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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만의 해원,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에 장례위원과 행사진행위원으로 동참해주십시오."

1960년 4·19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고 김주열 열사(1943~1960) 열사의 장례식이 50년 만에 열린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마산 백남해, 남원 박영철)와 '4·11 50주년 행사준비위원회'(위원장 김영만)는 1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국민장'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와 '4.11 50주년행사준비위원회'는 1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년 해원,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을 오는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연다고 밝혔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와 '4.11 50주년행사준비위원회'는 1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0년 해원,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을 오는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서 연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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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출신인 김주열 열사는 1960년 마산상업고등학교(현 용마고) 신입생으로 3·15부정선거 규탄시위에 참가했다가 실종되었고, 그해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눈에 최루탄이 박혀 죽은 채 떠올랐다.

김주열 열사의 묘소는 마산 국립 3·15묘지와 서울 수유리 4·19묘지, 남원에 있다. 마산과 수유리는 가묘다. 당시 김주열 열사는 장례식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960년 3월 15일 실시된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은 영구집권을 위해 온갖 불법과 폭력을 동원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이에 항거하여 일어난 마산시민들을 향해 경찰들이 총을 쏘며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남원에서 마산으로 유학 온 김주열이라는 학생이 시위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27일이 지난 4월 11일, 김주열은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참혹한 주검으로 마산 중앙부두에 떠올랐다. 천인공노할 이승만정권의 만행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마산시민들의 분노는 격렬한 전시민적 항쟁으로 이어졌다. 이런 와중에 마산도립병원(현 마산의료원)에 안치된 김주열의 시신은 4월 13일 밤 11시경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는 틈을 타 경찰들이 몰래 도립병원 뒷문으로 빼돌려 남원으로 향해 달렸다.

다음날 4월 14일 오전, 김주열의 시신이 무장경찰들이 거리 곳곳에 배치된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남원의 고향 마을에 도착하자 어머니(권찬주)는 '나는 억울하고 원통해서 자식의 시신을 남원에서 인수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시체를 서울로 운구하여 3·15부정선거에 당선된 사람들 앞에 갖다주라'며 대성통곡을 했지만, 당시 상황에선 어쩔 수 없이 고향의 선산에 묻을 수 밖에 없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지인 마산 바닷가에는 안내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지인 마산 바닷가에는 안내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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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주열 열사의 남원 금지중학교 선배인 하용웅(68·창원)씨와 김영만 위원장, 백남해 대표, 손석형 경남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영만 위원장은 "당시 김주열 열사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는데, 마산에서 치러야 하는 의무감과 도리 같은 게 있다"고 말했다.

행사준비위는 "비록 반세기가 지났지만 김주열 열사의 장례를 예를 갖추어 제대로 치르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요 의무이며 열사에 대한 합당한 예우라고 생각한다"며 "열사는 국민의 아들이었기에 범국민장으로 엄수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장례일은 열사의 시신이 인양된 날이며, 동시에 4월 혁명의 첫날인 4월 11일 민주항쟁일을 장례일로 정했다"면서 "우리는 이 범국민장을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다시 한번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민족민주열사들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범국민장은 오는 4월 11일 오후 1시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지인 마산 중앙부두에서 열린다. 운구행렬은 시신인양지를 출발해, 마산도립병원-3·15의거탑-남성동파출소-창동-북마산파출소-용마고까지 3km에 걸쳐 거리행진한 뒤 남원으로 차량이동한다.

행사준비위(www.186.or.kr)는 범국민장에 참여할 장례위원과 행사진행위원을 모집하고 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007년 마산~남원을 이어 달리는 '소통과 화합을 위한 186 대장정'을 벌이기도 했다. 186은 마산에서 남원 김주열 열사 묘소까지 거리(186km)이고, 당시 희생된 사람들의 숫자(186명)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1999년 발족해 '추모제'를 여는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추모제 때는 용마고와 금지중 재학생들이 '형제학교' 결연을 맺어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행사준비위는 범국민장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올해는 대구 2·28민주운동과 대전의 3·8의거, 마산 3·15의거, 4·11마산민주항쟁, 4·19혁명의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5·18민중항쟁 30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해다. … 이를 통해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자랑스러운 민주역사를 되새기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피흘린 숱한 민족민주열사들의 정신을 올바르게 계승하기 위함이다."

 김영만 '4.11 50주년 행사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만 '4.11 50주년 행사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주열 열사 범국민장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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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 열사#3.15의거#4.19혁명#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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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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