, #철거민, #시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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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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