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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의 성격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충청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7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정부여당이 세종시의 기능과 성격을 '행정도시'가 아닌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변경하려는 '대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라는 것.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린 <경향신문>은 "행정기관 이전 만으로는 인구 50만 명의 명품도시가 될 수 없으며, 자족도시로 만들려면 기업이나 연구기능이 옮겨가야 한다, 따라서 지난 5월말 대안을 마련, 이전기관 변경고시를 통해 이를 공론화 하려고 했으나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부의 '대안'은 세종시에 국내 10대 그룹 중 한 기업의 본사를 유치하고 서울대 공과대학을 이전하는 대신, 정부부처는 기존 '9부2처2청'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정도만 이전하는 것으로 축소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이 보도되자 가장 먼저 정치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대전광역시당(위원장 선병렬)은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행복도시 축소 마각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면서 "더 이상 충청민을 우롱하고 기만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정책위의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말 가증스럽고 가소롭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의장은 "대통령이라고, 정권을 잡았다고 무엇이든 아무거나 제멋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고 어리석은 짓"이라며 "이제 불과 임기 3년밖에 안 남은 대통령과 정권이 이와 같이 역사와 국민을 상대로 헛된 장난질을 한다면, 이는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독약을 털어 넣는 꼴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또 "세종시는 이미 국민적 합의를 마쳤고, 또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을 제정하여 현재까지 집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합의와 법, 약속을 무시하고 세종시를 축소, 변질시키려는 잔꼼수를 부리려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충청권 단체 "천인공로할 일, 원안대로 추진하라"

 

충청권 시민·사회단체들도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대전과 충남·북 단체 및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수도권규제완화철회와 행정도시정상추진을 위한 범충청권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언론보도에 의하면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이 행정도시의 기능과 성격을 사실상 과학, 비즈니스 도시로 변경하는 대안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 한다"며 "이로써 얼마 전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폭로한 행정도시 이전 정부 핵심기관의 축소 용역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이명박표 세종시' 건설의 포부를 밝히면서 세계적인 명품도시를 건설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으나, 이명박 정권 출범 2년 동안 세종시법은 국회에서 자고 있고, 정부이전기관 변경고시는 정부의 직무유기에 의해 이전기관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등 세종시는 정상적인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명품도시는 커녕 짝퉁도시라도 건설할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행정도시 건설은 연기ㆍ공주지역의 지역숙원사업이 아니며 지방민의 생존권을 담보할 국가균형발전의 정수이자 이명박 정권의 지방정책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가늠자"라면서 "세종시 축소음모를 거두고 원안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지난 3일 대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권력의 핵심부를 중심으로 세종시 정부 이전 기관을 어떻게 하면 축소할 것인지를 연구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다음 날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가 세종시 이전기관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정부는 세종시로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 축소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었다.


태그:#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 성격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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