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형(부평갑) 국회의원이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만나 '가칭 일신중학교 신설'을 건의했음에도 인천시교육청이 신설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시교육청이 일신중학교 신설을 대체하기 위해 부흥중학교 이전을 추진해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신중학교 신설은 부평구의 지역 간 중학교 수용시설 불균형을 완화하고 부개1동·일신동 지역 학생의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005년 추진됐다. 부개3동에는 부흥·부광·구산중학교가 밀집돼있는 반면, 일신동과 부개1동에는 중학교가 없어 이 지역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추진이 중단됐다. 매년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규모의 학생들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라 일신중학교 신설 계획은 유보된 상태다.
이에 부개1동·일신동 주민들은 중학교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중학교 신설을 추진해왔으며, 조진형 의원과 지역 시의원 등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개·일신동 지역주민 민원 해결 방안 협의회'에 참석해 함께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가칭 일신중학교 신설 부지보다 인근 지역 초등학교 1곳을 향후 개발지역으로 이전한 후 인근의 다른 중학교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학생 감소로 인해 신설보다는 이전 재배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흥중과 인근 6개 초교 학부모 '반발'
이를 위해 인천북부교육청은 9월 부개·일신동 지역 4개 초등학교와 부흥중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부흥중학교 이전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부흥중학교 학부모들과 부흥중학교로 진학시켜야 하는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부광ㆍ부내ㆍ개흥ㆍ부일ㆍ구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부흥중학교를 이전할 경우 자녀들의 원거리 통학이 우려된다며, 이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부개3동에 위치하고 있는 부흥중학교가 가칭 일신중학교 신설 부지 또는 일신동 지역 초등학교 이전부지로 이전될 경우 부개3동에 사는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에 따른 불편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북부교육청은 일신중학교 신설 관련 '부개ㆍ일신동 지역주민 민원 해결 방안 2차 협의회'를 다음 달 7일 개최할 예정이다. 1차 협의회에는 참석 대상이 아니었던 부흥중학교 학교장과 운영위원장이 추가로 참석키로 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부흥중학교 이전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북부교육청 관계자는 "여러 안을 놓고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신설ㆍ이전ㆍ폐기 등 다양한 방안 중에서 부흥중학교 이전이 거론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흥중학교 이귀선 운영위원장은 23일 <부평신문>과 전화통화에서 "미래에 부흥중으로 진학시켜야하는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절대적으로 부흥중학교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1차 협의회 내용도 모른 체 일방적으로 2차 협의회에 참석하라는 통보만 받은 상태로, 부흥중학교 학부모들도 절대적으로 학교 이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며, "이전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부흥중 이전에 대한 대응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흥중학교 이전을 추진했다는 소문에 휩싸인 조진형 의원실도 시교육청의 부흥중학교 이전 검토에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에도 불구, 오랫동안 교육기회 균등에서 소외된 이 지역에 학교를 신설해야한다는 입장은 여전하다"면서, "부흥중학교 이전이 왜 검토됐는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문제의 본질은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교육청이 교육행정이 편중됐다는 것을 시인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홍영표(부평을) 의원실도 부흥중학교 이전 재배치에 대해 교육청에 항의하며 이를 검토하게 된 배경 등 각종 자료를 요청했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부개동과 일신동 지역의 민원이 해결돼야하는 것은 맞지만, 그 지역 민원 해결을 위해 부개3동을 비롯한 부흥중학교 주변에 민원을 야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교육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며,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원거리 통학생이 생기는 부흥중학교 이전 재배치에 분명히 반대한다"면서 "현 협의회가 특정지역에 편중된 인사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 부흥중학교 재배치가 논의되기 위해서는 이 지역 학부모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흥중 학부모 76%, 이전 반대 교육청이 이달 초에 부흥중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학교 지역 간 균형배치를 위한 설문조사' 결과, 76%가 부흥중학교 이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교육청이 부흥중학교 이전을 기정사실처럼 가정해 설문지 작성, 부개초등학교를 비롯한 부개․일신 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해 물의를 사고 있다.
교육청은 설문조사에서 부흥중학교를 일신초등학교 또는 부개초등학교로 이전하는 2가지 안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1ㆍ2안 모두에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부교육청 관계자는 "의견 수렴을 하기 위해 가정에서 받은 설문지일 뿐"이라며, "부평동중학교, 부평여자중학교와는 다르게 부흥중학교는 남녀공학이기 때문에 이전이 검토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