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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왼쪽)이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공사업체 관계자가 유 의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마지막에 유 의원과 공사업체 관계자는 서로 사과하며 악수했다.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왼쪽)이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져 공사업체 관계자가 유 의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 마지막에 유 의원과 공사업체 관계자는 서로 사과하며 악수했다. ⓒ 윤성효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이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다가 충돌이 빚어져,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단장(오른쪽)이 유원일 의원(왼쪽) 앞에서 '공사업체 관계자가 뺨을 맞았다'며 항의하고 있다.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이 오니토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다가 충돌이 빚어져,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단장(오른쪽)이 유원일 의원(왼쪽) 앞에서 '공사업체 관계자가 뺨을 맞았다'며 항의하고 있다. ⓒ 윤성효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18공구(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염퇴적층으로 보이는 오니토(汚泥土- 오염물질을 포함해 진흙)가 나와 홍희덕(민주노동당)·유원일(창조한국당) 의원이 정확한 성분 분석을 위해 시료를 채취하려고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와 GS건설 측의 비협조와 거부로 무산되었다.

 

이 과정에서 시료채취 여부를 놓고 마찰이 벌어져, 공사업체 관계자와 유원일 의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함안보 공사현장에서는 대구 달성보에 이어 오니토가 나왔는데, 이는 <오마이뉴스>에서 지난 22일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름만 보일 뿐, 규모는 댐 수준"

 

유원일·홍희덕 의원은 28일 오전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소재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았다.

 

홍 의원은 지난 21일 달성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에 들어갔다. 홍 의원은 "성분분석 결과는 다음 주 초에 나올 예정"이라며 "상류의 오염수질로 인해 퇴적층이 오염되었고, 낙동강 중·하류까지 광범위하게 오니토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4대강사업이 수량확보를 위한 사업이라는 말은 맞지만, 그 물은 나쁜 물이 될 것"이라며 "오니토를 두고 그대로 준설하면 낙동강 수질이 악화될 것이다. 환경단체와 전면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이율범 환경관리국장과 한국수자원공사 함안보건설사업단 김기호 단장이 나와 브리핑했다. 유 의원은 폭 40m의 수문을 그려 놓은 '라이징섹터 게이트 일반도' 도면을 입수해 함안보는 대운하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폭 40m짜리 갑문만 3개인데, 정부는 홍수 조절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운하를 위한 것"이라며 "홍수 조절 수문의 폭을 40m로 하는 곳은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호 단장은 "갑문을 그렇게 한 것은 낙동강 수량의 소통을 위한 것"이라며 운하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홍희덕 의원은 "이름만 보일 뿐, 규모를 보면 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사진에서 왼쪽 위에 천막으로 덮어 놓은 부분)가 나온 가운데, 홍희덕 의원과 유원일 의원이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측과 충돌이 빚어지면서 무산되었다.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오니토(사진에서 왼쪽 위에 천막으로 덮어 놓은 부분)가 나온 가운데, 홍희덕 의원과 유원일 의원이 시료 채취를 위해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측과 충돌이 빚어지면서 무산되었다. ⓒ 윤성효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홍희덕 의원과 유원일 의원이 오니토 시료채취를 하지 못하자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단장한테 항의하고 있다.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홍희덕 의원과 유원일 의원이 오니토 시료채취를 하지 못하자 한국수자원공사 김기호 단장한테 항의하고 있다. ⓒ 윤성효

 

시료 채취 방법 놓고 논란 빚다가...

 

이날 브리핑은 공사현장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전망대에서 이루어졌으며, 두 의원은 시료 채취를 위해 차량으로 공사 현장까지 이동했다. 수자원공사는 오니토가 나온 현장에서는 공사를 중단한 채, 시료를 채취해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그런데 이날 시료 채취 방법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두 의원은 문제가 된 오니토를 채취해서 분석하려 했지만, 수자원공사는 여러 지점에서 채취한 흙을 섞은 뒤 분석하자는 태도를 보였다.

