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는 (사)광주연구소와 함께 광주광역시의 협조를 받아 경제위기를 기술경쟁력으로 극복해가는 지역 중소기업을 발굴, 보도합니다. 이번에 소개될 광주지역 우수 중소기업은 모두 30개 업체입니다. [편집자말]
광산업부품 생산업체인 링크라인I&C의 제조 현장. 2007년 노동부로부터 CLEAN 사업장으로 지정 받았다.
▲ 링크라인 I&C 광산업부품 생산업체인 링크라인I&C의 제조 현장. 2007년 노동부로부터 CLEAN 사업장으로 지정 받았다.
ⓒ 차광석

관련사진보기


2천만의 대출과 '벌어서 갚겠다'는 계약만으로 창업

기술과 인력, 자본은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이지만 중소기업은 이런 요건들이 열악하기 때문에 항상 위험부담을 가지고 운영될 수밖에 없다.

광통신 부품을 생산하는 링크라인I&C(대표 김상기)도 여느 중소기업과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외형을 키우는 허세보다는 R&D를 통해 제품에 내실을 갖추고 단계적 성장이라는 전략으로 5년 만에 인력과 매출을 20배로 늘렸다.

링크라인I&C는 대학에서 광정보통신을 가르치던 김상기 대표와 제자 2명의 의기투합으로 대학의 창업보육센터에서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2천만 원의 대출과 '벌어서 갚겠다'는 계약만으로 기계를 가져와서 창업을 했다.

창업 당시는 IT산업의 거품과 함께 광산업도 침체기를 겪고 난 후 조금씩 회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는 선발 업체들 중 큰 파고를 이겨냈던 나름의 생존전략을 가진 건실한 기업들만 남아 있다는 점에서 링크라인I&C와 같은 신생 기업들에겐 불리한 상황이었다.

또다른 불리한 조건은 그들이 광커넥터를 국내 굴지의 네트워크 회사에 납품을 시작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중국 제품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리게 된 국내기업들 모두가 맞이한 어려움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링크라인I&C의 방법은 제품의 신뢰성과 품질 향상이었다. 김상기 대표는 당시를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품질은 일본에 밀리고 가격은 중국을 따라가기 힘든 샌드위치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중국과 일본)둘 중 하나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틈새를 파고드는 즉, 좋은 품질을 저가에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하고자 노력을 했고 그 길만이 살길이라 믿었다"고 설명했다.

링크라인I&C 전경
▲ 링크라인I&C 전경 링크라인I&C 전경
ⓒ 링크라인I&C 제공

관련사진보기


'특수 커넥터, 광전 복합케이블, OLED'... 새로운 영역으로 매출 증대

링크라인I&C는 이런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 제품을 공인받아 기존 거래처에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고 신제품 개발을 통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었다.

첫 제품 출시 6개월만인 2005년 1월에 ISO 9001 인증을 얻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K-Mark, 한국광기술원의 KOLAS 인증을 받았는데 이런 결과들이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외국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범용 광커넥터만을 생산해왔던 것을 회전형 광커넥터 등의 '특수 커넥터'와 광신호와 전기신호를 동시에 전달하는 '광전 복합케이블' 등 보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제품들을 출시했다. 이는 범용 커넥터가 IT산업과 광산업의 호황으로 수요가 늘어나긴 했지만 그만큼 생산업체도 늘어나 시장이 많이 나눠졌기 때문이었다.

특수커넥터가 선박, 의료, 군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납품되면서 회사는 인원과 매출에서 발전을 거듭했지만, 김상기 대표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사업영역을 OLED분야로 확대시켰다.

김 대표는 이런 선택에 대해 "그 전까지의 생산품과의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인력중심 생산이 아니라 적은 인원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또한 나의 대학 전공분야라 그 미래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품개발은 매출로 이어졌다. 2004년 첫 해 매출이 2억7천만 원이였는데 2008년에는 45억을 넘어 20배에 가까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70억 원의 목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성장세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유망기업으로 인정을 받았고 또 그런 인정은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여 매출에 영양을 주었다.

2007년에는 광주광역시로부터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됐고, 2008년에는 우수창업중소기업을 인정받아 지식경제부장관상과 광주무역인상 수상, 2009년에는 또다시 광주시로부터 자랑스런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했다.

"양주를 마시며 하는 영업은 공대 출신에겐 안 맞는 일"

링크라인I&C는 어리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정도로 젊은 직원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 점 또한 회사의 강점이 되고 있다. 김상기 대표는 "영업을 위한 접대라면서 비싼 양주를 마시는 영업 방식은 공대 출신에겐 안 맞는 일"이라며 "나를 믿고 따르는 어린 직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매일 아침 밀걸레를 들고 청소하는 것이 더 마음 편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CEO의 성실성에 대해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이 지역 제조업 대표들과 만남의 자리에서 '1등 품질, 2등 가격, 3등 생활을 하라'고 주문을 하였는데 크게 공감이 됐다고 한다. 그는 이어 "어떤 기업을 보면 1등 품질보단 1등 생활로 허세를 부리거나 1등 가격으로 거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 데 이런 기업은 반드시 실패하게 마련이다"면서 "위기는 외부에서 밀려오지만 대응은 내부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기 대표는 앞으로의 광산업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IT는 5년 이상을 내다 봐서는 안 된다는 통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보다 5년은 더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본다. 근거는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IT는 피할 수도 비껴갈 수도 없는 반드시 진행되는 산업이며, 아직 해외에는 무궁무진한 수요처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그는 또 "국내에선 우리 IT의 발전 정도를 못 느끼지만 해외를 한 발만 나가 보더라도 왜 한국이 IT강국이라 하는지 알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에는 모든 인프라가 채워지고 있지만 해외는 이제 개척의 단계라서 우리의 앞선 기술과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기 대표는 자기의 전문분야에 빠져 산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면서 출근하는 시간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주말시간을 오히려 즐겨 일한다고 한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링크라인I&C는 광산업을 즐기고 있다. 그들이 언젠가 찾아 올 새로운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된다.


태그:#링크라인, #김상기, #광산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