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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통해 소통부재와 일방통행 국정 운영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게 회초리를 들겠다고 큰 소리 친 민주당이 공천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해 발목 잡힐 위기에 놓였다. 'MB심판' 전에 어렵게 형성되고 있는 '반 MB 전선'마저 깨는 거 아니냐는 조금은 과장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까지 민주당은 '5+4 야권 선거연합' 등을 기반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해 회초리를 들겠다고 자신만만했다. 야심찬 출발에도 불구, 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현 시점에 민주당에게 오히려 '공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기득권 유지', '묻지마 영입' 등으로 공천 잡음 심각

 

 2010인천지방선거연대와 인천지역 4개 야당은 지난 8일 6·2 지방선거 공동 대응을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황유철 국민참여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상구 진보신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호웅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2010인천지방선거연대' 이정욱 상임대표와 윤인중 공동대표.
2010인천지방선거연대와 인천지역 4개 야당은 지난 8일 6·2 지방선거 공동 대응을 위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황유철 국민참여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상구 진보신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용규 민주노동당 인천시당 위원장, 이호웅 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2010인천지방선거연대' 이정욱 상임대표와 윤인중 공동대표. ⓒ 한만송

 

민주당에 드리운 먹구름은 '기득권유지', '전략공천', '묻지마영입' 등이다. 여기다 수도권 '빅3' 지역 중 민주당 깃발을 자신있게 올릴 수 있는 지역이 불투명하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뾰족한 해법은 먹구름 안에 가려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적 '텃밭'인 호남에서 조차 개혁 공천을 단행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유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광주시장 후보 경선에 '시민공천배심제'를 도입하려 했으나, 후보 난립과 지도부 무기력 등으로 배심제는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더욱이 선거 연합 과정에서 주요하게 제기된 군소 정당의 지방의회 진출의 기회를 민주당이 텃밭 호남에서 수용하지 않았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정치적 속셈으로 해석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과 시민사회의 거센 저항을 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성희롱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를 복당시켜 논란을 야기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11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당원 자격을 회복하는 것은 아무 문제없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를 비롯해 제주 출신 강금실 전 장관 등의 강한 발발에도 민주당 주류 측은 선거 승리를 위해 우 전 지사의 복당을 추진한 셈이다.

 

한명숙 기소, 유시민 경기지사 출마에 민주당 '대략난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가 기소된 상태라 민주당의 수도 서울 탈환 계획은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내에서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한 전 총리가 검찰에 기소된 상태고 재판 결과에 따라 출마여부가 확정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출마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장관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야권 연합을 통해서만 겨우 경기도 김문수 지사와의 대결이 가능한 민주당 입장에선 난감한 처지 놓이게 됐다. 최근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 김 지사는 50%의 지지율로 유 전 장관(22%)이나 김진표 의원(9%),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5%)%) 등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출마 선언만 했을 뿐인데, 유 전 장관의 지지율은 김 의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지방의원,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당원의 숫자는 민주당이 월등히 높지만, '후보 상품'에 대한 일반 선호도는 오히려 의원 한 석 없는 신생정당 참여당에 밀리고 있는 셈이다. 한 마디로 '대략난감'한 상황이다.

 

수도권 유일한 승부처, 인천에 부는 '반송영길' 정서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 질의를 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 질의를 하고 있다. ⓒ 송영길 의원 홈페이지

 

이로 인해 현 민주당은 수도권 '빅3'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선전 카드로 당 지도부가 꺼낸 카드는 386세대의 맏형으로 불리는 송영길(계양을) 의원이다.

 

전략 공천설이 흘러 나와 민주당 소속 인천시장 예비후보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반송영길' 정서가 인천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11일 송 의원의 인천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흐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송 의원이 경인운하와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에 찬성 입장을 보여 온 것에 대해 수년 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인천녹색연합에 이어 환경운동연합도 송 의원의 인천시장 출마에 반대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송 의원은 인천의 가장 큰 사회적 논란인 경인운하에 대해 정부 로비와 사업 촉구를 지속적으로 주장했고, 계양산 골프장 건설도 찬성의 입장을 분명했다"면서, "반 한나라당, 반 안상수를 기치를 내걸고 있는 '2010 인천지방선거연대'와 인천지역 범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기구들도 이 점을 확인하고 야권단일 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파악하기를 촉구 한다"고 밝혔다.

 

그러며 "아무런 태도와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 송 의원이 인천시장 야권단일후보가 된다면 17대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송 의원의 낙선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출범한 지방선거연대에 환경단체들도 참여하고 있어 송영길 의원이 야권단일 후보가 될 경우 이들 단체들의 반발이 상당할 것으로 보여, 수개월 동안 시민사회와 야4당이 진행한 선거연합 논의 및 합의가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환경 문제에 있어 송 의원은 안상수 인천시장의 입장과 별 차이가 없어 왔다"면서 "시민사회 입장에서 송 의원의 출마는 상당히 난감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송영길 의원 측은 기자와 전화인터뷰에서 "출마 여부가 정해지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 이런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솔직히 난처하다"면서 "경인운하에 대해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홍수 예방을 위해 줄기차게 찬성 입장을 보여 온 것은 맞다, 현 경인운하 사업은 보완되어야 할 문제지 폐기될 사업은 아니다"고 말했다.

 

계양산 문제에 대해서도 "문조건 안 된다보다, 사유지가 상당이 있는 만큼 불가피하게 15홀 정도의 골프장은 용인해야 한다는 입장 이었다"면서 "당도 반대하고 있고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16개 시도 중 인천이 제일 먼저 '민주대연합'에 대한 협약식도 진행한 만큼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는 같이 연구하면 반영을 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송 의원은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해야 한다면서, 명백한 사과와 입장 변화 없이는 송 최고의 인천시장 출마는 반대한다"며 "낙천낙선 운동과 같은 구체적 행동은 시기를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6.2 지방선거#민주당#송영길#우근민#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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