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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지팡이 경찰은 요즘 정신이 없다. 자신이 맡고 있는 각종 사건 사고도 처리해야 하고, 대통령이 언급한 지역 토착비리 척결을 위해 정보 활동도 해야 한다. 여기다 일제 검문도 나가야 하고, 최근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천만인 서명도 받아야 하는 처지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최근 5년간 교통사망사고는 8.5% 감소했으나, 3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운전자는 62.3% 증가하고, 음주운전 사망자가 매년 1천여명(전체 사망사고의 약 17%)에 달해 최근 5년간 4700여명이 사망하는 등 갈수록 음주운전 폐해가 심각하다고 12월 밝혔다. 그러면서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법질서 확립과 국가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음주운전 근절 치안대책을 수립, 적극 시행하겠다고 했다.

 

작년 음주 사고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은 약 7천억 원에 달한다. 전체 교통사고 손실비용 중 14%를 차지할 정도로 음주 운전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강 청장의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대책 주문에 경찰청은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대책을 수립해 내놓았다. 그 대책은 다름아닌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

 

강 청장의 '음주운전근절 원년 선포'와 '1호 서명'으로 시작돼 이달 초부터 3개월간 서명운동이 진행되며, 전국 지방경찰청장도 시·도별 '1호 서명'으로 지역 참여를 유도하고 경찰관서 및 기업체 홈페이지의 '사이버 서명'과 'TV 공익광고' 등 적극적 홍보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강희락 청장 1호 서명 필두로 천만인 서명 열올리기

 

이에 따라 각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는 천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3일 오후1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 터미널사거리(뉴코아아울렛 정문)에서 김윤환 지방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도로교통공단, 교통방송 등과 함께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윤환 청장, 경비교통과장, 남동경찰서장을 비롯한 일선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지부장, 손해보험협회 지부장, 동부교육청 교육장, 모범운전자 회장, 녹색어머니회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인천 부평경찰서도 4일 부평역 2층 개찰구 앞에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캠페인에는 경찰관 및 모범운전자, 녹색어머니회 등 약 50여 명이 참석해, 음주운전 근절 홍보물 300매 등을 배포하며, 500여 명으로부터 음주운전 근절 서명을 받았다.

 

이에 앞서 3일 삼산경찰서도 이날 부평 문화의거리에서 결창서장 및 경비교통과장을 비롯한 경찰관 10명과 모범운전자회, 녹색어머니회 등 협력단체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각 지방청과 일선 경찰서는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서명운동과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각 경찰청과 경찰서는 캠페인 보도 자료를 작성해 배포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음주운전'이라고 검색하면 각 경찰서별로 진행한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 관련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80년대 관제 분위기"... 경찰, 민생치안 전념해야

 

하지만 경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음주운전 근절 천만인 서명 운동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란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시민들에게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환기 시키는 것은 좋지만, 민생치안에 전념해야 할 경찰관들이 대거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단순한 서명 운동만으로 음주운전이 근절될 수 있다면, 흡연과 불법 성매매 등도 서명운동으로 근절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흡연이나 불법 성매매도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4일 부평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취지는 좋은데, 80년 관제 분위기라 좀 씁쓸하다"고 말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김영정 사무부처장은 "경찰의 취지는 매우 좋다고 본다. 하지만 이 문제가 과연 천만인 서명운동을 하는 것으로 치유될 수 있는 문제인지와 시민들의 자발적 운동이 아닌 성격으로 인해 의미는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럴 거면 금연, 성매매 근절, 기초질서 지키기도 서명운동으로 해결하자"고 혹평했다.


#강희락 청장#음주운전근절 천만인 서명운동#수상한 삼형제#부평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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