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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사장으로 선임된 곽덕훈 한국교육학술원 원장.
EBS 사장으로 선임된 곽덕훈 한국교육학술원 원장. ⓒ 한국교육학술원 캡처

방송통신위원회가 새 EBS 사장으로 곽덕훈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을 선임했다.

그동안 곽 원장의 사장 선임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EBS 노동조합이 투쟁을 예고하는 등 EBS가 적지 않은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14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1개월 가까이 미뤄온 사장 선임을 단행했다. 그동안 떠돌던 '곽덕훈 내정설'이 맞았다. 방통위는 곽덕훈 원장을 EBS 사장으로 결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지부는 지금까지 '곽 원장 반대'를 분명히 해 왔다. 이유는 곽 원장이 부적격인 인사라는 점이다. 곽 원장은 EBS 사장 공모 당시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사장 후보자들을 면접하는 일종의 심사관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1차 사장 공모에 적격 인사가 없자, 2차 공모에 곽 원장이 직접 참여했다. 심사관이 응시자가 된 것이다.

노조 "도덕성에 하자" - 곽덕훈 원장 "큰 틀에서 긍정적으로 봐달라"

이와 관련 곽 원장은 방통위 결정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부 구성원 등을 비롯한 사람들이 공모 문제 등을 이유로 나를 반대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절차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당사자로서 말하기 곤란하지만, 국가교육이라는 큰 틀 속에서 긍정적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곽 원장은 "EBS 전체 가족들의 협력과 도움을 받기 위해 성실하게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며 "나는 지금까지 평생 교육계에 있으면서 누구에게 군림하려고 했던 적이 없다. 서로 평등한 파트너로서 마음을 열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향후 계획과 관련 곽 원장은 "IT 전공을 했고 평생 교육과 방송의 접목을 고민했던 사람으로서 학생, 교사, 학부모 등 모든 교육 주체들에게 보탬이 되는 교육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EBS 노조와 외부의 반응은 차갑다.

정영홍 언론노조 EBS 지부장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심사위원이었던 사람이 어떻게 사장 공모에 나설 수 있는지, 도덕성과 형평성 등에 큰 하자가 있다"며 "14일 오후 노조 대의원 대회와 전체회의에서 결정되는 대로 곽 사장 반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EBS 지부는 "방통위는 곽 원장의 사장 임명 강행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부적격, 몰염치한 인사를 임명해서 지난 실책을 덮고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면, EBS는 결코 해결방법이 없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언론노조도 12일 서울 세종로 방통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십년 간의 노하우를 가진 EBS를 도덕성과 경영능력 모두가 부족한 사장 예정자가 망치려 하고 있다"며 "방통위의 학원방송화 시도로 EBS의 공공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내정 철회를 주장했다.

민주당 "곽덕훈은 '공모'의 탈을 쓴 정권의 낙하산"

민주당 역시 반대를 분명히 했다. 전병헌 의원 등 민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곽덕훈 EBS 사장 선임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14일 오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국회와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외면하고 기습적으로 사장 선임을 강행했다"며 "곽덕훈씨는 EBS 사장 1차 공모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다 2차 공모에 본인이 직접 후보로 나서 사장으로 선임된 것으로 이는 시험 출제관이 자신이 직접 시험을 치르고 1등을 한 꼴"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 "방통위는 1차 사장 후보자의 면접 과정에서 배점표도 작성하지 않는 등 비정상적인 공모 절차를 거쳤고, 2차 공모에서는 비공개 면접을 진행했는데 결국 곽 원장을 내정하기 위한 사전 공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권의 의중을 실은 인사를 허울 좋은 '공모'의 탈을 씌워 낙하산으로 내보낸 것"이라며 "곽덕훈씨는 스스로 EBS 사장으로서 자격 없음을 인정하고, 이춘호 이사장과 함께 퇴진하는 것이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들어 YTN, KBS 등 방송계에서는 늘 사장 선임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EBS 역시 그 연장선에서 논란의 지속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구성원들의 타협과 협력으로 갈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논란 지속'으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곽덕훈#EBS#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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