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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반달이, 차밭에는 빛이 사방을 감싸고 있다. 가족들과 연인들의 모습이 정겹고 행복해 보인다. 밤에 빛을 따라 걷는 길은 정말 멋지다. 어둠에 잠긴 차밭 이랑에 서서 빛을 바라본다. 마음 한구석에서 알 수 없는 한 가닥 행복감이 스멀거리며 올라온다.

 

'2010 새해 새 희망'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커다란 대형 트리가 빛을 발하며 춤춘다. 2010년에는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이 제발 복 좀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빛을 따라가는 자동차의 무수한 행렬들...

 

한줄기 빛이다. 빛을 따라가는 자동차의 무수한 행렬들, 그 꽁무니를 물고 간다. 대한다원 근처 소리공원이다. 가로등 불빛도 꺼진 도로, 아무것도 없다. 되돌아 나와 주차장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여기저기서 "낚였다"는 소리와 푸념이 들려온다.

 

이곳은 '제7회 빛의 축제'가 열리고 있는 보성 차밭이다. 지난 11일부터 이곳에서 빛의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성탄절 이브 오후 9시경에 찾아갔던 이곳 현장은 행사 안내자가 없어 차량들이 입구에서 갈팡질팡 하고 있었다.

 

해마다 보성차밭에서 열리는 '빛의 축제'는 대형트리가 특히 시선을 끈다. 주변 도로를 따라가며 이어지는 다양한 빛과 차밭 테마의 거리, 은하수터널이 환상이다.

 

"차밭이 너무 좋아요."

"처음 와봤는데 겁나게 좋아요."

 

순천에서 왔다는 가족들도, 강진의 유나네 식구들도 하나같이 차밭이 너무 좋다고 했다. 이화수(36)씨는 딸 유나(2)를 안고 반짝이는 불빛 속으로 향한다.

 

차밭 테마의 거리와 은하수터널은 환상이다

 

은하수터널이다. 이곳에 들어서니 주변에서 몇 번을 방황하다 어렵사리 주차를 하고 찾았는데 그러길 잘했구나 싶었다. 이곳을 안보고 주차문제 때문에 그냥 돌아섰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차밭은 환상 그 자체였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군무가 마음마저 앗아간다.

 

차밭에 펼쳐지는 겨울밤의 아름답고 화려한 조명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은하수터널에 들어서면 그 기쁨은 절정을 이룬다. 바닥에는 톱밥을 깔아 걷는 느낌을 좋게 했다. 한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뗄 때마다 두둥실 마음도 함께 떠오른다. 이곳에는 저마다의 소원을 담아 새해의 소원성취를 기원하도록 했다.

 

은하수 터널입구에서 연인 사이인 김준수(29)씨와 박수엽(29)씨를 만났다. 목포에서 왔다는 준수씨는 소망을 담아 "2010년 5월에 결혼한다. 준수♡수엽, 수엽아~ 사랑해!"라는 글을 써 넣은 소망카드를 은하수터널에 매달았다.

 

광주에서 온 소현이 엄마(28.이선미)는 은하수 터널이 너무 낭만적이라고 한다. 엄마의 품에 안긴 소현(1. 배소현)이는 초롱한 눈망울을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은하수 터널에서 만난 아이 소현이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은 별빛을 닮았다. 소현이네 가족의 행복한 삶이 부럽기만 하다.

 

"은하수 터널이 데이트장소로 그만이에요, 너무 낭만적이에요."

 

초록잎 다원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보는 차밭은 그야말로 별천지다.

 

보성 차밭 일원에서 열리는 '빛의 축제' 행사는 앞으로 해가 바뀌는 2010년 1월 31일까지 봇재다원과 다향각 전망대 일원에서 계속된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보성차밭, #빛의 축제, #은하수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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