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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의 초전공원. 기대했던 가시연은 끝내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다소 철 지난 느낌의 수련 한 송이가 홀로 피었습니다. 가시연과 수련 사이의 마른 연잎 대가 예쁜 표정을 짓고 있네요.
 경남 사천의 초전공원. 기대했던 가시연은 끝내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다소 철 지난 느낌의 수련 한 송이가 홀로 피었습니다. 가시연과 수련 사이의 마른 연잎 대가 예쁜 표정을 짓고 있네요.
ⓒ 강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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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쭈글쭈글 거친 데다 표면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은, 마치 갑옷 보는 느낌을 갖게 하는 이 독특한 식물을 우리는 '가시연'이라 부릅니다.

성질이 아주 까다롭고 예민해서 환경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환경부는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지요.

이렇게 귀한 가시연이 경남 사천시 사남면에 있는 작은 연못, 초전공원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해 사천시가 수생식물을 보강하는 등 공원을 새롭게 꾸미더니 올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 같군요.

가시연잎 옆에 있는 꽃대가 어쩌면 꽃을 피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가시연잎 옆에 있는 꽃대가 어쩌면 꽃을 피울 것 같기도 합니다만...
ⓒ 하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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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해라 아직 힘이 달리는 걸까요? 아니면 지난여름이 덜 더웠던 탓일까요? 초전공원을 여러 번 찾았지만 기대했던 가시연꽃은 볼 수 없었습니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꽃대 여러 개가 물에 잠겨 있어 '뒤늦게라도 꽃을 피우려나?' 하고 내심 기대했는데, 오늘(7일) 아침 그 기대를 접었습니다. 그나마 보이던 꽃대들도 날씨가 차가워지고 수온이 내려간 탓인지 힘을 잃고 흐느적거렸습니다.

가시 돋힌 연잎 위에 몸 색깔을 바꾸고 있는 개구리 한 마리.
 가시 돋힌 연잎 위에 몸 색깔을 바꾸고 있는 개구리 한 마리.
ⓒ 강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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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아침, 가시연잎엔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말해주듯 보호색을 바꿔 입는 개구리 한 마리가 다소곳이 앉았습니다. 앞으로 공기가 차질수록 저 개구리의 몸 색깔은 더욱 흙빛으로 바뀌겠지요. 이것 또한 자연의 순리인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꽃을 피웠던 각종 연(蓮)은 힘을 잃었고,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 가시연만 아쉬운 듯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에 꽃을 피웠던 각종 연(蓮)은 힘을 잃었고,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 가시연만 아쉬운 듯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강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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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시연꽃을 보지 못한 아쉬운 내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했을까요? 멀리 수련 한 송이가 곱게 피어 있습니다.

'다른 수련들은 벌써 꽃을 피우고 졌는데, 홀로 왜 늦었을까?' 잠시 이런 생각에 잠겼는데, 꽃 옆에 시든 꽃대 하나가 물과 함께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묘하게 수련과 가시연을 이어주는 듯 보입니다. 아니, 어쩌면 인간을 향한...?

9월중순만 해도 초전공원엔 생명력이 넘쳤지요.
 9월중순만 해도 초전공원엔 생명력이 넘쳤지요.
ⓒ 강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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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가시연도 수련의 한 종류라지요.

둘이서 사이좋게 지내다가, 내년에는 더 크고 넓은 잎을 자랑하는 가시연과 아름다운 수련 꽃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물론 초전공원에 있는 다른 여러 연꽃들도 함께 말입니다.

초전공원 옆 논에는 벼가 잘 익었습니다.
 초전공원 옆 논에는 벼가 잘 익었습니다.
ⓒ 강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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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연꽃, #초전공원,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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