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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시안)  9월 3일자 교과부 보도자료로 오른쪽은 붙임자료입니다.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시안) 9월 3일자 교과부 보도자료로 오른쪽은 붙임자료입니다. ⓒ 이부영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9월 3일자로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로 교실수업 중심의 학교문화를 조성한다'는 세 쪽짜리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도자료에는 39쪽짜리 붙임문서 '학교교육 내실화를 위한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시안)'이 딸려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발표하자마자, 각 매체들은 일제히 다음과 같은 제목의 뉴스를 쏟아냈더군요.

 

수업 못하는 교사 설 자리 확 좁아진다.(연합뉴스)

수업 못하는 교사 강제 연수 퇴출(MBC)

'수업 못하는 교사' 6개월간 따로 연수(경향신문)

실력없는 교사 설 자리 좁아진다.(서울신문)

교원임용 때 '수업 능력' 평가 확대-2010년부터 배점 높여… 실력없는 교사 6개월 장기 연수(한국일보)

교과부 '우수 교사 인증제' 추진(KBS)

신규교사 임용 '수업실력' 당락 좌우한다.-수업전문성에 역점, 이르면 2011년부터 해당배점상향 조정키로(노컷뉴스)

교원평가 나쁜 교사 장기 연수 받는다.(국민일보)

교과부 학교간 경쟁 '채찍질'-내년부터 학교별 차등성과급제, 공개 수업 등 성적 나쁜 교사 연수 받아야(한겨레신문)

수업 못하는 교사 설 자리 확 좁아진다.(조선일보)(중앙일보)

교원평가 통해 학교별 성과급 추진(동아일보)

 

각 매체가 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교육과학기술부(아래부터 '교과부')에서 발표한 중요 핵심은 모든 교사들을 '수업 잘 하는(잘 가르치는) 교사'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따라오는 말은 '국가경쟁력 강화'이고요.

 

이번에 발표한 자료는 확정된 내용이 아닌 '시안'입니다. 그런데 교과부는 이 '시안'을  확정된 내용처럼 발표하고 있고, 각 매체 역시 교과부가 발표한 내용을 확정된 것처럼 그대로 친절하게 전국민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과부 발표자료를 살펴보고 현장교사로서 참으로 답답하기만 합니다.

 

'토론회 시안'이라면서 '확정'은 뭔가요?

 

보도자료 제목 뽑은 것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로 교실수업 중심의 학교문화를 조성한다.

- 교과부,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 방안 토론회 시안> 발표

- 자문협의회, 교육현장 의견수렴, 설명회 등을 거쳐 확정 

 

부제에 '교과부, <교사의 수업 전문성 제고 방안 토론회 시안> 발표'라고 되어 있는데, 그렇다면 이 시안은 '토론회를 위한' 문건이라는 얘기가 아닌가요? 그러니까 이 시안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앞으로 토론을 거쳐 '확정할' '시안'이라는 얘기인데, 발표 문건 어디에도 이 시안을 가지고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토론회'를 개최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제목에만 '토론회'라는 말을 넣고, 본문에는 '토론회'라는 말이 그만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그러면서 두 번째 부제 '자문 협의회, 교육 현장 의견 수렴, 설명회 등을 거쳐 확정'이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이번에 발표한 내용들이 '확정'된 것 같은 느낌을 주게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이번 시안을 그동안 '자문 협의회, 교육 현장 의견 수렴, 설명회 등을 거쳐' 만들었다는 말인데, 이럴 때 '확정'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말 그대로 '시안'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의견수렴해서 어떤 방법으로 확정을 할지에 대한 방안이 나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습니다.

 

내용을 보고 궁금해서 현장교사라고 밝히면서 교과부 관계자에게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더니,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분은 '그건 시안이지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는 말만 해 줍니다.

 

이번에 발표한 자료가 교과부 발표 대로 국민들과 '토론회'를 많이 거쳐서 좋은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그야말로 '시안'이기를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교과부가 9월 3일자로 발표한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 방안(시안)' 내용을 보고, 28년 현장교사가 든 생각을  다섯번에 나누어서 써 보려고 합니다. 이글은 첫번째 글입니다.


#교사수업전문성제고방안#초등교육#교과부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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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독립한 프리랜서 초등교사. 일놀이공부연구소 대표, 경기마을교육공동체 일놀이공부꿈의학교장, 서울특별시교육청 시민감사관(학사), 교육연구자, 농부, 작가, 강사. 단독저서, '서울형혁신학교 이야기' 외 열세 권, 공저 '혁신학교, 한국 교육의 미래를 열다.'외 이십여 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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