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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
▲ 노송 목신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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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마을굿이 행해지는 곳에는 '당산' 또는 '당산나무'라 불리는 신성한 나무가 있고, 그 아래는 돌 제단이 있다. 당산나무는 부락 제당의 기원 전설을 가지고 있고, 대개 남성과 여성으로 쌍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해서 할머니 당산, 할아버지 당산이라고 부른다. 당산 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이고, 신령이 내려오는 장소이다.

당산
▲ 운촌 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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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촌 당산은 홀로 마을을 일군 과부 할매 당산

해운대구 우 1동 소재 운촌 당산은 약 1700년에 건립되었다. 당사에는 검은 칠을 한 나무판에 '당산신령위'라고 흰 글씨가 쓰인 위패가 모셔져 있다. 당사 아랫편에는 제단, 주위는 블록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담장안에는 노송(당산) 한그루 있다.

제의 날짜는 음력 1월 14일, 10월 5일 자정이다. 거릿대장군, 산신제, 당산제 순으로 제를 지내고 제주는 정월 5일경 무당을 불러 손대잡이를 해서 지명한다. 거릿대장군제는 자정 전에 지내고 그후 윗편 당사에서 산신제 당산제를 지낸다.

이 마을 골매기 할매는 기촌 때 과부로서 홀로 살면서 마을을 일으킨 할매로 좌정시켰다고 한다. 할아버지 당산이 없어 쓸쓸해 보이는 운촌 (우 1동)마을은 해운대에서 역사가 오래된 마을이다.

당산
▲ 운촌 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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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수욕장에 피서 인파가 40만 명이 몰려들었다는 어제, 나는 바다를 등지고 장산의 간비오산 봉수대를 올랐다. 생각해 보니 해수욕해본지 몇 십 년이 된 거 같다. 나는 이상하게 바다를 좋아하면서 해수욕하길 싫어하고 더울수록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다에서 나온 거북이처럼 산을 느릿느릿 걸어올라는 것을 좋아한다.

모두들 바쁘게 빠르게 외치며 살아가는 세상 한가운데서 나는 자꾸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원하는 듯 아무도 찾지 않은 옛 봉수대 위에 올라와 마음의 횃불을 든다.

가는 길
▲ 간비오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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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같았으면 불을 꺼뜨려 곤장이 백대였겠다...
▲ 간비오산 봉수대 옛날 같았으면 불을 꺼뜨려 곤장이 백대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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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불이 꺼지면 수령은 곤장 80 대

간비오산 봉수대는 고려말부터 조선 고종 31년(1894)폐쇄시까지 약 700년 동안 해운포 일대의 왜적을 감시한 곳이다. 서쪽으로 황령산 봉수대와 동쪽으로 기장 남산 봉수대와 연락하는 경상좌도 간봉의 기점으로 경상좌도 수군절사영이 관장하였다.

봉수는 일명 '봉화'라고 하는데, 현대적인 통신수단이 발달되기 전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를 신호로 변경지역의 안위를, 중앙 또는 군기지에 알리는 군사적 통신수단이었다. 현재의 봉수대는 1976년 10월 1일 새로이 축조된 것으로 화강석 지름 11m, 높이1.2m의 규모로 원형 축대를 쌓고 중간에 계단을 설치하였으며 상단에 오르면 중앙에 지름이 2m, 높이60m인 연조 1구가 설치되어있다.

봉수로는, 간비오산-황령산 계명봉(기장남산-이길)-안동-광주-서울 남산으로 전달되었다고 한다. 봉수방법은 평상시 1거(낮 1연), 적이 나타나면 2거, 적접근 3거-작전시 4거, 적상륙, 5거, 근무 인원은 도별장 1명, 별장 6명, 감고 2명, 봉군 100명으로 운영되었다고 한다. 감고는 조선시대 봉화간을 감시하던 관원을 이른다. 조선시대의 봉화는 국가의 비상사태를, 가장 빨리 알릴 수 있는 중요 통신 수단이여서 엄격하게 관리 되었다고 한다.

전체 5개의 노선에 각 4명씩 배치되어 2명이 1조가 되어 순회하면서 불이 꺼져서 통신이 두절되지 않도록 감시하였다고 한다. 만약 불이 꺼지면 해당 수령은 장(杖) 80대, 감고는 장 100대의 벌을 받았다고 한다. 지방에서는 오장이 서울에서는 오원이 맡았으며, 봉화대마다 2명의 감고가 배정되어 10일간식 교대하였다고 한다.

광안대교가 한눈에
▲ 여기서는 광안대교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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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칸나, 여름의 화신
▲ 산위에서 만난 칸나, 여름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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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 장산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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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에 오면 시간을 잊는다. 물소리에 시간을 잊고 바람 소리에 시간을 잊고 새 소리에 시간을 잊는다. 장산은 내게 시간을 잊게 하는 공간이다. 장마로 인해 물이 불어나서 마른 계곡에 콸콸콸 쏟아지는 물소리에 나를 잊는다.

나를 잊고 먼 먼 시원의 시간 속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무 한짐 지고 내려오는 전생의 나무꾼을 만나, 등지게 내려 놓고 잠시 물속에 탁족을 즐기고, 콸콸 흐르는 물은 쉬지 않고  세상 속으로 흘러 흘러간다.

소리
▲ 물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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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사 알지도 못하고 향적사 찾아가다
구름 깊은 곳에 들었네
고목 속으로 길은 사라졌는데
어디선가 종소리 들려 오네
개울물은 괴이한 돌부리에 울리고
햇빛은 소나무에 차갑게 빛나고 있네
해질녘 고요한 연못가에 앉아
선정에 들어 번뇌를 잠재우리
<향적사에 들러>-'왕유'

어디서나 장산은 폭포
▲ 물이 많아 어디서나 장산은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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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피서지는 없어...
▲ 여기보다 좋은 피서지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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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봉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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