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깊은 나무들의 수난에 발을 동동 구르다해운대 AID 주공 아파트 철거작업이 시작되면서, 이 아파트에 아름다운 숲을 이루웠던 나무들이 사정없이 아파트 철거반의 전기톱에 의해 베어졌다. 지난 7월 15일경이었다.
부산 해운대 중 2동 소재의 AID주공 아파트는 부산에서는 최초의 대단지 아파트촌인 셈이다. 그동안 주민들이 자식처럼 가꾸어온 아파트 단지 나무들이다. 그러나 아파트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이 많은 나무들은 임자가 없는 나무가 된 것이다. 그래도 동네 주민들은 아파트가 철거 되어도 자연 경관이 수려했던 벚나무들은 어디론가 옮겨질 것을 바랬던 것이다. 그런데 아파트 철거반에 의해 사정없이 베어지는 벚나무들의 수난에 대해, 나이 많은 할머니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얘기들 한다.
아파트 철거로 인동 주민들의 시내 버스 이용의 불만도 이만저만 아니다더구나 AID 주공 아파트 단지 안의 버스 정류장을 이용해야 하는 인동 주민들은 철거반들이 가로등마저 소등해 버려, 이 길을 꼭 이용해야만 시내 버스와 마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정말 불편이 이만 저만이 아니라고 애로 등을 토로한다.
또한 아파트 재개발이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더미에 파리 모기가 들끓고 악취 또한 여름철이라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 아파트 재개발 건축위원회의 밀고 당기는 싸움으로, 오래 방치된 아파트에서 얼마전에는 신원불명의 시구가 나왔는데, 밤이면 가로등마저 없어서 이 아파트 단지 안의 도로를 이용해야만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주변의 주민들은 철거 아파트 도로를 지다다니는 시내 버스노선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곳의 아파트 단지는 오래전에 지어진 관계로 요즘 짓는 신축 아파트와 달리 아파트 공간의 평수는 작지만 공동주거 공간의 정원과 산책공간 등 숲이 너무 넓고 자연환경이 좋았다. 히말리야시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동백나무, 참나무 등이 숲을 이루어 웠던 AID 아파트의 아름다운 숲이 아파트 철거 작업으로 대수난를 겪고 있다. 그런데도 행정 관할 기관에서는 아무런 제지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옛부터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았다. 이러한 신성한 나무에 대한 개념에서 나무를 베니 피가 솟았다던지, 나무를 베는 자에게는 재앙이 닥치거나, 나무를 베는 자들을 잡아가는 도깨비가 있다는 설 등이 있다.
아파트 자리보다 숲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 했던 해운대 주공 AID아파트, 이제 봄이면 벚꽃 나무들이 벚꽃 폭포를 이루웠던 숲은 베어지고, 곧 고층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도 아름다운 숲이 없는 아파트는 도시의 사막과 다름 없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