 

현장에 도착한 두 의원과 취재진들은 안전모자를 쓰고 오니토가 있는 현장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와 GS건설 측은 안전 문제와 질서 유지 등의 이유를 들어 현장 출입을 막았다. 수자원공사는 국회의원과 보좌관,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놓았으며, 확인된 사람한테만 안전모자를 지급했다. 그 이외에 기자들도 안전모자를 쓰고 있었다.

 

두 의원이 공사장에 있는 물을 채취할 목적으로 물통을 갖고 있었는데, 수자원공사 측에서 이를 제지해 실랑이가 벌어졌다. 두 의원은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을 왜 막느냐고 따졌다.

 

두 의원 일행이 오니토 현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GS건설 측에서 나와 막아섰다. 공사업체 관계자들은 기자들의 몸을 잡고 밀어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업체 관계자가 유 의원의 몸을 잡고 밀어내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유 의원은 그 사람의 뺨을 때렸다.

 

이후 수자원공사와 GS건설 관계자들은 유 의원에게 사과하라며 항의했다.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홍희덕 의원은 더 이상 시료 채취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철수하기로 했다.

 

맨 마지막에 유원일 의원은 뺨을 맞은 공사업체 관계자를 만나 "미안하다.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유 의원을 막은 것에 대해 사과했으며, 마지막에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눈 뒤 헤어졌다.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나온 오니토를 공사 관계자들이 천막으로 덮어 놓았다.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에서 나온 오니토를 공사 관계자들이 천막으로 덮어 놓았다. ⓒ 윤성효

 

"의정활동을 이런 식으로 저지하다니... 유감스럽다"

 

이날 벌어진 상황에 대해 홍희덕 의원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오니토의 시료를 채취하려고 했지만 비협조와 거부로 못하고 돌아간다"면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데, 오늘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원들의 진입을 막아 충돌이 벌어졌다"면서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시료 채취를 무리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의원들이 하려던 시료채취를 거부한 것이다. 앞으로 보좌진과 의논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유원일 의원은 "의원의 몸에 손을 대고 막았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라고 했는데도 그랬고, 이는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며 "앞으로 조사를 통해 오니토가 오염되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공사 측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협조하지 않은 게 아니다. 언제든지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원일(왼쪽), 홍희덕 의원은 28일 오전 4대강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낙동강엔 안개가 자욱했다.
유원일(왼쪽), 홍희덕 의원은 28일 오전 4대강사업 낙동강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전 낙동강엔 안개가 자욱했다. ⓒ 윤성효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이 함안보와 관련한 조감도를 들고 '운하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의원이 함안보와 관련한 조감도를 들고 '운하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환경단체·주민 "함안보 공사 중단하라"

 

'4대강사업저지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와 '4대강사업저지 창녕대책위원회', '4대강정비사업 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는 이날 낸 자료를 통해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함안보 침수피해문제, 오염퇴적토로 인한 식수원 오염문제에 대해 도민이 납득할만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함안보 공사는 중단되어야 하고,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가와 토론하고 침수피해 면적과 위치 등 정부 측의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농민의 재산권과 생명 보호를 위하여 우리가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며, 달성보·함안보 오염퇴적토 발견을 계기로 부산경남 시민들의 식수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일체의 공사를 중단하고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퇴적토 정밀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현재 우리나라에는 퇴적토에 대한 성분분석 기준이 없고, 미국에는 있는 것으로 안다. 수자원공사는 일반 토양 기준을 갖고 오니토의 성분을 분석해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홍희덕 의원이 오니토의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물통을 들고 안전모자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28일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홍희덕 의원이 오니토의 시료를 채취하기 위해 물통을 들고 안전모자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 윤성효

 28일 오전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홍희덕 의원이 전망대 앞에서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28일 오전 함안보 공사 현장을 찾은 유원일, 홍희덕 의원이 전망대 앞에서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 윤성효

#함안보#낙동강#4대강정비사업#홍희덕 의원#유원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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