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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한국전쟁 전후 1500~2000여 명이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마산지역 민간인 학살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한다.

마산유족회는 16일 오후 마산종합운동장 안 올림픽기념관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제59주기 제2차 마산지역 합동위령제 및 추모식"을 여는데, 이날 국방부장관 명의의 공식사과문이 발표된다.

 마산유족회는 16일 오후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에서 합동위령제를 연다. 사진은 위령제 자료집 표지.
마산유족회는 16일 오후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에서 합동위령제를 연다. 사진은 위령제 자료집 표지. ⓒ 마산유족회
마산유족회 노치수 회장은 "엊그제 국방부장관 이름으로 된 글이 왔는데, 제목은 추도사로 되어 있다"면서 "국방부 차원에서 유감 표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39사단 강재곤 중령이 국방부장관의 추도사를 대신 낭독할 예정이다.

국방부가 추도사를 낸 것은 지난 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가 '부산경남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진실화해위는 "1950년 7월 5일부터 9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국군과 경찰, 형무관들에 의해 마산형무소 재소자와 예비검속된 보도연맹원 등 최소한 717명이 인근 산골짜기에서 총살되거나 구산면 원전 앞바다에서 집단수장됐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희생자 중 358명의 구체적인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마산형무소 재소자들이 국가권력에 의해 불법적으로 살해되었다"면서 "화해와 명예회복, 위령사업"을 권고했다.

마산유족회는 당시 마산에서 1500~2000명이 희생됐다고 보고 있다. 당시 희생자들은 마산 앞바다에 수장되었는데, 일부 시신이 육지 쪽으로 떠밀려 왔다. 증언에 의하면, 현재 마산 구산면 안녕마을~옥계마을 사이 야산에 29기, 구산면 남포~심리 사이 야산에 9기가 묻혀 있다.

마산유족회는 자료를 통해 "이승만 정권은 전시라는 혼란을 틈타 자신의 영구집권에 방해가 될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할 목적으로 마산에서 2000여 명의 민간인을 구산면 원전 앞바다인 '괭이바다'에서 수장, 학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령제는 학살사건이 일어난 지 59년만에, 1960년 한 차례 열렸다가 단절된 뒤 두 번째 열리는 것이다.

마산유족회는 학살사건이 일어난 지 10년 뒤인 1960년 4.19혁명 직후 유족회를 만들었고, 그해 10월 16일 첫 위령제를 지냈다. 그런데 5·16쿠데타 세력은 유족회를 강제해산시키고 간부들을 구속시켰으며, 유족들이 어렵게 찾아 안장한 합동묘를 파헤쳐 유해마저 없애버리는 부관참시까지 자행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국가권력에 의해 입도 벙긋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침묵을 강요당했던 것이다. 진실화해위의 결정이 나온 뒤 유족들은 모임 결성을 논의했고, 지난 6월 마산유족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마산유족회는 첫 위령제가 열린 날(10월 16일)에 맞춰 제2회 합동위령제를 열기로 한 것. 이번 위령제에서는 국방부가 향토사단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마산 출신 이주영·안홍준 국회의원, 황철곤 마산시장과 노판식 마산시의회 의장의 추도사도 낭독된다.

또 진실화해위에 의해 학살 사실이 입증된 희생자의 명단과 유족들의 증언으로 취합된 희생자 등 모두 405명의 명단도 발표될 예정이며, 이들의 신위는 모두 제단 위에 게시된다.

이날 위령제는 서봉석 전 산청군의원의 사회로 진행되고, 영상상영에 이어 전통살풀이춤 공연에 이어 개제의식이 열린다. 불교와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의 종교의례가 이어지고, 추모식이 거행된다. 추모시 낭송(시인 원은희)에 이어 참가자들의 헌화와 분향이 열린다.


#민간인학살#마산유족회#진실화해위원회#국방부#한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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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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