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남창시장 명물 뻥튀기 아저씨
남창시장 명물 뻥튀기 아저씨 ⓒ 김찬순


'친구따라 지게 지고 장에 간다'는 말이 있다. 나는 어제(18일) 대운산 등산 가다가, 산벗들과 울주군 온양읍의 남창 시장을 기웃기웃 구경했다. 남창공설 시장은 울산시를 대표하는 전통 시장이다. 울산 중구 전통골목시장, 남구 신정상가시장, 야음체육관시장,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 북구 호계공설시장과 함께 말이다.

울산시의 6개 전통 시장 중 남창공설시장은 1916년에 개장한 시장이니 백년시장이다. 백년이 가까우니 정말 전통이 깊은 재래시장이다. 그야말로 울주군을 대표할 수 있는 가장 큰 시장이다. 이 남창 시장보다, 더 유명한 명물은 남창 시장 안의 뻥튀기 아저씨다.

사실 아저씨가 튀긴 튀밥을 사고 싶었는데, 기다리는 손님도 너무 많았다. KBS '내 고향 여섯시'에 방영된 적이 있는 남창 시장 뻥튀기 아저씨, 그런데 손님이 와도 그만 가도 그만이다. 혼자서 두대의 뻥튀기 기계 두고, 바쁘셔서 주위도 살피지 않고 장사하셨다.

남창시장 오일장 나들이
남창시장오일장 나들이 ⓒ 김찬순


남창 시장은 시장보다 저자가 어울리는 시장이다. '훈몽자회'를 보면, 저자의 뜻으로 같이 쓰이는 한자어로는, 시(市), 점(店), 부(埠), 전(廛) 등이 있다. 점은 고정 점포, 부는 배 닿는 부둣가에 있는 시장, 전은 시장 가운데의 빈터로서 저자방이라도 한다. 허시는 장시와 같은 뜻. 시와 장은 같은 뜻이지만, 문헌상으로 보면, 시대가 내려올수록, 시보다는 장이라는 말을 많이써서, 오늘 날 장보러 간다는 말로 통칭되고 있다 하겠다.

없는 게 없는 남창시장
없는 게 없는남창시장 ⓒ 김찬순


남창시장은 오일장. 어제 18일 장이 열렸으니, 5일 후에 장이 선다. 각지에서 나온 농산물과 수산물이 모여든다. 오전인데 시장은 북적북적 사람 냄새로 가득했다. 남창 시장은 난전 시장, 난전은 난장이라는 말과 함께 쓴다. 저자는 본래 어지럽지 않다는 뜻이 들어 있고, 이 저자는 질서와 무질서의 공간을 상징한다. '난장판'이라고 할 때, 장이 새로 형성되거나 장소를 옮기게 될 때에는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난장판을 수 일간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장도 보고 구경도 하기 위해 장터로 모여들므로,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난장판'이라고 이르기도 한다.

정말 옛날에는 장이 서면 볼거리가 많았다. 한편에서는 씨름, 줄다리기, 윷, 남사당패놀이, 보부상(부보상)놀이 등 펼쳐졌다. 어릴적 나는 이걸 구경하기 위해 어머니가 장에 가면 어떻게라도 따라가고 말았다. 남창 시장은 전통 시장. 그러나 내가 상상하는 약장수라던지 씨름, 줄다리기 윷, 남사당패 놀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한구석에서 간지런하게 신발전 아저씨가 신발을 챙겨 신발전 차리는 모습을 한참 구경했다. 점포가 아닌 난전이라 일일이 신발 진열대를 종이박스로 만들어 진열하는 모습 뭔가 나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이 도회지가 아니고 시골이라는 것을 실감케 하는, 할머니들이 신고 다니는 유행 없는 슬리퍼 그리고 할아버지들이 편한게 신을 수 있는, 멋보다는 오래 신을 수 있을 것 같은 구두 등 각양각색 중국산 신발들도 많았다.

남창 시장 좌판 신발들은 유행이 달라요.
남창 시장좌판 신발들은 유행이 달라요. ⓒ 김찬순

남창시장 오일장
남창시장오일장 ⓒ 김찬순


남창시장은 울산에서 장을 보러 오는 사람도 많지만 부산과도 가까워 기장, 부산에서도 시장 보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 상인 아주머니가 자랑을 한다. 정말 둘러보니 이제 막 장이 서기 시작하는데도 없는 것이 없다. 나는 꼭 살 것도 없으면서 이것 저것 가격을 물어보았다. 마트보다 분명 쌌다. 그리고 덤으로 한 개 더 준다는 삶은 고구마를 한 봉지 샀다.

금방 삶아 낸 따끈따끈한 고구마는, 남창 시장 사람들의 훈훈한 인정 같았다. 등산 가는 길이라 산벗들은 다음 장에 와서 이것 저것 다 둘러보고 장도 보자고 약속하며 북새통을 이루는 장을 빠져나왔다. 뻥- 튀기는 소리를 뒤로 한 채….

없는 게 없는 남창 시장
없는 게없는 남창 시장 ⓒ 김찬순

남창 시장
남창시장 ⓒ 김찬순


#남창시장#뻥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