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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3일 밤 9시 20분]

 

석방된 유씨 "기쁩니다"... 도라산사무소 통과해 서울로

 

137일간 북한에 억류돼 있던 유성진씨가 밤 9시 12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를 쓰고 다소 긴장한 모습의 유씨는 "기쁩니다.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주신 정부 당국과 현대아산, 국민 여러분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유씨는 '체포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사무소를 떠났다. 그는 바로 서울로 이동해 건강검진을 받은 뒤 정보당국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유씨는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저녁 8시 30분께 군사분계선을 넘었으며, 이어 저녁 8시 45분께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통일부 "정부 차원의 사과나 대가 지불 없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밤 9시 30분 브리핑에서 "북측은 출입국사업부에서 자기 측 조사결과를 낭독한 뒤 추방형식으로 우리 측에 신병을 인계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북간 통행·체류 합의서 규정(10조 2항)에 따라 유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추방하는 형식을 택한 것이다.

 

북측이 낭독했다는 '조사결과' 내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 조사결과라는 것은 유씨가 장기간 억류된 상태에서 북측이 일방적으로 조사한 결과라는 것을 감안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또 "남북출입사무소에 대기하고 있던 우리 측 의사가 유씨에 대한 간단한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건강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씨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밀검사를 한 뒤 관계당국이 유씨의 억류와 관련된 제반사항에 대해 필요한 확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이 신병인수 때 유감 표명"

 

그는 정부가 유씨의 석방을 위해 북측에 사과나 유감의사를 전달했는지, 또 대가를 지불한 게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한 것은 없었다"면서 "다만 현대아산 측이 오늘 유씨 신병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북한당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유성진씨가 억류된 직후부터 다양한 채널을 모두 활용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고, 현대도 사업자로서 나름대로의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모든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서 오늘 석방이 이뤄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현정은 면담 성사 여부는 확인 안 돼

 

천 대변인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면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체류일정 연기를 알려온 뒤로는 연락이 없었으며, 현대 측도 그의 동정에 대해 파악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연락은 평양에서 해온 것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김정일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의 송도원 청년야외극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전했다. 현지지도 시점은 밝히지 않았으나 12일이나 13일 오전일 것으로 추정돼 김 위원장이 현 회장을 원산으로 불러서 만날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1신 보강 : 13일 오후 6시 7분]

 

지난 3월 30일부터 북한에 억류돼 있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가 13일 석방됐다. 억류된 지 137일만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오늘 오후 5시 10분쯤 현대아산측이 유씨의 신병을 인수했고, 5시 20분에 유씨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로 왔다"면서 "오후 7시쯤에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오늘 오전 개성에 들어갔던)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유씨와 함께 귀환할 것으로 안다"면서 "출입사무소에서는 간단한 소감만 밝힌 뒤 서울로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로 온 뒤 유씨는 현대아산병원으로 옮겨져 건강 검진을 받을 예정이며 이후 정보당국의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북한은 개성공단 숙소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유씨를 자신들의 "정치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을 책동했다"는 이유로 숙소에서 연행해 갔다.

 

북한은 그 뒤 5월 1일 개성공단 감독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하 총국) 대변인을 통해 유씨가 "(북한) 체제를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해당 법에 저촉되는 엄중한 행위를 감행했다. 해당 기관에서는 현재 조사를 계속 심화하고 있다"고 했고, 이어 같은 달 15일 대남통지문에서 "현대아산 직원의 모자를 쓰고 들어와 우리를 반대하는 불순한 적대행위를 일삼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자"라고 주장했었다.

 

정부는 북한에 대한 조속한 석방과 접견권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잘 있다"고만 답해왔었다.

 

그러다 결국, 현대아산이 속해 있는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이 해결사로 나서  그의 석방을 이뤄낸 것이다.


#현대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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