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총리 면담을 요구하며 총리실로 향하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총리 면담을 요구하며 총리실로 향하자 경찰들이 이를 막고 있다. ⓒ 유성호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총리실 면담은 길고 힘들었다.

27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시간 30분을 길에서 버틴 다음에야 이재영 총리실 행정정책과장을 만날 수 있었다.

정부종합청사도 아닌 광화문 인근 레스토랑에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함께 기자회견을 연 뒤, 유가족 면담을 기다리던 류주형·홍석만 대변인 등 용산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철거민 8명은 관악경찰서로 연행됐다.

유가족과 마주앉은 이재영 과장은 "(총리실이) 유가족과의 면담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11월 안에 정운찬 총리와의 면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유가족 측 요구에 대해 "총리께 보고한 뒤 답변하겠다"고 검토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후 면담은 유가족 개개인이 아닌 전체 유가족과 함께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유가족들과 범대위는 정부 차원의 사과와 철거민 생계대책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보상금 부분에 협상을 집중하고 있다.

총리실 "유가족 면담 거부한 것은 아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어렵게 성사된 이날 면담에서 유가족들과 범대위는 이재영 과장과 약 1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구체적인 협상 의제를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 마련을 위한 첫 만남이었다.

면담에 참석한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오늘 면담 과정에서 보듯 총리실은 여전히 적극적 대화 의지가 부족하다"면서도 "그러나 어렵게 성사된 만큼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후 소통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과장은 기자들에게 "총리실에서 전담자를 정해서 유가족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각 부처에 전달하기로 했지만 협상 주체는 정부 당사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당사자 협상이 구체적으로 없다"면서 "(유가족과 범대위가) 동일한 주장을 하면서 면담만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 주장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들은 총리실 측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유가족들과 더 이상 면담하지 않겠다. 범대위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에서 "공직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한다던 총리가 취임 후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던 유가족들을 기만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눈물이나 보이지 말지, 약속이나 하지 말지, 왜 그랬냐"고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동안 두 차례 총리실 정책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던 김영덕씨(고 양회성씨 부인)는 "국감 때문에 몹시 바쁘니 그 뒤 유가족들과 면담하고 해결하겠다"는 말만 들었고, 그 뒤 아직까지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꼭 들어서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태연 상황실장은 "정운찬 총리가 추석(지난 3일) 현장 방문에서나 유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는 유가족을 곧 만날 것처럼 말하고 언론보도를 통해서는 더 이상 만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말한다"면서 "오늘 면담을 통해 진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그동안의 방문이나 전화통화에서는 총리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듣기만 했을 뿐 유가족과 범대위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면담 기다리던 범대위 활동가들 8명 연행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 유성호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 유성호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정 총리 면담을 요구하자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는 이유로 참가자들을 강제연행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오전 11시 30분 유가족들과 김태연 상황실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청사 정문 앞으로 향했다. 김 실장은 기자회견을 끝내기 직전 "농성하러 온 것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범대위 대표자나 기자들은 이 자리에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채 5m도 못 가 경찰 100여 명에 가로막혔다. 경찰들이 유가족을 둘러쌌고, "미신고 불법집회를 하고 있으니 즉시 해산하라"는 세 차례 경고방송 이후 오전 11시 50분께 주변 인도에 있던 범대위 관계자들을 연행했다.

연행이 끝난 뒤에야 현장에 나타난 이재영 과장은 "전화 주시고 와야 한다"고 말했고, 김태연 실장은 "오전까지 면담 요구에 대한 총리실측 답변이 없었다"면서 "가만히 있는 사람들을 왜 연행하냐. 적국과도 협상할 때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결국 양측은 연행자들을 최대한 빨리 석방하도록 선처하기로 합의한 뒤 낮 12시 20분께 근처 레스토랑에서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용산 유가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