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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원안을 비판하는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수도분할'이라는 단언을 유독 강조한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지난 1월 7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오늘>과 인터뷰에서 세종시 원안은 "어떻게 보면 수도 이전보다 더 나쁜 수도 분할을 계획하고 여기에 한나라당이 동조한 거 아닙니까? 그래서 원인 무효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11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자 "선거 표만 의식한 망국적 포퓰리즘에 의한 정부부처 분할이전을 백지화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분할 이전 백지화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심재철·장제원 의원은 지난달 6일부터 16일까지 녹색성장과 독일통일, 수도분할이라는 주제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17일 기자 간담회에서 "독일이 통일되면서 수도 기능이 베를린과 본으로 분리돼 상당한 비효율과 낭비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도분할은 보수세력과 정치권만 아니라 정부 고위관료들 입에서는 나온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지난 3일 친이계 최대모임인 '함께 내일로' 토론회에 참석하여 강연을 했는데 "충청권을 나쁘게 만들면서 신뢰를 내세우는 것은 지도자로서 바른 게 아니다"면서 "세종시는 그 자체가 수도 분할로 50년, 100년 뒤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어디에서도 '수도분할'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이름도 '행정중심복합도시'였다. 그런데도 세종시 원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수도분할'이라는 말로 비판한다. 수도분할이라는 단어가 던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수도'는 중앙정부가 있는 곳을 뜻한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다. 세종시에는 대통령이 가지 않고, 9부2처2청이 이전한다.

그러므로 이를 '수도분할'로 세종시 원안을 비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특히 지금 한국엔 정부청사가 세 군데 있다. <정부중앙청사>, <정부과천청사>, <정부대전청사>가 있다. 물론 광주, 제주, 춘천에 <정부지방합동청사>가 있지만 예외로 하겠다.

<정부중앙청사>에는 국무총리실, 교육과학기술부, 통일부, 외교통상부, 행정안전부, 법제체, 소방방재청, 특임장관실이 있는데 1970년에 완공되었다.

1993. 12. 15 완공된 <정부과천청사>에는 기획재정부,  법무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환경부, 노동부, 국토해양부 등 7개 부처가 있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 누리집에는 정부과천청사 건립배경이 "수도권 중심의 인구집중에 따른 인구소산계획으로 인구집중으로 인한 주택, 교통, 공해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중앙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을 지방으로 분산배치"라고 돼 있다.

 정부과천청사
정부과천청사 ⓒ 정부청사관리소

그리고 1997년 완공된 <정부대전청사>에는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병무청, 문화재청, 산림청, 중소기업청, 특허청,  국가기록원 등 8개 청, 1개 원이 있다. 대전청사 건립 배경에 대해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선도적 역할 수행 - 중앙행정기관의 지방이전으로 균등한 지역발전 도모"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정부대전청사 ⓒ 정부청사관리소

과천과 대전 청사 이전 배경인 수도권 중심의 인구집중에 따른 인구 분산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선도적 역할 수행 - 중앙행정기관의 지방이전으로 균등한 지역발전 도모는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과 비슷하다.

제1조 (목적) 이 법은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하여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하는 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국가의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의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세종시 원안대로 행정부처가 이전하는 것이 수도분할이라면 이미 과천과 대전에 정부 청사가 있기 때문에 그 또한 수도분할이다. 과천과 대전에 있는 정부청사는 다른 나라 정부부처인가. 세종시 원안은 수도분할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과천과 대전에 있는 정부청사는 왜 수도분할이라고 말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세종시#수도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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