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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의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는 조선 5현 가운데 한사람으로 예(禮)의 본질과 의의, 내용의 옳고 그름을 탐구하던 유학의 한 분야인 예학을 태두인 사계 김장생 선생과 그의 아들이며 예학의 대가였던 신독재 김집 선생의 생가 터를 알리는 작은 표지석이 보인다.
  
시립미술관 입구의 김장생, 김집 선생 생가 터 표식 작은 표식이 이쁘다
시립미술관 입구의 김장생, 김집 선생 생가 터 표식작은 표식이 이쁘다 ⓒ 김수종

길을 앞으로 더 전진하여 정동제일교회로 간다. 1885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세워진 감리교회다. 미국인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가 자신의 사택에서 조선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것이 교회의 시초가 된다.
          
정동제일교회  헨리 아펜젤러의 흉상
정동제일교회 헨리 아펜젤러의 흉상 ⓒ 김수종

특히 교회 내부의 벧엘예배당은 1897년에 건축된 한국 최초의 서양식 개신교 건물로 사적 제256호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 최초의 파이프 오르간도 1918년에 이곳에 봉헌되었으며, 성가대는 한국 개신교 음악 문화를 선도했다.

또한 1887년에 설립된 정동부인병원은 한국 최초의 어린이와 부녀자 전용 병원이다. 정동교회의 초대 담임목사는 아펜젤러가 맡았고, 1902년에 제4대 담임목사로 최병헌이 부임하면서 한국인이 당회장을 맡게 되었다.
                   
정동제일교회의 벧엘예배당 벧엘예배당, 최초의 서양식 예배당이다.
정동제일교회의 벧엘예배당벧엘예배당, 최초의 서양식 예배당이다. ⓒ 김수종

제5대 현순, 제6대 손정도, 제7대 이필주 담임목사는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독립운동가들이다. 1919년에는 담임목사 이필주와 전도사 박동완이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하면서 3·1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3·1 만세운동에 참가했다가 체포되어 옥사한 이화학당의 학생이었던 유관순 열사도 신자였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정동교회는 미국식 기독교의 초기 전파지였으며, 교육과 독립운동에도 주도적 역할을 한 성전이기도 했다.
                  
정동극장 정동의 문화예술명소
정동극장정동의 문화예술명소 ⓒ 김수종

정동교회 앞에는 정동극장이 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복원한다는 기치 하에 1995년에 건립되었다. 전통예술의 발전과 보급, 생활 속의 문화운동 전개, 청소년 문화의 육성이라는 세 가지 지표 아래 다양한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있으며, 주변의 다른 문화공간과 함께하는 도심 속 문화관광 명소다.
                
남도 추어탕 집 아주 유명한 식당이다
남도 추어탕 집아주 유명한 식당이다 ⓒ 김수종

그 위쪽으로 올라가면 골목 안에 너무 유명해 많이 기다려야하는 추어탕 집이 있고, 그 옆에 2008년 등록문화재 제402호로 지정된 구 신아일보사 별관이 나온다. 1930년대에 지하1층, 지상2층으로 건축된 철근콘크리트 건물이다. 외벽은 상하이에서 가져온 붉은 벽돌로 쌓은 것이다. 신문사 별관으로 사용되면서 1975년에 지상4층으로 증축되었다.

원래 구한말 관세청사로 쓰였고, 조선 최초의 서양인 외교고문이었던 독일인 묄렌도르프의 사무실도 이곳에 있었다. 그 뒤 미국기업 싱어미싱사의 한국지부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1963년 신아일보사에 매각되어 별관으로 사용되었다.
                
신아일보 별관 건축사에 의미가 있는 유적이다
신아일보 별관건축사에 의미가 있는 유적이다 ⓒ 김수종

구한말 파란만장한 역사와 함께 1980년 신군부의 언론기관통폐합 조치로 언론수난현장을 대변하는 등 역사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물이다. 또한 당시 민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슬라브(Slab) 구조 및 원형철근 사용 등 일제 강점기의 건축수법이 잘 보존되어있어 근대건축사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그 앞에는 이화학당 자리인 이화여고가 보인다. 이화학당은 1886년(고종 23) 해외여성선교회에서 파견된 메리 F. 스크랜튼이 설립한 한국 최초의 사립여성교육기관이다. 
                          
이화여고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이화학당 자리에 있다
이화여고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인 이화학당 자리에 있다 ⓒ 김수종

설립 이듬해인 1887년 2월에는 고종 임금이 '이화학당'이라는 교명과 현판을 하사했다. 이는 사액서원에 비견되는 것으로서 이화학당이 국가로부터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근대식 여학교임을 의미한다.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이화학당은 점차 학제를 정비하여 1904년에는 중등과를, 1908년에는 보통과와 고등과를 신설함으로써 일관된 학제를 마련하였다. 이화학당은 1908년 5명의 제1회 중등과 졸업생을 배출했다. 
               
