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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였다. 김 전 대통령은 폐렴으로 입원한 37일 동안 수차례의 고비를 넘기며 잘 버텨왔던 터라 갑작스런 서거가 놀랍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김 전 대통령의 투병기간 내내 언론에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보도를 내보냈다. 특이한 사건들이 8월 초 중순 집중해 발생했다. 8월 10일 김영삼 전 대통령, 11일 이명박 대통령, 14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그리고 여권 주요 정치인들의 문병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입원중인 김대중 대통령을 문병온 인사들.
입원중인 김대중 대통령을 문병온 인사들. ⓒ 권우성, 남소연

 

끝없던 문병 행렬, 그들의 말은 진심이었나?

 

이명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한 자리에서 "반세기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지도자다. 평생 동안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고비를 넘기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도를 했고,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은 과거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선구자였다. 어서 빨리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바랐다.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의원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5년간 훌륭한 치적을 많이 남기셨다.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신 분"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국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대다수 언론에서도 전현직 정치인들의 문병 행렬에 주목했고 화해의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보수 언론의 선봉 조선일보조차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병상을 찾아 쾌유를 기원하고, 전직 대통령측 가족이 이에 고마움을 표한 것은 그래도 우리 정치의 어딘가에는 아직 사람의 숨결들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은 갑작스런 정치인들의 문병 행렬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왜 고 김 전 대통령이 비교적 건강한 시점에는 문병을 가지 않다가 7월 29일 기관 절개술을 받은 이후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게 된 이후 방문하기 시작했느냐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갑작스런 전현직 정치인들의 문병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확신이 있지 않고서야 이루어지기 힘들어 보인다.

 

병세의 경과에 대한 언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지난 2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1일 고 김 전 대통령의 서거 가능성에 대비해 세브란스병원 측과 장례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1일 현재 김 전 대통령의 폐기능이 크게 떨어져 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이 복합장기부전(multiple organ failure) 상태에 빠져 의료진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 김대중 전 대통령 위중)

 

 18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 시민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근조'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지나가려 하자 경찰들이 막고서서 저지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 시민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근조'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지나가려 하자 경찰들이 막고서서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진실된 조문 정국이 되려면

 

전현직 정치인들의 문병 행렬은 겉으로 보기에는 참 따뜻하게 보인다. 그러나 당시의 문병 행렬이 진실성이 있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진실성의 판단은 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지난 5월 23일 이후 3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국상을 치르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당시 보여줬던 정부의 태도에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실망이 또 다시 현실화 될 것 같다.

 

이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서울광장을 막아섰던 전례가 있는 경찰은 고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18일 오후 800여 명의 경찰을 동원해 서울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주변에 경찰 병력을 배치해 시민들 출입을 통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경찰, 서울광장 봉쇄하고 'DJ 서거' 대자보 찢어)

 

정부는 고인이 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조문에 대해서도 두려워하는 모양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토록 신속하게 서울광장과 덕수궁 대한문을 차단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약 일주일 전 문병을 다녀와 각종 미사여구로 김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던 대통령과 여권의 관계자들은 그들의 말이 진심이었음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에게 고인의 조문을 위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고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민주화'라는 큰 유산을 남겼다. 그리고 최근까지 그가 남긴 민주화가 후퇴하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를 나타내었다. 많은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때와 같이 김 전 대통령의 조문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정부와 여권에서 진실로 고인이 되신 김 전 대통령을 조문한다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문 행렬을 막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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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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