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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estscape-IV
Forestscape-IV ⓒ 김종평

 Forestscape-IV
Forestscape-IV ⓒ 김종평

 

사진은 현실을 정확하게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도 하지만, 사진기를 작동하기에 따라서는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현실을 표상하기도 한다. 즉 사진기가 생산한 이미지가 반드시 현실 그 자체를 정확하게 모방한 결과물은 아닌 것이다. 인간의 육안으로 느끼는 현실보다도 정확하게 현실을 모방해서 시각화하기도 하지만, 추상화와 같이 불분명하게 현실을 복제하기도 하는 것이 사진이다.

 

김종평은 나무를 표현대상으로 선택해서 카메라로 재현하는데, 극사실적으로 시각화하지 않는다. 얼핏 보면 수채화나 유화와 같이 흐릿하고 모호하게 형상화하여 관람객들의 시각을 어지럽힌다. 그리고 작가가 시각화한 결과물들은 정적이기보다는 역동적이다.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외형을 보여주고 있어 마치 작가가 살아온 인생살이를 반영하는 듯하다.

 

 Forestscape-IV
Forestscape-IV ⓒ 김종평

 

 Forestscape-IV
Forestscape-IV ⓒ 김종평

 

작가가 느린 셔터속도를 선택하여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셔터를 눌렀기 때문에 동적인 결과물이 생산된 것이다. 그 결과 작품 한 장 한 장이 빛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고, 컬러도 묘하게 혼합되어서 우리의 지각이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무엇인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없는 결과물이지만, 밝음과 어두움이 어우러져서 형태미가 발생하여 새로운 조형이 생성되었다. 카메라렌즈와 카메라메커니즘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생성되는 이미지로 느껴지는 최종 생산물이다.

 

작가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을 생산한 것과 같은 표현방식으로 이미지를 생산하여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일회적이지 않고 긴 호흡으로 작품을 제작하여 회를 거듭할수록 깊이감을 더 해주고 있다. 현란함과 고요함 그리고 중후함과 가벼움이 작품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어우러져서 관객들의 정서를 동요시키는 결과물이 생산 되었는데, 시각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초월하여 사유적인 결과물을 생산한 것이다.

 

작가가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표현방식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진지한 태도로 대상에 접근하여 이미지를 재구성하여 생산한 최종 생산물이다. 그래서 보는 이들의 정신적인 영역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서 진지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작가가 표현대상을 다루는 데 있어서 표피적이지 않고 진중하게 접근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진예술의 또 다른 세계를 환기시켜주는 전시이다.

덧붙이는 글 | 2009. 10. 21(수)-27(화) 갤러리 나우 


#나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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