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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3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의 '세종시 수정 발언'이 충청지역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자유선진당은 물론, 민주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도 정 내정자를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병석, 홍재형, 오제세, 노영민, 이시종, 변재일, 김종률, 양승조 의원 등 8명의 충청권 국회의원들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충청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충청지역을 볼모로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고향(세종시)을 팔아 총리직을 구한 정운찬 내정자는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정운찬 내정자의 총리 지명은 심대평 총리카드로 세종시 무산을 획책하던 이명박 정부가 차선책으로 충청권 출신 총리라는 것을 내세워 세종시 무산음모에 대한 충청권 반대를 무마하려는 술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 내정자를 향해 "어제의 발언 내용을 번복, 세종시 원안추진을 다시 밝히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스스로 사퇴하라"면서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준에 반대는 물론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충청도 출신의 한 경제학자를 이용하여 충청도민과 균형발전을 염원하는 국민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을 중단하고, 세종시 원안 추진을 실행에 옮기라"고 촉구했다.

 

심대평 총리 카드 불발 이후 내홍을 겪고 있는 자유선진당은 더욱 분노하는 분위기다.

 

특히, 청와대가 세종시 축소·변질을 위해 '심대평 총리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자유선진당의 반대에 막히자 이번에는 정 내정자를 내세워 노골적으로 세종시 축소·변질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당5역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정 내정자는 결코 경제적 효용만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깊은 내용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경제적 효용론을 운운하며 원안 추진이 어렵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내정자 신분으로서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사전에 세종시 문제에 관해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거나 그것이 아니라면 매우 경박한 사람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충청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충청인 출신이라는 인사를 기용했는지 모르나 오히려 충청인을 분노케 하고 좌절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찬 원내대표도 "정 내정자의 발언은 대단히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면서 "우리는 정운찬 총리 지명자가 한 말은 개인 의견이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과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확신한다, 이명박 정권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포기하고 싶은 속내를 정운찬 지명자 입을 통해서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정책위의장은 더욱 강경한 발언을 쏟아 냈다. 그는 정 내정자를 '트랜스포머', '변신의 귀재'라고 칭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축소·변질을 위해 정 내정자를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장은 또 정운찬 내정자에게 "어떻게 총리지명 발표가 나자마자 이미 있는 법과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겠다고 천명할 수 있느냐"면서 "스스로 총리로서의 자격에 중대 결함이 있음을 인정하고, 과거 자신의 행적을 살펴보면서 패가망신하지 말고 후보를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정 내정자는 지난 3일 청와대의 개각 명단이 발표된 직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는 아주 효율적인 플랜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사업이 많이 진행되어 원점으로 돌리기 어렵고, 동시에 원안대로 다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부분적으로는 하되, 대신 충청도 주민들이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수정해서 여러 가지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운찬#세종시#박병석#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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