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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위설경 장세일 기능보유자 전통한지에 백호랑이 작품을 그린 장세일 설위설경보존회장. 작업실은 5평 남짓했지만 마치 전시회장을 보는 듯 그간 만든 작품들로 가득했다.
▲ 설위설경 장세일 기능보유자 전통한지에 백호랑이 작품을 그린 장세일 설위설경보존회장. 작업실은 5평 남짓했지만 마치 전시회장을 보는 듯 그간 만든 작품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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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유일의 도지정 무형문화재이자 무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되어 있는 설위설경(設位設經)은 충남에서 태안에만 있는 우리나라 전통 무속의식이다.

지난 1998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설위설경은 그동안 특별전시회와 매년 정기발표회를 통해 그 명맥을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

경인년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현재 56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설위설경보존회를 찾았다. 비록 경인년을 앞두고 백호랑이 작품을 부탁하기 위해 보존회를 찾았지만 작품 하나하나의 면모를 보는 순간 설위설경의 매력 속으로 흠뻑 빠져들었다.

태안문화원에 보존된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장세일 회장 12간지의 모습을 한지에 그린 그의 작품은 현재 태안문화원에 보존되어 있다.
▲ 태안문화원에 보존된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장세일 회장 12간지의 모습을 한지에 그린 그의 작품은 현재 태안문화원에 보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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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칼날로 작품의 세부적인 면까지 집중하면서 움직이는 장세일 보존회장의 손길에는 장인의 모습이 엿보였다. 장회장이 한지에 새기는 호랑이의 모습은 표정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 있는 호랑이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듯 풍채 있고 기품 있어 보였다.

연말연시가 되면 12간지의 동물을 작품으로 만들어 소중한 지인들에게 선물로 준다는 장 회장은 올해는 호랑이 작품을 만들어 선물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작품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12간지 중 호랑이 장회장의 12간지 작품 중 호랑이의 모습
▲ 12간지 중 호랑이 장회장의 12간지 작품 중 호랑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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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회장의 손길이 한지에 닿으면 어떠한 대상도 작품으로 되살아난다. 특히, 장 회장이 사용하는 한지와 조각칼은 일반인의 그것보다 특별하다.

장 회장은 "처음 작품활동 할 당시에는 일반 한지를 구입해서 작품을 만들었는데 일반한지에는 뼈가 있기 때문에 칼을 대고 자르면 뼈가 긁혀 나와 깨끗하게 단면이 나오지 않는다"며 "하여 전주에서 공수해 온 전통한지로 작품을 만들면 얇고 뼈가 없어 깨끗하게 작품이 나온다"고 전했다.

장회장의 자랑 직접만든 강철 칼 아무리 세게 눌러도 부러질 없고 날카로워서 이 칼 한자루만 있으면 어떤 작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 장회장의 자랑 직접만든 강철 칼 아무리 세게 눌러도 부러질 없고 날카로워서 이 칼 한자루만 있으면 어떤 작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자부심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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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조각칼과 관련해서도 "일제 칼도 갖고 있고, 조각칼도 있지만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며 "강철을 갈아서 만든 이 조각칼만 있으면 여러 겹의 종이도 세게 누른 다음에 칼을 움직이면 쉽게 자를 수 있고 작품다운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 칼 하나면 어떤 작품도 만들어낼 수 있지"하며 직접 만든 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그림의 균형을 잡기 위해 작품활동 초기에는 밑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었지만 숙달이 된 지금은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서도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 회장의 12간지 작품은 현재 태안문화원에 보존되어 있을 정도로 흔치 않은 문화유산이다.

설위설경보존회 내부 모습 보존회원들이 그동안 만든 작품들이 보존회 내부에 전시되어 있다.
▲ 설위설경보존회 내부 모습 보존회원들이 그동안 만든 작품들이 보존회 내부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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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충남도에서 유일하게 태안에만 있는 설위설경인 만큼 자부심을 갖고 그 명맥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호랑이의 해를 맞아 여유 없는 여건 속에서도 흔쾌히 작품을 제공해 준 장 회장은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웃음을 보이며 "아이구~ 고마워. 복들 많이 받어"라며 오히려 고마워했다.

다음은 설위설경보존회 장세일 회장과 가진 일문일답

포효하는 백호랑이 백호랑이와 소나무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 포효하는 백호랑이 백호랑이와 소나무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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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연시라 바쁘지는 않은지?
연말을 맞아 내년이 경인년인만큼 호랑이 작품을 많이 만들어서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만들지 못하고 있다.

장세일 회장의 작품 학에서부터 전통문양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맨 오른쪽의 두 작품이 일주일여의 시간이 걸렸다는 학이다.
▲ 장세일 회장의 작품 학에서부터 전통문양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맨 오른쪽의 두 작품이 일주일여의 시간이 걸렸다는 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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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작품 하는데 소재에 따라 다르지만 작품만 들여다보고 집중해서 하면 하루 정도면 만드는데 일을 하다가 잠깐 쉬기도 하고, 담배도 한 대 피우다 보면 얼마나 걸릴지 대중없다. 섬세한 손길이 많이 간 학(鶴) 작품의 경우는 일주일 정도 걸렸다.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손이 엄청 많이 간 작품이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표현하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 재료는 주로 어떻게 구하는가?
예전에는 읍에 나가서 아무 한지나 구입해서 작품을 했었는데 요즘은 액자에 작품을 넣다보니 그런 종이로는 할 수 없고 전주에서 공수해 온 전통한지로 작품활동을 한다. 직접 전주의 한지공장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종이의 질이 다르다. 한지의 종류가 다양한데 한지가 얇아야 좋은 작품이 나오지 두꺼우면 작품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일반한지는 종이에 뼈가 있기 때문에 칼을 대고 자르면 뼈가 달려나와 깨끗하게 작품이 나오질 않는다.

(조각칼을 들어보이며) 칼도 일제품도 있고, 조각칼도 있지만 강철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강철이다보니 부러질 일도 없고 날카롭게 만들어 이 칼 하나면 어떤 작품도 만들어낼 수 있다.

- 작품을 할 때 밑그림은 그리는지?
초기에는 그렸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그림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밑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도 작품을 만든다. 하지만, 전체적인 균형이 중요한 작품은 밑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설위설경#장세일#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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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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