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상수 원내대표의 '좌파교육' 발언 논란 및 '봉은사 직영 전환 압력'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은 22일 "좌파가 나쁜 것이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홍 의원은 '봉은사 직영 전환 압력' 의혹 등에 대해 "그런 일에 대해 당 내에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지만, 이날은 유독 '좌파'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홍 의원은 "좌파가 나쁜 것이냐? 진보가 얼마나 좋은 것인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는 것인데, 이게 얼마나 좋은 것이냐"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남북분단으로 인한 '레드 컴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홍 의원은 이어 "좌파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 하는 것도 문제"라며 "내가 진중권씨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사람은 스스로 '나는 좌파'라고 당당하게 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무 일에나 '좌파'라는 말을 사용해 색깔론을 펴는 것도 옳지 않지만, 좌파 스스로 좌파로 불리길 꺼리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무상급식이야말로 얼치기 좌파의 포퓰리즘"홍 의원의 논평 주제는 자연스럽게 '얼치기 좌파'로 이어졌다. 지난 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무상급식 공약을 비판했던 것의 연장선상에서다.
홍 의원은 "무상급식이야말로 얼치기 좌파의 포퓰리즘"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지금 야당은 제대로 된 좌파가 아니라 '얼치기 좌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상교육을 통해 갖지 못한 자들이 (사회적 지위에 대한) '동일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고, 무상의료를 확대해 서민들의 고통을 경감시켜 주는 것이 바로 좌파"라면서 "소득이 많은 계층은 등록금을 두 배로 내게 하고 소득이 적은 계층은 등록금을 줄여주는 '등록금 차등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어 "'친서민 중도실용'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왜 친서민 정책을 과감히 도입하지 못하느냐"며 화살을 여권으로 돌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무상급식 공세를 돌파하기 위해선 무상급식보다 획기적인 친서민 공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교육문제, 복지문제, 주택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정부 정책이 사실상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미소금융, 보금자리주택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는 나중으로 미뤄서 받을 돈을 다 받는 유예제도에 불과하고, 미소금융은 서민에게 어필이 안 되고 있고, 보금자리주택은 로또나 다름없어 전반적인 주거 향상에는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