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암울한 한국적 교육환경의 현실을  돌이켜 보게도 되는 책이다
암울한 한국적 교육환경의 현실을 돌이켜 보게도 되는 책이다 ⓒ 홍경석

대한민국은 자원이 부족한 대표적인 국가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나라는

세계사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코리아는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외국서 차관을 들여오고

식량지원까지 받아야 했던, 그야말로 내세울 것 하나 없던 변방의 초라한 국가였다.

 

그랬던 우리가 5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세계

10위권 경제교역국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가 아닌

'모든 길은 교육으로 통한다'는 국민적 정서와

공감대가 확실히 뿌리내린 때문의 귀결이었다.

 

그렇긴 하더라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로 말미암아 교육에도 균형의 틀이 깨지고 있다.

 

즉 소위 잘 나가는 부모를 둔 집의 자제들은 한 달에만

수백만 원씩이나 들어가는 사교육까지 받지만

당장의 끼니 걱정이 급선무인 가난한 집 자제들은

동네의 학원에조차 가지 못하는 심각한 교육적 불균형의

수레바퀴에 올라 타 있는 형국이라는 얘기다.

 

주지하듯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고 직업에도 귀천이 없다'는 얘길 곧잘 한다.

하지만 현실은 과연 그럴까?

 

우선 차별화된 학력과 좋은 사회경제적인 배경을 갖춘

이른바 '인생등급'이 높은 사람들은 이 사회의 주류(主流)로 행세한다.

그들은 대로를 활보하면서 때론 수십, 수백억 원을 부당으로

해 먹다 법에 걸려도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낸다.

 

반면 먹고살기 어려워 좀도둑 수준의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그러나 가혹하다싶을 만치의 중벌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러하기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여전히 철옹성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잘 사는 사람들은 사채를 쓸 턱이 없다.

 

그렇지만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은 제도금융권에서부터

냉대를 받는 까닭으로 살인적인 고리(高利)임을 알면서도 사채시장을 찾는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며 초상이다.

 

인도에는 여전히 '카스트'라는 신분제도가 존속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엔 어떤 '신분제도'가

실재하는가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

 

<대한민국 인생등급>(스포니 김 & 권혜진 共著/ 신원문화사 刊)에선

이에 대한 정의로 우선 '천부적인 인생등급'을 꼽았다.

 

이는 태어나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등급인데

부모가 이른바 엘리트 그룹이라고 한다면

그 자식들도 그러한 범주를 좇을 개연성이 대단히 농후하다는 거다.

 

이어선 '1차 인생등급'이 있는데 이는 대학입시 결과에 따른 등급이다.

고로 해마다 수능이 있는 날엔 지금도 나라 전체가

얼추 아수라장의 현상에서 벗어나질 못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음으론 '2차 인생등급'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 시기는

대학을 졸업한 뒤 직업선택에 따른 등급이 매겨진다는 것이다.

누군 '신의 직장'에 다니는 반면 누군 비정규직으로

전전긍긍하는 사례가 이같은 주장의 뚜렷한 반증이라 하겠다.

 

끝으론 '3차 인생등급'이 있는데 이건 사회생활에서

업무수행 능력에 따른 등급의 부과라는 것이다.

헌데 천부적 인생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3번의 인생등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력'은 약방의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하기에 오늘도 학생을 둔 부모는 남보다 공부를 잘 하라고

닦달을 하고 경제적 지원과 희생까지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소위 명문대를 나온 이와

속칭 '가방끈이 짧은' 이의 비교는 1,000미터 달리기에 있어

전자는 이미 100미터나 앞에서 출발하는 형국이다.

 

예를 들자면 경찰대를 나온 이와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가 바로 이같은 케이스라 하겠다.

그러므로 후자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를 따라잡을 방법이 없다.

 

이걸 알기에 이 땅의 국민들은 하나같이 자기 자녀만큼은

좋은 대학을 나와 이 사회의 주류로 살게끔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한국 교육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은 이 책에서

저자는 현실적으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는

자녀의 학력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비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가르쳐준다.

그 노하우는 비록 경제적으론 유복하지 못 할지라도

아이가 어려서부터 '교육은 왜 반드시 필요한가!' 라는 사실을

 

자기경험담(예컨대 나는 못 배워서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산다는 따위의 이실직고 등)으로라도 반드시 일러주라는 것이다.

 

아울러 자녀에게 올바른 성취동기의 확립과 병행하여

평소 독서를 생활화하는 습관의 고착까지를 넌지시 일러준다.

 

올해도 각자의 '인생등급을 결정짓는' 대입수능이 저벅저벅 다가오고 있다.

비단 수험생뿐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도 책을

펼쳐들게 되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게 이 책이다.

 

누구라서 소나 돼지처럼 등급을 매기는 저울에 오르려 하겠는가?

그러나 엄연한 사실은 대한민국에선 지금 이 시간에도

개개인에 대한 등급을 매기고 아울러 그에 따른 서열과

이익, 그리고 불이익의 줄 세우기가 무시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의 고찰이다.

 

하여 이 책을 접하고 나면 나의 현재 인생등급은 겨우 이 정도인가? 라는

자문자답과 함께 여전히 암울한 한국적 교육환경의 현실을

돌이켜 보게도 되기에 개운한 느낌은 없다는 것이 또한 이 책의 어떤 단점(?)이다.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대한민국 인생등급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스포니 김.권혜진 지음, 신원문화사(2009)


#서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이 기자의 최신기사[사진] 단오엔 역시 씨름이죠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