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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죽을 만큼 보고 싶어요"

 

▲ 청파의 큰 누님 영민 하시던날 늘 울타리처럼 의지하고 존경하던 큰 누님께서 내 발로 병원에 검사 받으러 가셨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은 영민의 길을 떠나셨습니다.
ⓒ 윤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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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몇 일전 통화할 때까지도 정정하시던 누님께서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가셨다가 

손자, 손녀 아이들과 함께하는 집으로 돌아오시지 못하고 

영어의 몸이 되시어 영안실로 돌아오시다니요? 

 

이 어인 광풍!

이 어인 비보란 말입니까?

삼촌에게 누님의 위급함을 알리는 전화를 하여

누님의 임종 임박 소식을  전하는 순일이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명색이 동생이란 사람이

누님께서 위급하시다는 비보를 듣고도

그 어떤 도움도 드릴 수 없는 무능함에

너무도 기가 막혀 얼마나 목 놓아 울었는지 모릅니다.  

 

6.25때 피난 나와 꽃다운 18세 나이에

매형을 만나 두 분의 강인하신 불굴의 의지로

그 어려운 생활고 이겨 내시기 위하여

자라목이 되도록 그 무거운 짐 보따리이고 다니시며  

 

이 동네 저 동네 행상을 하시며

오늘의 행복한 가정을 일구셨는데…….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오직 자식들 생각하는 마음으로

벌써 매형 돌아가신 지 30여 년 세월을  

 

일편단심 근검절약 정신과 마음으로

안 먹고 안 쓰시고 더욱 절약하여

보란 듯이 누님의 힘으로 오늘을 일구어 놓으시고

이제야 맘 편안히 자식들 도움 없이도  

 

누님 평생 풍족하리만큼 이뤄 놓으셨는데

그 영화 누리시지도 못하시고

그 무슨 가실 길이 그리도 바쁘시다고

내 발로 걸어가  

 

 

가족은 물론 의사들과 의사소통까지 하시고

검사를 받으시다

한마디 말도 못하시고 떠나시다니요?

부모님 슬하에 6남매(4남 2녀) 중 두 분 형님들 먼저 여의고  

 

이제 오직 손 위 한 분 큰 누님을

부모님처럼, 울타리처럼, 의지하며 든든한 마음으로 살았는데

누님 어떻게 이동생에게 말 한마디 귀띔도 전해주지 않으시고

그 힘든 고행길이 말없이 홀연히 떠나시다니요? 

 

 

 

하늘도 무심하고

천지신명도 무심하시고

부처님도 무심하시고

다들 너무너무 무심 합니다.  

 

누님!

하늘나라 떠나신 지 이제 나흘 되었는데....

벌써 이렇게 누님이 하늘망큼 땅 망큼

"죽도록 보고" 싶습니다

 

누님

이제 우리 어떻게 해요

부모님도 안 계시고

누님 형님들도 안 계시면  

 

6남매중 내가

부모님, 누님, 형님들 몫까지 다 챙겨서

우리 가정과 누님의 조카들을 돌보아야 한다니요?

누님 부탁합니다.  

 

 

꼭 일주일 정도만

먼저 하늘나라에 살고 계신 매형 만나

30여 년간 못다 하신 이야기 다 나누시고

얼릉 다시 돌아 와 주세요  

 

누님…….

누님 안 계신 이 세상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중심이 되지를 않습니다.  

 

누님 꼭 한 주일만 계시다

꼭 돌아와 주세요 네…….

죽도록 보고 싶습니다.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2009년 8월 25일 새벽 

동생 도균 올림

 


#큰 누님 #영민하소서 #화장을 모셨어요 #발인제#고히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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