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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꼬리표를 달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서고자 하는 '선수들'의 진용이 갖춰졌다. 박명기·이부영·최홍이 현 서울시교육위원,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이삼열 전 숭실대 교수. 이렇게 5명이 '2010민주·진보 서울시교육감시민추대위원회(시민추대위)'에 20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큰 이변이 없다면, 이들 중 한 명이 진보 진영을 대표해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서게 된다.

 

시민추대위는 진보진영 단일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교육희망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등 교육·시민·사회단체 수십 개가 모여 구성한 조직이다. 시민추대위는 더 이상 후보 등록을 받지 않는다. 앞으로 내부 경선을 통해 4월 7일께 단일 후보를 내세울 계획이다.

 

이제 후보와 정책을 알리는 등 흥행 몰이에 나서면 되는 상황. 하지만 시민추대위의 분위기는 아직 달아오르지 않았다. 그동안 공을 들였던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등 명망가들이 모두 출마를 고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 진보교육감 후보 5명으로 압축... "확실한 '선수'가 없어 고민"

 

그동안 진보진영은 "김상곤 현 교육감이 버티고 있는 경기도와 함께 서울에서 꼭 승리한다"는 계획, 혹은 '부푼 꿈'을 갖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이런 계획은 유효하다. 하지만 시민추대위의 일부 인사들은 "승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며 한숨을 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민추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친 박명기·이부영·최홍이 현 서울시 교육위원은 학교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교육위원으로서 서울시 교육행정에 참여해봤다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전교조 출신이다.

 

지난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은 '전교조 심판'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의 전교조 심판론은 이른바 '강남벨트'라 불리는 강남-서초-송파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공 전 교육감은 이곳에서 얻은 몰표를 바탕으로 승리를 챙겼다.

 

게다가 정부·여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올 6.2 지방선거에서도 전교조 심판론을 크게 활용할 태세다. 이미 정두언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전교조를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곽노현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교수단체의 추대를 받아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경기도학생인권조례제정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이끌었다.

 

또 곽 교수는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은 반칙이라며, 2000년 6월 삼성에버랜드 대표이사·이사·감사 전원과 이건희 당시 삼성그룹 회장 등을 서울지검에 고발하는 등 10년 가까이 삼성과 싸웠다. 이런 사회활동으로 곽 교수는 진보진영 내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곽 교수는 풍부한 사회 활동에 비해 교육운동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 일각에서는 지난 2007년 대선 정국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정치 경력을 거론하며 "교육감 후보로는 너무 정치색이 짙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또 이삼열 전 숭실대 교수는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이미지개발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교육계를 비롯해 진보진영에서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라는 게 약점으로 꼽히지만, 정치색이 옅어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진보진영 일각 "제3의 후보, 언제든지 가능"

 

시민추대위는 여론조사 및 추대위에 참여한 각 단체들이 추천한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공천단 등의 투표를 통해 최종 단일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경선 규칙과 후보자 선정 과정을 둘러싸고 각 후보들 간에 이견이 존재해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시민추대위가 합의 추대를 통한 '명망가 영입'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시민추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현재 후보 등록을 한 인사들이 외부 명망가를 영입해 추대하자는 데 합의를 한다면 '제3의 후보'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3의 후보'를 거론하는 쪽은 현재 추대위에 후보 등록을 한 5명으로는 서울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보는 쪽이다. 하지만 5명이나 서울시교육감을 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다른 외부 인사를 합의 추대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시민추대위의 한 인사는 "대중성과 흥행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다른 외부 인사를 영입해 오는 건 우리 스스로 정한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도 주경복 후보가 유명한 인물이 아니었지만 구도를 잘 만들어 선전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수진영에서도 이원희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김경회 전 서울시 부교육감, 이경복 전 서울고 교장, 김영숙 덕성여중 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보수진영 일각에서도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바른교육국민연합'을 결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보수와 진보 모두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 후보 대 단일 후보' 구도로 선거를 치르길 희망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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