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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 강연 대구지역 청년들의 모임인 '땅과자유' 초정으로 대구에서 오신 지율 스님이 "4대강사업, 왜 문제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지율 스님 강연 대구지역 청년들의 모임인 '땅과자유' 초정으로 대구에서 오신 지율 스님이 "4대강사업, 왜 문제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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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지킴이 지율 스님의 강연

지금 MB 정부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습니다. 생명평화를 화두로 삼고 있는 종교계를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는 등 이 사업에 대한 크고 작은 반대의 움직임들이 지금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일 저녁 대구에서도 특별한 강연회가 하나 열렸습니다. 바로 "4대강 사업, 왜 문제인가?"란 주제로 열린 지율 스님의 강연으로, 천성산 지킴이에서 이번에는 낙동강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지율 스님이 그동안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 등을 통해 낙동강에서 직접 보고 느낀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청중들이 지율 스님이 준비해온 영상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
 청중들이 지율 스님이 준비해온 영상을 진지하게 보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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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자립적 풀뿌리공동체를 지향하고, 땅과 농업의 문제, 환경과 생태 그리고 에너지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며 기도하고 실천하는 대구지역 청년들의 모임인 '땅과자유'의 초청으로 대구에 오신 지율스님은 먼저 저 태백에서 발원해서 부산의 하구언까지 이어진 마치 육체의 실핏줄 같은 낙동강의 모습이 그려진 지도를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그 지도를 통해 이 땅을 휘감아 흘러가는 낙동강 1300리 물줄기를 보고 있으니,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저 물줄기가 어째서 국토의 젖줄이라 일컬어지는지 그 이유를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칠곡보, 공사 전과 후 낙동강 칠곡보 주변의 공사 전과 후의 모습이다
▲ 칠곡보, 공사 전과 후 낙동강 칠곡보 주변의 공사 전과 후의 모습이다
ⓒ 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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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스님은 이날 "낙동강의 (변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내 마음이 아플까"에 대해 스스로 자문하고 홀로 곰곰이 생각했던 문제에 대한 이야기부터 끄집어내었습니다. 그는 마애습지 인근에서 출토된 선조들의 돌도끼를 보면서 깨달았던 생각과 자신의 지난 단식 때의  신비체험 등을 토대로 '깊은' 이야기들도 들려주었는데요.

즉 수십 억년 전의 조상들과 지금의 저 강이 관계를 맺고 있듯이, 자신 또한 거슬러 올라가 보니 저 강의 일부분이란 느낌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자신의 아픔의 근원들을 더욱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낙단보 공사 전과 후 상주 낙단보 공사 전후의 낙동강의 모습이다.
▲ 낙단보 공사 전과 후 상주 낙단보 공사 전후의 낙동강의 모습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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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자신이 직접 기록한 낙동강의 이전 모습과 죽어가는 현재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는데요. 그 적나라한 모습은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습니다. 곳곳에서 탄식소리가 흘러나오게 하면서 말입니다.

낙동강의 문제는 결국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준비된 영상을 보면서 간간히 현장 설명을 덧붙이던 스님은 그 자리에 참석한 청중들에게  탄원하듯이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낙동강의 문제는 결국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그러니 가서 직접 강을 만나 보세요, 낙동강 문제는 이를 외면하는 모든 이에게 다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참담한 낙동강 강섶, 그 길에 서더라도 결코 분노하지 마시기를 당부합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는 하지 마세요. 강의 문제를 더 깊이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들의 생활습관의 문제입니다. 물을 마구 낭비하는 우리들의 생활습관부터 바꾸지 않으면 강을 살릴 수가 없습니다." 

 실핏줄 같은 낙동강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 지율 스님이 설명을 하고 있다.
 실핏줄 같은 낙동강의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보면서 지율 스님이 설명을 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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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날 스님의 말씀을 통해 거대한 실핏줄 같은 실개천들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그 강들이 바위와 산을 깎아 휘돌아 이룬 더 큰 강줄기인 낙동강을 함께한 청중들은 비로소 만날 수 있었습니다. 

MB, 한 사람의 힘으론 절대 '4대강'을 바꿀 수 없다

그리고 스님은 현 정부를 '토건족'에 비유하며 "토건족들은 그동안 수많은 산과 들을 비롯한 자연을 개발함으로써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겨왔습니다. '4대강 사업'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강 살리기가' 아니라, '강을 죽여, 강을 개발을 하겠다'고 이야기하세요. 그것이 정직한 것이 아닌가요?"라며 현 정부의 거짓말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어서 "이들을 원망할 힘도 없습니다. 지금 원인을 따지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가서 강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강연 후 지율 스님이 한 청중의 질문을 자세히 듣고 있다
 강연 후 지율 스님이 한 청중의 질문을 자세히 듣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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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또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습니다. "MB, 한 사람의 힘으론 절대로 (낙동강을) 바꿀 수 없어요. 절대로" 그리고 이어 "MB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바로 두려움 때문이에요. 그는 (진실이) 두렵기 때문에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라며 이 거짓투성이인 독재 사업 4대강은 결코 완공될 수 없다란 확신에 찬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강연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퍼져가는 '4대강 사업' 반대의 기운들

그렇습니다. 4대강 사업은 결코 완공되어서도, 될 수도 없는 사업입니다. 그런 기운들이 지금 퍼지고 있습니다. 모두에서도 밝힌 바처럼 지금 종교계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가 연일 나오고 있는 것도 그런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종교인들은 4대강 공사현장에서 생명평화미사나 금식기도회, 수륙대제와 같은 종교행사들을 열면서 '강 죽이기' 사업인 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4대강 현장에 선 작가들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와 예술가들이 3일 오후 남한강 여주 강천보 공사현장 주변의 부라우 나루터에서 ‘시인이여, 사라지기 전에 기억하라’라는 이름의 4대강 규탄행사를 열어 강을 바라보며 침묵의 시간을 갖고 있다.
▲ 4대강 현장에 선 작가들 한국작가회의 소속 작가와 예술가들이 3일 오후 남한강 여주 강천보 공사현장 주변의 부라우 나루터에서 ‘시인이여, 사라지기 전에 기억하라’라는 이름의 4대강 규탄행사를 열어 강을 바라보며 침묵의 시간을 갖고 있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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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최근에는 작가들마저 나서고 있습니다. 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은 지난 주말 한강이 죽어가고 있는 현장에 나가 그들 눈으로 직접 강이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그들이 보고 느낀 바를 글로 담아 일반 시민들에게 그 아픔을 그대로 전함으로써 이 미친 사업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합니다.

이렇듯 21세기 한반도에 닥친 생태적 재난과도 같은 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크고 작은 기운들이 지금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율 스님이 강연 도중 한 확언이 허언임이 아님을 강하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래요. "MB, 한 사람의 힘으론 절대로 (수억년 역사의) '4대강'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그렇구 말구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블로그 앞산꼭지'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지율 스님#4대강사업#낙동강#땅과자유#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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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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