캐나다대사관 주한캐나다대사관
캐나다대사관주한캐나다대사관 ⓒ 김수종

이어 우측에 2~3년 전에 새롭게 신축하여 자리를 잡은 주한캐나다대사관이 보이고, 미술 특기생을 위한 중학교인 예원학교와의 사이 길을 올라가면 구 러시아 공사관이 보인다. 현재는 보수공사 중이지만 1977년 사적 제253호로 지정된 건물이다.

러시아 공사관 건물은 1885년(고종 22)에 착공되어 1890년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설계자는 러시아인 건축가 사바틴이다.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고종이 1896년 2월 1일 세자와 함께 옮겨가 이듬해 경운궁으로 환궁할 때까지 피신해 지내던 곳이다.
          
러시아공사관 현재 공사 중이다.
러시아공사관현재 공사 중이다. ⓒ 김수종

또한 아관파천 중에 친일파였던 김홍집 내각이 무너지고, 친러파 박정양 내각이 조직되는 등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의미 있는 건물이다. 한국전쟁 이후 거의 소실되었다가 70년대 탑부만 복원되어 남아있고, 그나마 공사 중이라 볼 것이 없다. 탑의 동북쪽으로 지하실이 있는데 덕수궁까지 연결되어있다.
                  
상림원 경향신문사가 시행한 상림원
상림원경향신문사가 시행한 상림원 ⓒ 김수종

공사관 아래에는 공원이, 옆에는 주차장이 있고, 그 옆에는 경향신문사가 2~3년 전에 건축 시행한 노인전문복지시설인 상림원이 있다. 중국 고대의 진, 한나라의 천자가 거닐던 정원이라는 뜻의 아파트로 덕수궁의 후원이었음을 강조한 집이지만, 분양이 순조롭지 않아 신문사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의 경향신문사 사옥은 원래 러시아 정교회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길을 다시 나와 전진하면 정동아파트가 있다. 정동에 있는 유일한 살림집이라고 보면 된다. 40년도 넘은 오래된 아파트지만 정비와 보수를 잘해서 인지 겉모양은 멀쩡하다.
                    
구가도시건축 정동아파트 1층에 있는 건축사 사무소
구가도시건축정동아파트 1층에 있는 건축사 사무소 ⓒ 김수종

1층 입구 왼쪽에 '구가(guga)도시건물사무소'가 보인다. 경주에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한옥호텔인 '라궁'의 설계를 이곳에서 했는지, 조그만 모형이 창문 틀 위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 보기 좋다.
                
화교교회 백년 전에 설립된 중국인 교회다
화교교회백년 전에 설립된 중국인 교회다 ⓒ 김수종

길 건너 창덕여중 옆쪽으로는 중화 기독교 한성교회라는 자그마한 교회가 있다. 1912년 화교들을 위해 문을 열었는데 1958년 벽돌로 신축한 건물을 아직까지 쓰고 있다. 2층짜리 교회와 앞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 앞에 정동국시와 경향갤러리가 있는 경향신문사 별관과 본관이 보인다. 한국의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이 설계한 작품이다. 1967년에 완공된 건물로 예술품 중에 하나지만, 현재는 낡고 초라한 모습이 신문사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경향신문사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작품이다.
경향신문사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작품이다. ⓒ 김수종

김수근은 지금은 사라진 한국일보 사옥을 설계했고, 세운상가, 불광동성당, 경 복궁역사, 국립진주박물관, 공간사옥 등을 설계한 유명 건축가다.

경향신문사 앞쪽으로 길을 건너면 현재 문화일보 사옥이 나온다. 예전 동양극장이 있던 곳이다. '홍도야 울지마라' 등의 신파극을 공연하던 유명한 공연장이었지만, 연극 공연이 인기를 잃은 이후 건물이 사라지고 문화일보가 들어섰다.
                
피어선재단빌딩 피어선대학, 현 평택대학교의 전신이 되는 곳이다.
피어선재단빌딩피어선대학, 현 평택대학교의 전신이 되는 곳이다. ⓒ 김수종

경향신문을 끼고 우측으로 돌면 1912년 설립된 피어선성경학원이 있던 피어선학원재단빌딩이다. 현재는 임대료가 저렴하고 교통이 좋아 가난한 사회단체가 많이 입주하고 있어 유명한 곳이다. 피어선신학대학은 현재 평택으로 이전하여 평택대학교로 교명이 바뀌어 종합대학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박물관 ⓒ 김수종

이곳에서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가 씨티은행 서울지사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면 경희궁 터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보인다.

역사, 문화와 함께 하는 서울시 종로/중구 걷기 모임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daipapa


#정동#경향신문#러시아공사관#정동제일교회#이화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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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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