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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정말 좋다. 국물도 진하다. 비릿하지도 않다. 고단백 영양식이다. 탕 한 그릇에 힘이 절로 솟는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낼 원기를 단번에 보충한 것 같다.

 

짱뚱어 탕이다. 살은 발라내고 뼈는 완전히 갈았다. 먹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여기에 시래기와 된장을 넣고 갖은 양념을 더해 우려냈다. 국물 맛이 텁텁한 듯하면서 진하다. 아이들도 좋아한다.

 

술 마신 후 해독에도 으뜸이다. 타우린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서다. 많이 먹어서 탈날까 걱정할 필요도 없다. 과식해도 배탈이 나지 않는 게 짱뚱어 요리의 특징이다.

 

맛이 고소하면서 담백하다. 여느 음식과 다른 독특한 맛이다. 생선인데도 비릿한 맛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짱뚱어의 생태적 특성 덕이다. 바닷고기임에도 갯벌에 살면서 늘 햇빛을 받기 때문이다.

 

탕의 재료가 되는 짱뚱어는 특이한 생선이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먼저 터지는 이 생선은 생김새부터 재미있다. 몸은 전체적으로 가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옆으로 납작해진다.

 

머리는 크고 납작하다. 눈은 머리꼭대기 옆에 있고 작다. 눈과 눈 사이도 좁다. 주둥이는 둥글면서도 짧다. 사람의 생김새로 치자면 영 아니다. 못생겨도 너무 못생겼다.

 

이 짱뚱어는 청정 갯벌에서만 산다. 지금까지 양식은 불가능하다. 그러면서도 일광욕을 하기 때문에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바닷고기이면서 겨울잠을 자는 것도 별나다.

 

짱뚱어는 움직임이 빠르고 힘이 세다. 잡힌 뒤에도 몸에 상처만 없으면 한 달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여 짱뚱어는 오래 전부터 스태미너 식품으로 소문이 나 있다.

 

스태미너 식품답게 짱뚱어는 갯벌 위를 뛰어 다닌다. 어찌나 민첩한지 인기척이 나면 냅다 뛰어 도망을 간다. 손이나 그물로는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일일이 긴 낚싯대를 드리웠다가 순간적으로 잡아채 낚아 올린다.

 

다이어트에도 좋다.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덕이다. 술안주로도 좋다. 술 마신 후 해독작용에도 그만이다.

 

짱뚱어탕으로 유명한 전남 영암읍내에 있는 한 식당. 짱뚱어탕 뿐만 아니다. 밑반찬도 정갈하다. 특히 젓갈류는 이 식당의 자랑거리다. 토하젓과 돔배젓이 일품이다. 모두 토종양념으로 숙성시킨 것들이다.

 

"이것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먹기에 부족함이 없겠다"며 일부러 포장해달라는 손님들도 있다는 게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의 얘기다. 주인 문희래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해외 순방 때 몇 번 밑반찬을 올려 보냈다"고 자랑한다.

 

이 같은 사실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먹었던 것과 우리가 먹는 것이 차이가 없느냐'며 농반 진반으로 물어오기도 했었다고.

 

짱뚱어탕 한 그릇 비우고 밖으로 나오니 겨울바람의 매서움도 금세 비켜간다. 마음속 깊은 곳까지도 따뜻한 느낌이다. 짱뚱어탕 한 그릇으로 마음결까지 보드라워지는 겨울날 오후다.

 


#짱뚱어탕#중원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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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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